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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 말하는 아내와의 섹스

대한인 2013. 8. 29. 19:24
남편들이 말하는 아내와의 섹스
섹스 대담을 30회 넘게 진행하며 항상 궁금했다. 과연 남자들은 아내와의 섹스를 어떻게 생각할까? 아내들의 말처럼 그저 혼자만 즐기면 그만일까? 혹시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건 없는 걸까? 이제 들어봐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2010 섹스 대담 서머 스페셜! 대한민국 30대 남편들이 풀어놓은 솔직한 섹스 수다.

연애할 땐 됐는데 결혼 후엔 안 되는 것
진행자 오늘 인터넷을 보니 모 가수의 부인이 비키니 화보를 찍었더라고요. 다들 보셨나요?

이태원 봤어. 검색 순위 1위던데.

황수빈 어! 난 왜 못 봤지? 어때?

양민우 괜찮았어. 그 가수 부럽더라.

진행자 아내의 비키니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는데, 남편이 싫어하지 않을까요?

이태원 뭐 어때. 난 좋을 것 같은데.

황수빈 몸매가 좋으니까 했겠지. 돈 된다는데 왜 말려(웃음).

진행자 혹시 와이프가 그런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양민우 내 와이프가 그런다면 말려야지. 몸매가 안 되니까(웃음). 민폐만 아니라면 해서 나쁠 거 있나? 와이프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내가 식스팩 만들어서 공개한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

진행자 에이, 그래도 남자랑 여자는 다르죠. 와이프의 벗은 몸을 다른 남자들이랑 나눠볼 필요가 있을까요?

황수빈 연애할 때면 싫은 것 같은데 결혼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일단 돈이 들어오니까(웃음).

진행자 … 그렇군요. 요즘 부부관계는 어떠신가요?

황수빈 연애할 때에 비하면 정말 안 하는 편이야. 아이 갖고 나서 확 줄었어. 예전에는 몇 번 했는지 주 단위로 셌는데 지금은 콘돔 1박스를 얼마나 쓰나, 그걸로 체크해. 보통 1박스 사면 3개월 가더라고.

이태원 콘돔 1박스에 10개 들었으니까, 3개월에 10번 하는 거네.

황수빈 한 달에 3번, 많으면 4번? 거기에 여자들 생리기간 빼면 일주일에 한 번도 못할 때가 많아. 연애할 땐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꼬박꼬박 했는데, 점점 결혼 차수 쌓이니까 어쩔 수 없나봐.

양민우 그 정도면 양호하네. 나는 와이프랑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해. 아이 낳고 나서 한 번인가 두 번 한 것 같아.

황수빈 정말? 우리보다 심하구나.

양민우 사실 연애할 때부터 그것 때문에 많이 싸웠어. 와이프가 스킨십을 좋아하는데 나는 그다지 욕구가 안 생기더라고. 결혼하고 아이 가질 때만 열심히 하고 그 뒤로는 거의 안 한 것 같아. 주변에서 둘째 가졌다고 하면 내가 “야, 너는 기운도 좋다”고 그래.

“아내의 이유 없는 거절에 상처를 많이 받아. 연애할 땐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한숨만 나와 (황수빈)”
황수빈 난 내가 섹스리스인 줄 알았는데. 친구들 중에 아직 총각들이 많거든. 주말마다 모텔에 갔네, 포인트를 적립했네 그런 얘길 하도 많이 들으니까 내가 엄청 적게 하는 줄 알았어.

이태원 평균은 아무도 몰라. 난 아직 신혼이잖아. 일주일에 세 번은 꼭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신혼인데 그것밖에 안 하느냐고 놀라. 눈만 마주치면 달려드는 거 아니냐고 말이지.

양민우 눈만 마주치면 달려들었던 때가 있긴 했나 싶다(웃음).

이태원 와이프는 불만 없어?

양민우 연애 시절 싸운 것도 그 문제였어. 여러 가지로 타이밍이 안 맞기도 했고, 보통 남자들이 여자 대하듯 하지 않으니까 왜 다른 남자들처럼 안 해주냐고 불만이 많았지. 와이프가 많이 요구했는데 내가 못해줘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이태원 아직 30대잖아. 벌써부터 그러면 안 되지.

양민우 내가 와이프와 알고 지낸 지 10년이니까 이제는 정말 가족 같은 거지.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데 어떡하겠어.

황수빈 나랑 완전 반대네. 난 스킨십 자주 하려고 하는데 와이프가 거부하는 스타일이야. 특히 아이 낳고는 피곤하다, 귀찮다 이런저런 핑계로 더더욱 심해졌어. 물론 애 키우면서 힘든 건 이해하는데 거부당할 때마다 자존심 상하고 나도 하기 싫어지는 거지. 자기만 힘든가? 나도 힘들어. 그래도 부부 사이에 섹스라는 게 필요하지 않냐, 어르고 달래도 꿈쩍도 안 해. 연애할 때도 와이프가 적극적인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우리가 벌써 이렇게 됐나 한숨만 나와.

결혼하는 순간 와이프는 여자 아닌 가족
진행자 결혼 전과 결혼 후 아내와의 섹스, 어떻게 달라졌나요?

양민우 일단 결혼하는 순간 하고 싶은 생각이 줄어드는 것 같아. 잡은 물고기에 밥 안 준다고 말하면 여자들이 섭섭할 수도 있겠는데 이건 의식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본능적으로 그렇게 돼. 애무나 전희 시간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고.

이태원 난 오히려 결혼하고 더 좋아지던데. 결혼 전에는 여기저기 눈치 봐야지, 마땅히 할 곳도 없지 해서 모텔에 돈만 갖다 줬는데 이제 맘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어.

양민우 아, 난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운데(웃음).

황수빈 난 결혼 전후가 아니라 아이 낳기 전후가 달라졌어. 결혼하고 6개월 만에 아이를 가졌는데 그때가 제일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와이프가 아이 가지려고 일부러라도 적극적이었거든.

이태원 보통 결혼하면 아이보단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지 않나?

황수빈 연애를 오래 했으니까. 신혼을 즐기기보다는 아이를 갖고 싶었지. 그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하기도 했는데 아이 생기고 나니까 ‘얄짤’없더라. 임신 기간 동안에 거의 안 했어. 초기에는 초기라고 안 하고, 말기에는 또 말기라고 안 하고. 5~8개월 사이에만 조금 하고.

양민우 계속 참았어?

황수빈 참아야지 어떡해. 남자들이 이 시기에 바람이 많이 난다고 하던대, 본능인데 분출구가 필요하겠지. 어떤 친구는 와이프가 괜찮다고, 업소 가서 풀고 오라고 하기도 한다네.

이태원 그런 여자가 정말 있어?

황수빈 배는 불렀지, 남편은 옆에서 자꾸만 치근덕대지, 여자도 오죽 하기 싫었으면 그랬겠어. 그런 거 보면 정말 여자들이 섹스하기 싫어하는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싶기도 해.

진행자 결혼하면 아내가 여자로 안 보인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건가요? 아내가 여자가 아닌 가족으로 보이는 시기는?

양민우 난 결혼하자마자 그랬던 것 같은데. 우린 신혼여행 가서도 첫날밤을 그냥 보냈어. 새벽 3시에 도착했거든. 피곤해서 그냥 잤는데 아침에 분위기가 묘하더라고. 결국 싸웠지.

황수빈 결혼 전에 관계가 있었다면 첫날밤이 특별한가 뭐. 물론 여자는 다르겠지만. 우리는 반대로 와이프가 그냥 자려고 하는 걸 내가 억지로 했어. 신혼집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신혼여행을 떠났거든. 신혼여행지도 아니었고 분위기도 그저 그랬지만 그래도 첫날밤이잖아. 물론 신혼여행 가서도 했지. 지금도 계속 하고 싶은 거 보니까 아직 와이프가 여자로 보이는 것 같은데.

이태원 난 와이프가 여자로 보여. 그것도 아주 까칠한(웃음).

연기도 좋으니 좋은 척이라도 해줬으면…
진행자 섹스 중 남편을 맥 빠지게 하는 아내의 행동이 있다면?

황수빈 나는 하기 전부터 맥이 빠져. 뭔가 시도를 하려고 하는데 손을 탁 친다든지 다리를 꼰다든지, 그런 거부의 몸짓을 할 때 기분이 확 상하지.

이태원 하기 전에 그냥 몇 번 튕기는 걸 수도 있잖아.

황수빈 그게 적당히 튕기는 건지, 정말 싫은 건지 당연히 알지. 부부인데.

양민우 맥 빠지게 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자꾸 피하게 만드는 건데, 임신에 대한 걱정이 섹스를 피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야. 우리는 아이를 갖자고 마음을 먹은 순간 임신이 됐거든. 보통 임신하려면 여자들이 날짜를 받아오잖아. 딱히 그런 거 없이 와이프가 가임기인 것 같다고 해서 했는데 아이가 생겼어. 그때 ‘아, 임신이 잘되는 체질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고 나서부터는 더 조심스러워진 것 같아. 아직 둘째 계획이 없거든. 근데 남자들 중 임신될까봐 섹스 피하는 사람 은근히 많아.

이태원 난 섹스할 때 와이프가 너무 반응이 없으면 힘이 빠져. 나름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데 목석처럼 가만히 누워 있으면 하다가 그냥 벌러덩 누워버려. 나만 혼자 열 올리고 있는 건가 싶고. 소리라도 좀 내주지. 한번은 와이프랑 같이 ‘야동’을 보는데 여자가 소리를 많이 내니까 연기가 너무 심하다고 뭐라고 하는 거야. 뭐 연기인 줄은 알겠는데, 와이프도 소리라도 내줬으면 좋겠어.

황수빈 맞아. 연기라도 좋은 척해주면 좋지. 여자들 대부분이 섹스할 때 연기한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어. 느끼는지 안 느끼는지 남자들이 알 수가 있나. 느꼈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 여자들이 남편들 자존심 세워주려고 하는 얘기일지는 몰라도 남자들은 그게 굉장히 크거든. 솔직히 섹스할 때 여자들이 연기를 하는지 안 하는지 관심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아.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는 거지. 물론 진심으로 좋아해주면 좋지만 싫다고 내색하거나 가만히 있느니 차라리 좋은 척 연기해줬으면 좋겠어.

양민우 내 와이프가 관계할 때 말을 많이 하는 편이야. 내가 하는 것 하나하나 다 코멘트를 하는데 그거에 대한 공포가 있지. 한창 열중하고 있는데 와이프 말 한마디에 ‘틱’ 꺼지는 경험을 많이 했거든.

이태원 와이프가 칭찬을 많이 안 해주는 스타일이구나.

양민우 하고 나면 와이프 입에서 “좋았다, 안 좋았다” 답안지가 바로 나와. 그래서 내가 좀 더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 어차피 벌점 먹을 텐데 뭐 하러 또 해? 의욕이 안 생기지.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름 좋은 점수 받으려고 배려도 많이 해. 근데 남자와 여자가 흥분하는 속도가 다르잖아. 우리는 대부분 와이프 쪽에 맞춰져 있거든. 나는 빨리 하고 싶은데 초반에 시간을 많이 끌게 되면 힘들지.

황수빈 내 와이프는 내가 더 해주려고 해도 싫다고 그래. 빨리 하고 자자고. 의욕이 바로 곤두박질쳐.

이태원 우리는 한 번 시작하면 양쪽 다 느껴야 끝나거든. 나도 시간을 계속 늘리려고는 해. 가끔 피곤한데 빨리 하고 자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그럴 땐 힘든 거지.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니까. 애국가 1절이네 2절이네 하는 게 어떤 건지 이해가 돼.

남자는 언제라도 할 수 있다? NO!
“남자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줄 안다니까. 남자들도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이태원)”
황수빈 난 일단 하기만 하면 좋아. 하기까지가 너무 힘드니까 문제지.

양민우 솔직히 난 언제 좋았는지 모르겠어. 의무 방어전이라고 하잖아. 왜 자기랑은 안 하느냐고 하는데 생각을 해봐. 집에서 매일 ‘추리닝’ 바람으로 왔다 갔다 하지,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데 문 벌컥벌컥 열지, 볼 것 못 볼 것 다 보는데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냐고. 신비감은커녕 와이프한테 더 기대할 게 없지.

이태원 남자는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줄 안다니까.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와이프가 눈을 똥글똥글 뜨고 기다리고 있더라고. 우린 눈치가 굉장히 빠르거든. 딱 봐서 저쪽이 별로다 싶으면 시도도 안 해. 그런데 오랫동안 집을 비웠으니까 내가 피곤하다는 걸 알면서도 하고 싶었던 거지. 그래서 도리 차원으로 일단 씻고 누웠어. 와이프가 오럴을 해준 것까지 기억이 나고 눈떠 보니까 아침이더라. 와이프 옆에는 담배가 수북이 쌓여 있고. 태어나서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자존심 상해하더라고. 미안하긴 했는데 남편 컨디션도 생각을 좀 해줘야지.

황수빈 나도 20대까지는 언제나 출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피곤할 때 당연히 하기 싫지. 근데 나는 내가 피곤하다고 안 해버리면 그 상태로 쭉 끝까지 안 하게 되는 거야. 와이프는 아쉬울 것 없으니까. 이제까지 와이프가 먼저 하자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시도하면 받아줄 것 같은 분위기다 싶으면 아무리 피곤해도 해야지.

양민우 물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왕성한 남자들이 있지. 욕구가 정말 강한 친구가 있는데 와이프가 만삭이야. 힘들다고 만날 술 마시자고 하는데 나한테 그래봐야 무슨 소용 있나. 알아서 해결해야지. ‘손 마담’에게 상의하라고 했어.

진행자 남자들이 아내를 두고도 자위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그것 때문에 상처받는 여자들도 많은데.

황수빈 와이프가 잘 안 해주니까. 일종의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할까? 뭘 해야지 나도 살지(웃음). 아내랑 부부관계가 좋은 사람들도 하긴 하는데 그건 체력이 남는 사람들 얘기고. 아내랑 했을 때 만족을 못해서인 경우가 많지.

이태원 아마 남자들은 평생 마스터베이션할걸? 땀 흘리면서 고생하느니 간편하게 해결하자 싶은 거지. 나중에 나이 들면 섹스나 자위나 비슷비슷해지기도 하고. 아내와 관계가 좋아도 남자들은 자위를 해. 나도 아내와 했을 때 만족도와 자위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

양민우 생각해보니까 우리 와이프한테 되게 고맙네. 나는 와이프가 해준 적이 많거든. 관계를 끝까지 못 갖는 경우가 많아서 중간에 흐지부지 끝나버리면 와이프가 해주고 자.

황수빈 정말 착하다. 나도 좀 와이프가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자기는 아쉬울 것 없다는 거야. 내가 항상 매달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솔직히 부부 사이에 어느 정도 의무가 있는 거잖아. 본인이 정 섹스하기 싫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섹스가 꼭 삽입만이 전부는 아니잖아? 손이나 입으로 할 수도 있고. 삽입 말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원 나이트 스탠드, 남자에게는 사회생활
여자에게는 바람?
진행자 남자들의 섹스 판타지는 여자들보다 다양할 것 같은데요.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섹스가 있나요?

“칭찬에 인색한 아내, 시도하기가 두려워.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기 좀 살려줬으면… (양민우)”
황수빈 일본 ‘야동’ 보면 바이브레이터 같은 게 많이 나오잖아. 아직까지 기구를 써본 적이 없는데, 써보고 싶어.

이태원 와이프가 그런 욕구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냐면, 한번은 TV를 보다가 밧줄이 나왔어. “우리도 한번 해볼까?” 그러기에 장난인 줄 알았지. 근데 며칠 후에 정말 밧줄로 나를 묶는 거야. 그 상태로 날 침대에 눕히고는 그 상황을 즐기더라고. 처음엔 나도 좀 당황했는데 기분 묘하더라. 그땐 그냥 흉내만 내고 끝냈는데 다음에는 진짜로 한번 해볼까 싶어.

양민우 색다른 게 필요하지. 난 판타지까지는 아니고, 야한 속옷이나 섹시한 의상 이런 거에 약해. 부인이 야한 속옷 입고 침대에 섹시하게 누워 있으면 어느 남편이 싫어하겠어. 어떤 남편들은 와이프한테 교복도 입힌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 그런 환상이 있는 것 같아. 한번은 은근슬쩍 얘기해봤는데 자기가 무슨 술집 여자냐고 화를 버럭 내더라. 현실은 참담하지.

이태원 우리는 항상 콘돔을 같이 사러 가. 홍대에 콘돔이나 여러 섹스 용품을 파는 곳이 있는데 같이 가서 와이프가 원하는 콘돔을 사. 거기 신기한 게 많거든. 구경도 하고 사서 해보기도 하고.

양민우 우리도 그런 얘기를 하긴 해. 좀 더 자극이 필요하다고. 하고 나면 와이프 입에서 답안지가 바로 나온다고 했잖아.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좀 필요하겠다 싶은데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아. 혼자 성인용품 숍에 갈 수도 없고 인터넷으로 사볼까 해도 장소가 여의치 않아. 회사에 앉아서 볼 수도 없고 집에서는 와이프랑 아이 때문에 힘들고.

이태원 같이 가서 사. 혼자 사서 어느 날 와이프한테 들이대면 정말 싫어할걸?(웃음) 가보면 커플들 많이 와. 홍대 앞이라 그런지 대학생 커플도 많은 것 같고 젊은 부부들이 많이 오더라. 얼마 전에는 전동 콘돔을 사서 해봤는데 콘돔 끝에 작은 바이브레이터가 달려 있더라고. 남자 입장에서는 별론데 와이프는 좋아했어.

황수빈 고무장갑 두 개 끼는 거네(웃음). 콘돔 끼는 거랑 안 끼는 거랑 느낌이 다르잖아. 난 그냥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안 하면 100% 거절당해. 보통 여자들 가임기 아니면 그냥 하기도 하잖아. 우리 와이프는 절대 안 그러더라고. 친구 중에 ‘와이프랑 하는 섹스가 좋은 게 피임 안 해도 되니까’라고 말하는 녀석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잖아. 연애할 때도 피임 때문에 엄청 신경 쓰였는데 결혼하고도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줄 몰랐어.

이태원 그러다가 덜컥 임신 되는 거라니까. 피임하려면 어쩔 수 없지. 여자는 365일 가임기라고 하잖아. 철이 드는 건지 어떤 건지는 모르겠는데 나이 드니까 피임에 대한 개념이 생기는 것 같아. 어렸을 땐 어떻게든 안 하려고 기를 썼지. 솔직히 남자들이 신경 써줘야 하는 거잖아. 그걸 몰라서 실수하는 친구들도 많고. 미혼 낙태보다 기혼 낙태가 많은 걸 보면 확실히 피임이 중요한 것 같아.

진행자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바람의 기준이 다르잖아요. 바람의 기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세요?

황수빈 정말로 애인을 만드는 거랑 업소에 가는 건 다르지. 남자들이 생각하는 바람은 보통 전자가 아닌가? 정신적인 것까지 포함하면 바람이고 육체적 관계에서 끝나는 거라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이태원 대부분이 그렇지.

진행자 그럼 육체적인 관계가 계속 이어진다면?

황수빈 음, 그건 좀 생각해봐야겠는데. 친구 중에 섹스 파트너를 따로 만나는 녀석이 있어. 문제는 상대를 결혼 전부터 만났다는 거야. 와이프보다 더 오래된 관계인 거지. 자기들은 쿨하게 섹스만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바람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 정도면 바람인 것 같아.

양민우 그건 바람이지. 그런 게 아니라 사회생활하며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거야말로 바람이 아니지.

황수빈 입사 초기 회식 때 거래처 사장이랑 이사가 모두 2차를 가는 거야. 내가 말단인데 안 따라갈 수 없잖아. 그렇다고 꼭 다 하는 건 아니야. 남자들 변명 중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 하는데 가긴 가더라도 하고 말고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봐. 충분히 안 할 수도 있어.

진행자 만약 반대로 와이프가 그랬다면 어떨 것 같나요?

양민우 반대로는 상상하기도 싫다. 요즘은 여자들이 워낙 사회생활을 많이 하니까 충분히 그런 일회성 만남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실제로 커리어우먼들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은데 내 와이프가 그런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지.

황수빈 나 모르게 한다면 내가 알 수가 있나(웃음). 어쩔 수 없지 뭐.

이태원 그래서 여자랑 남자랑 다른 거야. 나도 절대로 싫어.

남자들도 섬세해, 행위자라고만
생각하지 말아줘

진행자 아내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태원 보통 여자는 분위기가 잡혀야 하고 남자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줄 아는데 남자들도 굉장히 섬세해. 무조건 금방 흥분하고 금방 느끼는 게 아니라고. 남자들이 순간만 즐긴다는 걸 너무 객관화시켜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도 릴랙스가 필요해. 노력하고 준비된 와이프 보고 가슴도 뛰고 싶고. 여자들이 남자를 그냥 행위자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황수빈 무조건 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겨. 시도하다가 거절당하면 열받고 자존심 상해서 나가버릴 때가 있어. 내심 “미안해~”라며 쫓아 나오기를 바라는데 웬걸, 코 골며 자고 있어.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 이제 지치는 것 같아. 아내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할 만한 모티브를 찾기가 힘든 거지.

양민우 섹스 중이나 끝난 후에 칭찬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운 빠지는 말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게 얼마나 남자들 기죽이는 건데. 여자들끼리는 워낙 부부관계 얘기를 자주 하니까, 친구들한테 얘기 듣고 와서 다른 집 남자들이랑 비교를 해. 우리 남편은 병원을 가봐야 한다는 둥, 다른 집들은 일주일에 몇 번을 한다는 둥. 그런 말 들을수록 남편은 침대에서 멀어지지.

진행자 마지막으로 결혼생활에서 섹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황수빈 서로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행위인 것 같아. 아무리 연애를 오래했어도 아직은 젊잖아. 벌써부터 섹스리스가 되면 미래가 너무 암울하지 않아? 일주일에 몇 번, 몇 달에 한 번, 그 다음엔 1년에 몇 번… 이렇게 되면 서러워질 것 같아. 이대로 부부관계가 건조해지고 정말 애 때문에 사는 부부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겁나. 솔직히 아내를 여자로 안 보고 싶은 남자가 어디 있겠어? 다 여자로 보고 사랑해주고 싶지. 서로 노력 없이 시간이 흘러가면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이태원 부부간의 배려라고 생각해. 서로를 이만큼 생각하고 있다는 표현이자 부부간에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양민우 어렸을 때는 섹스를 통해 서로를 확인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서로 존중해주는 행동인 것 같아. 여자, 아내, 남편, 이런 의미들을 충분히 존중해주면서 가장 친절하게 할 수 있는 애정표현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내가 그동안 와이프에게 죄를 많이 졌다는 느낌이 들어. 내가 조금 맞춰주고 노력했어야 하는데 결혼하면 모두들 그렇게 되는 것처럼 소홀하게 생각했어. 앞으로는 와이프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겠어.

황수빈(35)
대기업 대리. 9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결혼 3년 차. 아내를 만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내와의 섹스에 목마르다. 하지만 아이 출산 후 점점 관계를 피하는 아내 때문에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태원(30)
포토그래퍼. 이제 결혼 6개월에 접어든 신혼부부. 한창 신혼의 단꿈에 젖어 올여름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는 중. 아내와 함께 정기적으로 성인용품점에서 쇼핑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부부관계에 임하고 있다.

양민우(34)
외국계 보험회사 FP. 아내를 안 지는 10년, 연애 3년, 결혼 5년 차다. 이제는 가족 같은 아내, 마지막으로 언제 섹스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섹스리스를 향해 가는 것 같아 불안감을 느끼는 동시에 아내의 불만 감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