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안전사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 충분히 하고, 넘어지는 방법 익혀야
2011년 01월 03일(월)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겨울스포츠의 꽃인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탁 트인 설원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릴과 해방감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지만, 지나친 과속으로 넘어질 경우 타박상이나 골절 등을 입을 수 있다. 또 오랜 시간 동안 스포츠를 즐기다보면 거친 바람과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는데 피부와 눈 건강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충분한 연습 없이 무리한 동작을 시도하거나 충분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고 무작정 즐기려고만 한다면 자칫 각종 골절, 인대파열 등으로 영구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다”면서 “가급적 준비운동과 함께 안전장비를 꼼꼼히 챙기고, 자외선 차단제와 고글 등을 준비하는 것이 건강하게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요령”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장비는 기본, 준비운동 철저히 스키장에서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안전장비와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다. 스키복이나 보드복 대신 따뜻한 겨울옷을 챙겨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루 종일 설원에서 스키를 탄다면 보온성과 방수성 면에서 뛰어난 스키복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자신의 발에 맞는 부츠를 신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발에 맞지 않는 부츠로 인한 관절상해가 전체 장비사고의 45%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청 과장은 “어린이의 경우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하며 손목보호대와 무릎보호대, 엉덩이에 쿠션 기능이 있는 스키복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고글은 멋보다 큰 충격에도 눈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키장에서는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충분히 해야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겨울철 추위로 몸이 경직돼있기 때문에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커지는데 제자리 뛰기나 스트레칭을 약간 땀이 날 정도까지 해주면 경직된 몸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스키장에서는 움츠려진 몸으로 인해 골절사고가 특히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한 “목이나 척추, 손목, 어깨, 무릎, 발목 등 중요한 관절을 최대한 관절 운동 범위 내에서 충분히 움직여주는게 중요하다”며 “운동 전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수준에 맞는 슬로프 이용, 넘어지는 방법 익혀야
과시욕으로 자신의 실력보다 더 난이도 높은 코스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력에 맞지 않는 코스 선택은 결국 안전사고와 직결되는 셈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스포츠의학 전문의 박종웅 교수는 “특히 초보자의 경우 슬로프를 내려오는 순간 아찔함을 느끼지만 금새 성공했다는 희열에 중독되고 이것이 자만과 부상으로 이어진다”며 “슬로프 상태가 좋지 않거나 날씨가 나쁜 경우에는 스키를 타지 않는 것이 좋고 오후 2~4시쯤, 눈이 녹기 쉬운 낮 시간 대에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스웨덴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스키 부상자의 32~35%가 경력 1년 이내의 초보자였고, 스노보드 사고 역시 초급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초급자의 대부분이 스키강습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난이도 높은 슬로프에 올랐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한국스키교육연구회 조사에 의하면, 전체 사고자의 51%가 한번도 강습을 받지 않았고, 40%는 불과 3번 미만의 강습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특히 초보자의 경우, 스키강습을 철저히 받은 후 반드시 초급자 코스부터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며 “운동 전 스키장 내에 구호관계 표지판을 미리 봐 두어, 응급상황에 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스키장에서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넘어지는 방법을 잘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잘 넘어지기만 하면 큰 충격 없이 부상을 막을 수 있는데 넘어지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버티면 오히려 척추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정새롬 원장은 “스키나 스노우보드는 부츠를 통해서 지면에 고정돼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부츠에 연결된 발과 상체가 분리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넘어질 때는 자연스럽게 신체의 많은 면이 바닥에 접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키장에서 넘어질 때는 몸을 뒤로 빼지 말고 앞으로 내밀어야 한다. 또 옆으로 넘어지는 것도 중요한데 손가락이나 손목을 이용해서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팔 전체를 이용해서 머리를 든 채 낙법 하듯이 넘어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 원장은 “특히나 한 번 부상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심리적 불안을 갖기 쉬운데, 이로 인해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잊어버리는 게 좋다”며 “사고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스키장 내 안전요원에게 도움을 청하고, 다친 부위를 부목 등으로 고정해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키장 바람과 자외선, 눈과 피부에 치명적 모자와 장갑, 마스크 외에 고글과 자외선 차단크림도 필수 준비물에 들어간다. 장시간 바람과 자외선을 쐬는 것 자체가 눈이나 피부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준비물만 잘 챙겨도 대부분의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길안과병원 전안부센터 임태형 과장은 “바람과 자외선은 눈 건강에 치명적인데 스키장의 반사되는 자외선은 여름 해변보다 4배가량 많은 양이어서 마니아라면 고글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스키장에서 과도하게 쬐면 망막의 변성이나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글라스나 고글을 쓰지 않고 스키를 타면 눈이 시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물이 나고 눈이 피로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외선으로 인한 각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인데 심한 경우 심각한 각막손상을 입게 될 수도 있다. 임 과장은 “시력이 나쁜 사람의 경우 고글 대신 안경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며 “안경은 오히려 강한 빛을 그대로 통과시켜 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강한 바람과 자외선은 피부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스키장의 강한 자외선은 잔주름과 주근깨, 기미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어릴 때부터 누적된 자외선은 나이가 들면서 주름과 검버섯으로 발전하며 이런 검버섯은 피부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미리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는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높은 선블럭 크림 등과 같이 자외선을 막을 수 있는 자외선 자외선 차단제를 스키 타기 20~30분 전에 꼼꼼히 발라주라”며 “장시간 스키를 탈 경우에는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남 고운세상피부과 김태윤 과장은 “스키를 타기 전에 얼굴을 보호해주는 보습 로션이나 에센스를 발라주고, 특히 눈가나 양 볼처럼 노출이 잘 되는 곳에 신경을 써서 발라주는 등 더욱 더 보온과 보습, 자외선 차단에 유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차가운 기온에 오래 노출되면 동창이나 동상과 같은 한랭동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더욱 보온과 보습, 자외선 차단에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부상이 많은 시간은 주말 오후 3시 스키장에서 안전사고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간은 주말 오후 3시쯤과 마지막 활주 시점이다. 스키장의 안전사고를 분석한 통계를 살펴보면 평일보다 주말에 3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오후 3시쯤 가장 많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오덕순 진료부원장은 “오전부터 스키를 즐기던 사람들의 피로가 쌓이고, 눈이 서서히 녹아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하는 것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스키장 안전사고는 근력의 트레이닝이 적을 때도 생길 수 있지만 근육이 피로할 때도 부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만큼 피로가 오기 시작하는 2~3시 이후에는 휴식을 늘리고 운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부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더하고 철수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면 더욱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몸이 피로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번만 더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 부원장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더라도 정상에서 피로를 느낀다면 적어도 5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내려오는 것이 안전하다”며 “스키장 사고는 본인뿐 아니라 상대방도 위험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피로를 느낄 때는 즉시 중단하고 마무리 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증상 있을 땐 병원 찾아야 스키장에서 넘어져 약간의 통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단 심하게 부었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도 사람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에는 차이가 날 수가 있는데 방치했다가 치료하려고 하면 치료가 어렵고 만성적인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특히 관절 손상을 근육통으로 생각해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며 “관절 부위에 2~3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키장에서 부상을 당해 움직임이 불편하다면 무리해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치료를 한다며 환부를 건드리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더러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어서이다. 김 과장은 “일단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느껴지면 부목으로 고정해 빨리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상 후 2~3일 뒤 통증이 호전되어 방치하는 경우도 많은데,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인대나 연골 손상이 없는지 진단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후유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박미진 객원기자 | lovingschool@naver.com
저작권자 2011.0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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