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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청(海東靑)

대한인 2013. 7. 9. 04:07










해동청(海東靑)...이라..
 


해동청에게 새벽을 알리는 일을 맡긴다면 늙은 닭만도 못하고,
(海東靑 使之司晨 則曾老鷄之不若矣)
한혈구에게 쥐 잡는 일이나 시킨다면 늙은 고양이만도 못하다.
(汗血駒 使之捕鼠 則曾老猫之不若矣)


이 글은  토정(土亭) 이지함(李之함, 1517~1578)선생이 57세 때
처음 포천 현감이 되어 곤궁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구제하는 방책을
임금께 상소한 만언소(萬言疏)에 나오는 내용이다.
 
해동청은 고려에서 바다를 건너왔다 하여 중국에서 붙인 우리나라 매 이름이다.
이덕무(李德懋)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
“매 중에 가장 뛰어나고 털빛이 흰 것을 송골(松骨)이라 하고,
털빛이 푸른 것을 해동청(海東靑)이라 한다.” 하였다.
 
한혈구는 천리마의 일종이다.
한 무제 때 장군 이광리(李廣利)가 대원(大宛)을 정벌하고
한혈마(汗血馬)를 노획해 돌아와서 서극천마가(西極天馬歌)를 지었다.
땀이 어깻죽지에 피처럼 나므로 한혈이라 하였다.
 
"천하가 알아주는 좋은 매에게 닭이 하는 일을 맡기거나,
천하가 알아주는 좋은 말에게 고양이가 하는 일을 시킨다면
일이 잘 될 리가 없습니다" 라고하고.
이어 토정은 되물었다.
 
“하물며 닭이 사냥을 할 수 있겠으며,
고양이가 수레를 끌고 다닐 수 있겠는가?
매, 닭, 말, 고양이는 모두 나름대로 기재(奇才)를 갖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맡는다면 도리어 천하의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중종 임금이 말하길
" 근래 조급히 승진하려는 버릇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
이는 매우 옳은 말이다,
새로 등용된 사람은 의욕은 있으나 숙달된 일이 적을 것이다
또 조정의 법도를 모르는데 어찌 조정의 돌아가는 모습을 알겠는가?
오래 벼슬을 하고 뚜렷한 허물이 없는데도 승진되지 않는 반면,
이제 갓 관직으로 나아온 자가 그 윗자리를 차지한다면
이는 매우 좋지 못한 일이다" 라고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선조 임금께서 출세욕에 눈이 먼 관리를 비판하는 발언을 보면
"조급히 승진하려는 자는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이다.
옛말에 `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은 못하는 짓이 없다`했으니,
이는 극악한 사람이므로 결코 쓸 수 없다.
 
서로 헐뜯고 붕당을 만드는 자는 모두 승진하려는 습관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
이와 같은 사람은 반드시 제거하고 청렴한 선비를 등용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어서 심희수가 아뢰길 등창을 빨고 치질을 핥으며.
아비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은 모두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생긴다 했으니,
그 말이 지나치지 않습니다." 라고 하였다 
 
토정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 결국 백성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일개 작은 고을의 현감에 불과하지만 명색이 자목관(字牧官)으로서
이렇게 임금께 간언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비추어 볼 때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