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사랑의 포로가 되고 싶다

그대, 사랑의 포로가 되고 싶다


세월 흐름 안타까워
태양도 중천에 다리 뻗고
구름과 쉬어가던 정오,
혹한을 으스러뜨린 훈풍 따라
희망으로 다가선 웃음.

쬐끔 생각만 해도
이산가족처럼 설레이고
만나면 연인 되어 흥분했다가,
돌아서면 자식 군대 보낸 엄마처럼
진하게 가슴앓이해야 하는
시리면서도 뭉클한 날들.

사랑만이 걸어야 할
번뇌의 고독한 여정을
바닷가 소나무처럼
뽑혀질듯 강하게 버틴,
그대 아름다운 몸부림은
절망 속에 피어오른 들꽃노래.

줄 수 없어 괴로워하고
받지 않아도 감사의 마음으로
그대 향기 음미한 체,
그리운 물감으로
사랑의 도화지 펼쳐
행복을 색칠하러 가노라.

차마 짐이 될까 봐
사랑한단 말 가슴에 묻고,
광활한 땅 덩어리
그리움 숨겨놓을 곳 도 없어,
기다림의 세월만
속절 없이 날라야 하는
짠하디 짠하면서 고마운 그대여,
내일 운명의 광풍우가
가녀린 촟불을 덮쳐
우리 사랑이 잿더미 된다 해도,
오늘만은
활화산 같은 열정으로
사랑의 황홀함에 완벽히 파뭍혀
그대 사랑의 포로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