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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용돈

대한인 2012. 2. 14. 10:29

 

 

 

 

어머니의 용돈

 

 

 
아침 여섯 시, 간밤에 내린 비가 공기 중에
부유한 먼지를 말끔히 씻어 내렸는지,
새털구름에 내비치는 하늘이 투명해 보인다.
어머니가 새벽부터 서울에 가자고 조르신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니 사근동 가는 길에
경동시장에 들렸다가 가자고 하신다.

“아니 뭐, 찬거리라도 사시게요?”했더니
“아니다. 아범도 그렇지만 둘째가 영 얼굴이 안 좋더구나,
인삼이라도 사 메여야지 안 되겠더라.”

“어머니 그런 걱정하지 마세요.
다들 알아서 챙기겠지요.
어머니나 몸조리 잘 하시면 돼요.”

“아니다. 여자들이 옛날 같지 않아서
남편을 챙기지 못하느리라.
운전하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데.”


어제 모처럼,
사무실 임대를 하게 돼 돈이 좀 들어오자,
동생과 함께 어머님께 용돈을 조금 드렸더니
어머니는 벌써 그것을 쓰시려고 밤새 궁리를 하셨는가 보자.
 
“아범아,
닭은 꼭 더운물에 한 번 우려내고 뼈를 발라 낸 다음에 인삼을
넣거라.
그렇지 않으면 뼈가 인삼의 좋은 영양분을
다 빼앗아 가느니라.명심하그래이.”

     

    신장이 안 좋으셔서 작년 여름에는 강남 성모병원에서 병치레를
    하섰는데, 꼭 돌아가시는 줄만 알았다.

“얘들아, 내가 무슨 병이 있노,
내 걱정 말그라”하시며 퇴원하자고 하시는 통에
조마조마하면서 퇴원을 시켜 드렸는데 웬걸,
의사의 말과는 달리 점점 건강을 되찾아 가시는 어머니를 보며,


‘정말 의사들이 없는 병 만들어서,
아니면 부풀려서 생고생을 시키는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어머니의 건강은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 같다.
경동시장에 닿자,
차에서 내리시더니 언제 저런 근력이 있으셨던가
싶게 활기찬 몸짓으로 인삼가게를 향해 가신다.
아홉 뿌리인가를 사시더니 다음에는 닭 집으로 가자 신다.


닭을 또 세 마리 사신다.
그리고는 마늘 한 접을 사시더니
“이것은 큰애, 이건 작은애, 이건 종훈이네.”
그렇게 용돈이 필요하시다고
안산까지 부리나케 내려오셔서는 겨우 이십만 원을 타셨는데
반 이상을 자식들 건강에 투자를 하신다.


“아니, 어머니 기껏 어렵게 용돈을 타셔서는 뭣하시려
그쪽에 돈을 다 쓰셔요?” 하자,
“아니다 나야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되었지만,
젊은 자식들이나 잘 먹고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당신의 병치레에 스스로 힘든 것은 생각지도 않으시고
그저 자나 깨나 자식들 건강 걱정···.


아버님이 25년 전에 돌아가셔서
힘들게 5남매를 시집장가 다 보내시고 살아오신 어머니,
그 손의 주름이 애처로워 바라다보지도 못하는 이 자식을,
그저 당신은 돌보지 않으시고


오로지 자식들만의 안위를 애태워 하시는 어머니,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다 그렇지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져
온다.

어떻게 편히 해 드릴 수 없을까.
어떠하면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그저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