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였으나 오늘날은 4월 셋째 일요일과 월요일에 열리지만 3월부터 취리히 전체는 봄축제 준비에
한창이라한다.
본래 섹세로이텐은 수백 년 전에 취리히의 무신론자들이 봄을 맞이하는 자그마한 축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종교개혁 이후에는 취리히소년회에서, 1892년부터는 취리히 길드조합에 의해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섹세로이텐의 본격적인
행사는 4월 셋째 일요일(올해는 4월 14일) 오후 2시 부터 시작된다.
이미 3월부터 전통의상을 구입하거나 대여한 어린이들이 하나 둘 반호프 거리에 모여들면서 축제는 그 열기를 더해간다.
각양각색의 전통의상을 입은 2000여 명의 어린이들은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거리행진을 하면서 축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전날 어린이들의 행진에 이어 그 다음날인 월요일에는 길드의 행진이 취리히 시내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수천 명의 길드 조직원으로 이뤄진 길드 행렬은 주 행사장인 섹세로이텐 광장인 오페른 하우스 광장까지 이어진다.
이 길드 행진에는 대규모의 취주악단과 함께 수백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 행렬이 가세해 더욱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행렬은 취리히를 찾은 나와 같은 여행자들에게도 특별한 볼거리와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섹세로이텐의 대미를 장식할
오페른 하우스 광장 한가운데에는 약 13m 높이의 장작더미 위에 눈사람처럼 생긴 `뵈그`가 세워져 있다.
짚으로 만든 키 3m 내외의 눈사람인 뵈그는 겨울의 노인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6시 정각이 되면 장작에 불을 붙이는데 불길이 거세지면 뵈그에서는 연달아 불꽃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뵈그의 머리 부분에 설치한 100여 개의 폭죽들이 열을 받으면서 하나 둘 터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겨우내 안고 있던 어둡고 무거운 생각들을 털어버리고 활기차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행사는
취리히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함과 동시에 그들의 오랜 전통을 소중하게 이어간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이날 월요일 오후는 취리히 모든 작장은 휴무다. 심지어 외국 기업들도....
월요일 오후를 공식 휴일로 정하면서 까지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을 축제에 참여하게 한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취리히의 길드 조직들이 그들의 건재함과 결속을 다지는 데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섹세로이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길드는 중세 유럽 당시 막강한 조직력을 유지했던 일종의 동업자(상인 또는
수공업자)조합이다.
우리나라의 보부상 조직과 유사한 형태인 이 조직은 10세기 말에 처음 결성되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제는 스위스는 물론이고 유럽의 다른 어느 도시에서도 길드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나마 이곳 취리히에서 길드의 옛 모습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는 정도라고한다.
오늘날 스위스가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우뚝
서기까지는 `길드 조직`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취리히에는 20여 개의 길드 조직이 있는데 이 가운데 10여 개는 1336년 무렵에 처음 결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취리히의 젖줄인 리마트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길드 하우스` 또는 `춘프트 하우스`라 불리는 전시장들을 만날 수 있다.
난 여러차례 스위스를 방문 했지만 이 행사는 처음이고 일요일 전초 행사는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