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 복지 차원에서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더 요구한다면 후행적 치료법인 의료비 지원 확대보다 국민들의 정신 건강 유지를 위해 사전 예방 성격이 강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피곤에 지친 국민들의 심성을 부드럽게 순화시키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조경 산업은 단지 일개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학적, 인류학적 측면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근대 조경의 아버지인 미국의 조경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
(Frederick Law Olmsted)가 센트럴파크를 조성한 취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는 도시공원을 조성해 도시환경을 개선시킴으로써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고, 그 변화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도시민들에게 목가적인 전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공해주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지를 먼저 안 것이다.
대기 및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도심 교통량 감소와 배기가스 단속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 도심 녹화작업이라는 큰 그림 속에 세부 정책이 추진
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 당국이 녹화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서울시는 푸른도시국을 신설, 건물 옥상 조경 등 다양한 녹화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오랫동안 기능적인 도시공간과 시설로서사용돼 오던 곳이 공원이나 녹지로 복원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물 공장 선유도가 숭고미를 자랑하는 공원으로, 쓰레기 산 난지도가 하늘과 맞닿은 감각적 공원으로 변모됐다. 최근에는 서울숲이 개장되고 청계천에 새 물이 흐르면서 서울시를 활력 있는 경관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제는 조경이 정치 공약의 핵심이 되고 상업광고의 메인 테마가 되는 시대다. 아파트 분양 광고에 조경 디자인을 강조하는 광고 카피도 등장했다. 일본에서도 고급 맨션의 디자인에 세계적인 건축가나 조경가가 디자인에 관여돼 있음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친 적이 있다.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 내에 인공 보행목교와 실개천, 단지 내 야간조명 등을 설치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쾌적한 주거공간을 창출하고 녹지공간 확대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구는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구 급증, 도시화, 공업화 등으로 생존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염화불화탄소, 메탄 등 유해 가스의 증가와 발전소와 제련소에서 내뿜는 황산과 질산 같은 산화물질로 오존층이 크게 파괴됐고, 지구 곳곳은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우리 서울만 보더라도 도시 열섬 현상과 스모그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서울시 당국자도 서울시가 매연 가스 절감 등을 위해 청정연료 사용과 매연저감 장치 부착 의무화 등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가장 적은 비용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녹화사업뿐이라고 말한다.
조경 관련 직종도 조경사를 비롯, 정원관리사, 화훼장식사, 관상용 식물 재배자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조경 장르도 세분화되고 있다. 실내 조경에서부터 베란다-테라스-발코니 조경, 정원조경(주택조경), 원예치료 조경, 분수조경, 계단조경, 암석조경, 벽면조경, 옥상조경(옥상 녹화), 터널조경, 묘지-장례 조경, 파티조경,결혼식장 조경까지 세분화되고 있다. 야외 조경 가구 및 조경-조명 자재 등 관련 산업 종사자도 늘고 있다. 특히 옥상 조경이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옥상 녹화와 적합한 세듐과 다육 식물 등 지피식물만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곳들도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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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기자 song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