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어머니 살아 계실 적에는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
푹푹 찌는 더운 여름날,
당신이
막노동판에서 벽돌을 등에 지고
비지땀을 흘리며 나르실 때,
함께 지나가던 동무들이 말했습니다.
"찬호야, 네 어머니 저기 일하시네."
"잘못 봤어, 우리 어머니 아니야,
우리 어머니는 저런 일 안 해."
다 떨어진 옷을 입고,
길고 힘든 노동에 지쳐
뼈만 남은 얼굴로 일하시는 어머니를,
나는 보고도 못 본 척했습니다.
그날부터 사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머니 일하시던 공사장,
그 길 가까이
지나갈 수 없습니다.
내 어린 시절의 부끄러움이
그 길에 배어
비바람 불고 눈보라 몰아쳐도,
아무리 씻고 또 씻고 지워도 그대로 남아서,
시퍼렇게 멍든 상처로 남아서…….
=『내가 가장 착해질 때』서정홍 저
*어머니는 눈물과 함께 태어난 분이다
어머니
의 손은 우리를 위하여 만드셨다
어머니
의 발은 우리들을 바른 길로 가게 위하여 만드셨다
어머니
의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최상의 사람으로 만드셨다
이 모든 것을 아김없이 주는 마음은
내가 아닌
어머니
의 마음이다
눈을 감았을 때나 뜨고 있을 때나
위험 할 때나 기쁠 때나 꼭 나타 나시는
어머니
의 얼굴
어머니
의 세글자는 누구나 잊을수 없다
알뜰한 사랑
가마솥은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솥 안으로 절절 끓여내 무엇이듯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우직함이 그렇고,
솥 바닥까지 박박 긁어내 한 그릇 뚝딱 떠올린 밥 한 그릇의 푸근함이 그렇습니다.
아궁이에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누룽지가 맛있게 눌어붙으면
그 구수한 단내가 추억처럼 뭉클 퍼져 오릅니다.
한 입 깨물면
입 안 가득 고이는 달큼한 내음,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습니다.
아낌없이 내주는 어머니의 알뜰한 사랑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