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발전하고 건물이 많이 생기면 회사 사무실이나 개인 정원을 가꾸고 싶어하는 욕구도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실내조경을 롯 정원조경, 옥상조경, 야외조경 분야도 그만큼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일에서 조경회사를 운영하면서 매년 1차례씩 10여 일에 걸쳐 방식꽃예술원에서 독일 조경마이스터 자격취득 과정 강의를 하고 있는 하이코 에거트 씨(39)는 독일에는 지붕조경만을 위한 초본류를 별도로 재배하고 있는 회사가 있을 정도로 조경이 활성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조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붕조경은 대도시의 온난화를 방지해주고 공기 중에 있는 먼지를 걸러내는 공기정화 기능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온도차이가 클수록 지붕이 빨리 망가진다는 점에서 지붕조경을 하면 온도차를 줄일 수 있고, 따라서 지붕과 건물의 내구성을 강화해준다는 것.
이 같은 건축물 보호 효과 외에 도시경관을 향상시키고 냉난방 비용 절감, 건축물 가치 상승에 따른 임대료 수입 증가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건물옥상을 녹지로 바꿀 경우 용적률 5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내용의‘10만 녹색지붕 만들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닥면적 330㎡이상 건축물의 옥상을 푸른 정원으로 바꾸면 최대 50%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옥상녹화사업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 판단에 따라 용적률 보너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독일 조경사 마이스터 감독관이면서 3대째 조경 일을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는 하이코 씨는 국내 조경 실태에 대해“대규모 시설은 돈을 많이 들여 조경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소규모로 행해지는 조경공사를 보면 날림식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겉보기보다는 나무와 식물의 생리에 맞게 생태학 적 요소를 중요시하고 눈대중으로 나무와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계획도-시공작업계획서-실행도 등을 토대로 과학적이고 치밀한 계획아래 시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조경분야도 실내조경부터 지붕조경, 베란다조경, 정원 조경, 야외 대형 조경 등 다양하다”며“조경공사가 제대로 시공이 되기 위해서는 공사 후 바로 완벽한 모습을 보려고 하지 말고 5~6년이 지난 뒤 제 모습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공사 초기 단계부터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관리도 잘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경을 배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꽃과 나무를 사랑해야 하고, 흥미를 갖는 게 필요합니다” 식물학 등 관련 분야 자체가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체계적인 이론 학습과 함께 실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님이 조경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경을 접하게 됐고 16살 때인 1984년부터 본격적으로 조경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독일에서 15명의 인력을 둔 조경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1년에 150건 정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