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그늘이고 싶습니다
나는,
높고 낮은 산에 때론 산이 되려오!
당신은
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는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비가 되어
내 쓸쓸한 자리를 보듬어 주어요
그런 당신의 얼굴을
난, 두 손으로 감싸고 마음을 붙잡아
산새가 되어
노래 불러주고 싶어요
수 백 년
인고의 뜻을 품고 자란 소나무처럼
당신에게서 향기가납니다
안고 싶어요
산인 내 안에서
한 여름
야생화로 무럭무럭 자라
내 가슴을
뜨겁게 애간장 태우는 당신은
당신은,
나에게 그런 사람으로 찾아주었습니다
내가 산이 될 때
천상의 빛 그리고 그림자로 날 안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