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아분화는 꽃눈(花芽)을 형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시기는 품종마다 다르다. 또 분에서는 해마다
꽃이 피는 것도 아니다. 건강하게 배양을 하여 성장을 한 난이라면 화아분화가 자연적으로 이루어 져서 꽃을 피우지만, 인공적인 화아분화는 모든
난에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꼭 꽃을 보고 싶은데 꽃이 잘 피지 않는 건강한 난을 대상으로 한다.
인공으로 화아분화는 품종별로 화아가 생성되는 시기에 인위적으로 물을 주는 주기를 두세 번 건너뛰어 물을 주지 않고 햇빛을 많이 쪼여 주어
난을 고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촉수가 적거나 세력이 약한 난들은 제외시키는 것이 좋다. 벌브가 굵고 잎도 건실한 3촉 이상의 분에 한해서
실시한다.
흔히 화아분화를 설명할 때 난을 고생시키면 자신이 죽게 되는 줄 알고 자손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에 꽃눈을 만든다고 얘기한다.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닌 식물의 본성인 종족보존의 생리를 설명하고 있는 말이라 하겠다.
인공적 화아분화는 품종의 화아분화 시기에 맞추어 약 10일 정도 물을 끊어주고 오전 10시경의 햇빛을 충분하게 쪼여주어 온도를 높여주게
된다. 자연히 분 속은 고온건조한 상태가 되어 난에게는 최악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분이 크고 촉 수가 많은 것이라면 시간과 양을
늘려준다. 물론 이때에도 한낮의 햇빛은 차광을 해주어야 하고, 통풍은 가능한 한 원활하게 이루러지도록 해야 한다. 1차적으로 화아분화를 시켰지만
중간에 비가 내리거나 하여 미흡한 생각이 들면 1주일 정도 정상관리를 한 후 다시 2차적으로 실시한다.
화아분화는 C/N율과 관계가 있다. C/N율이란 질소화합물(窒素化合物)과 탄수화물(炭水化物)의 비율을 말하는데, 바로 이 C/N율이 일정한
비율에 도달하게 될 때 그 일부가 꽃을 피우기 위한 꽃눈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물주기를 끊는 것은 질소를 적게 하는 것이고, 햇빛을 쪼여주는
것은 활발한 광합성작용으로 탄수화물의 저장량을 높이기 위함이다. 질소에 비해 인산(P)은 식물의 세포분열을 왕성히 일으켜 눈과 잎의 증대를
촉진하고, 꽃과 열매를 충실하게 만들기 때문에 인산은 부족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한 성장을 하고 있는 난은 굳이 인공적으로 화아분화를 시키지 않아도 꽃이 잘 핀다. 건강한 포기임에도 꽃이 잘 피지 않는다면 우선 분의
크기를 살펴본다. 분이 포기에 비해서 크다면 분 속의 습기가 포기에 비해 빨리 증발하지 않으므로 화아의 형성에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분은
다소 적은 듯한 것이 화아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