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감색바위의 산…경기 파주·양주·연천 감악산(91)
감악산은 경기 파주시 적성면과 양주군 남면 연천군 전곡읍에 걸쳐있다.
<산경표>에 의하면 한북정맥의 한강봉과 연결되어 그 지맥을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개성 송악산, 가평 화악산, 과천 관악산, 포천 운악산과 함께 경기 5악의 하나로 알려져 왔으나 일반인에게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휴전선에 인접해 있는 탓에 입산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몇 년 전부터 통제가 다소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등산로 이용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정상을 중심으로 산행이 가능한 등산로는 범륜사, 신암리, 원당리 방면이다.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의 4개 사찰이 있었다는데 현재는 1970년 옛 운계사 터에 재창건한 범륜사만 남아있다. 장군봉 아래는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이 관군의 추적을 피해 숨어있었다는 임꺽정굴이 있다. 6·25전쟁 때는 격전지로 유명했는데 설마리 계곡에는 영국군 전적비와 대한의열단 전적비가 있다.
범륜사 입구의 설마교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범륜사 앞 명상의 숲을 지나 만지는 크고 작은 돌들이 깔려 있는 다소 거친 돌밭길이 이어진다. 만남의 숲에서 세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왼쪽은 까치봉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직접 올라서는 길이며 오른쪽은 능선을 타고 임꺽정봉과 안부 삼거리를 지나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다. 이 두 능선 사이에는 가장 순탄한 등산로가 있는데 골짜기를 따라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다. 정상 한 켠 에는 파주시 향토 유적 제8호로 지정된 비뜰대왕비가 있다. 이 비의 글자는 모두 마멸되어 판독이 불가능한데 설인귀비설과 진흥왕 순수비설이 나뉘어 속전되고 있다. 설마리 감악산 일원은 자연발생유원지로 성수기에는 적성 방향 500m 아래 감악산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