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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그림같은 '동양의 나폴리'…경남 통영 미륵산(56)

대한인 2013. 4. 23. 15:12

발아래 그림같은 '동양의 나폴리'…경남 통영 미륵산(56)

발아래 그림같은 '동양의 나폴리'…경남 통영 미륵산(56) 이미지1 발아래 그림같은 '동양의 나폴리'…경남 통영 미륵산(56) 이미지2


산에 절을 짓는 불교 전통 때문일까. 전국의 크고 작은 산 중에는 유달리 '미륵산'(彌勒山)이 많다. 그 가운데 전국적으로 이름이 난 미륵산은 세 곳이다. 미륵산성이 있는 전북 익산의 미륵산과 울릉도의 미륵산, 그리고 경남 통영의 수호산으로 불리는 미륵산이다.
미륵산 정상 인근 케이블카 승강장에 서면 미륵산 자락과 통영시내 강구안, 남망산 공원, 다도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를 통영8경 가운데 제1경으로 꼽는다. 도남동~미륵산 정상 부근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는 지난달 개통됐으나 최근 잦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통영시 산양읍에 자리한 미륵산은 현재는 육지와 연결된 미륵도의 중앙에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불교와 연관이 깊다. 예부터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내려오는 곳으로 알려진 산이다. 이 때문에 크지 않은 산인데도 유명한 사찰이 여러 곳 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한 용화사, 고려 태조 때 도솔선사가 창건한 도솔암, 조선 영조 때 창건된 관음사, 50여년 전 지은 미래사 등이다.
가장 유서 깊은 절은 용화사다. 용화사는 본래 정수사였는데 폭풍과 화재로 소실되는 등 재난이 끊이지 않다가 380년 전 벽담 선사가 폐허가 된 절을 다시 짓고 용화사로 이름을 바꿨다. 벽담 선사가 미륵산 정상에서 7일 밤낮을 기도했는데 신인(神人)이 나타나 지금의 자리에 가람을 지어 용화사라 하고 미륵불을 모시도록 계시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미륵산은 용화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용화사는 절이지만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해군본부에 해당하는 수군통제영 역할을 수행했다. 용화사 승려들이 부처를 모시면서 수군의 의무를 겸하고 절간을 수군 막사로 사용했다.
산 정상에는 옛날 통제영 봉수대터가 있고 산 아래 계곡에는 통영시 상수도 제1수원지가 있다. 석축 흔적만 남아있는 봉수대 뒤편 평지에는 건물터가 있는데 기와 조각이 계속 출토되고 있다. 조선시대 것뿐 아니라 통일신라시대 도장무늬토기 조각도 함께 나온다. 향토사학자들은 이곳이 조선 초기보다 훨씬 앞선 통일신라 때에도 제사를 위한 장소로 이용된 명당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륵산은 높이 461m의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명산의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다. 울창한 수림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갖가지 기암괴석과 바위굴, 고찰이 산재해 있다. 봄 진달래와 가을 단풍 역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희귀식물도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통영병꽃나무, 고란초, 춘란, 석곡, 풍란 등이 자생하고 있다. 통영병꽃나무는 미륵산에서만 사는 식물로 6월이면 꽃을 피운다. 또 미래사 부근에 가면 빽빽하게 들어찬 편백나무에 압도당하고 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에 가슴 속까지 후련해진다.
특히 미륵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다.
산 정상 부근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한마디로 장관이다. 바다 위에 점점이 뿌려진 듯 떠 있는 수 많은 섬은 어떤 높은 산에서도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이름을 갖지 못한 작은 바위섬부터 저도·추도·송도·학림도·만지도·연대도·오곡도, 그리고 멀리 욕지도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을 때는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다도해 풍경을 한 폭의 그림으로 감상하는 순간이다. 지도를 보면서 실제 섬과 이름을 짝지어 보는 것도 재미다. 이 때문에 미륵산은 남해의 금산, 거제도 노자산, 고흥의 팔영산, 장흥의 천관산과 함께 남녘 바다의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꼽힌다.
산을 오르면서 통영항을 바라보면 왜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르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도시가 한 폭의 그림같이 느껴진다. 또 산을 내려 온 뒤 미륵도의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해안 경치를 즐기며 달리다 섬 남단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는 것도 또 다른 볼거리다.
1시간 반이면 정상까지 넉넉…케이블카는 당분간 운행 중단통영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용화사행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미륵산 등반의 기점인 관음사 주차장이다. 용화사에 오르는 길과 관음사·도솔암으로 오르는 길 등 두 갈래로 나뉜다. 해저터널 건너 오른쪽으로 이어진 관음사길이 산행하기에 쉽고 빠르다. 험한 산이 아니라서 무조건 위로 올라가면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주차장에서 산능선 네거리까지 30분 정도 걸리며 넉넉잡아 1시간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사람들은 내려오는 길로 남쪽 도남관광단지 쪽이나 서쪽 금평마을 방향을 택한다. 경치가 좋기 때문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통영시 원문검문소를 지나 시내로 들어간 뒤 충무교와 통영대교를 지나 봉평동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용화사 광장이 나온다.
미륵산은 케이블카로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통영과 미륵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자 통영관광공사는 통영 도남동~미륵산 정상 부근(1975m)을 연결하는 국내 최장의 관광 케이블카를 개통했다. 사업비만 175억원이 들었다. 2002년 착공했으나 환경단체와 불교계 등의 반발로 공사가 늦어졌다. 5년 만에 공사를 끝내고 지난달 18일 개통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당분간은 케이블카를 탈 수 없다. 잦은 고장으로 운행을 중단하고 원인 규명 중이기 때문이다. 개통 한 달도 안돼 3차례나 고장이 나자 통영시가 지난 10일부터 운행을 중단시켰다. 통영시는 안전성을 확보한 뒤 운행할 계획이지만 운행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 "100대 명산 탐방"은 경향신문과 산림청 공동기획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