카테고리 없음

12월엔 쉬어 가요

대한인 2016. 12. 2. 07:09



12월엔 쉬어 가요

                       우미 김학주 

 


참 많이도 왔습니다

눈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1월

엄동설한 칼바람에 몸살을 앓던 2월

연한 속 살을 뚫고 나와 기절했던 3월

괜스레 꽃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던 4월

장미의 유혹에 빠져버렸던 5월

7년의 기다림을 눈물로 시작했던 6월

억수 같은 장맛비에 피멍이들었던 7월

살 익는 햇살에 일사병을 앓았던 8월

가을 익는 소리에 살만 찌웠던 9월

만산홍엽 흥에 겨워 술에 취했던 10월

떨어지고 찢어지고 구르다 구멍 난 11월

휴ㅡ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속고 속아, 돌고 돌아온 계절

이제는 숨 고르기 하고 천천히 가요

 

그깟, 시름일랑 

어차피 지는 해에 모두 다 묻어버리고 

12월엔 쉬어 가요

 

그렇게 당신이 편안해지고

그렇게 당신이 가벼워지면

따뜻한 마음에 좋은 일만 생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