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어라
내 나이 36살! 법적 처녀임은
물론이고 생물학적으로도 처녀다
학교도 S대 나왔고 직장도 좋은 곳으로 잡아서
무척 안정적이지만 키 작고 뚱뚱해서
남자가 주위에 한 명도 없었다
난 결혼하고 싶은데
30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선을 봤고
모두 한 시간짜리 남자들이었다
차도 마시는 둥 마는 둥 시계만
그리고 휴대전화기만 보다가 그냥 가는
남자들이 대부분
어제도 선을 봤는데
남자가 한 시간이나 늦게 나왔다
그런데 이 남자
예의와 교양은
전당포에 저당 잡힌 것 같았다
최소한 선 자리엔 정장차림
아니 최소 깔끔하게 와야 하는데
찢어진 청바지에 청재킷
그래도 36살이란 내 나이 때문에
굽히고 들어갔다
이 남자 다른 남자와는 달랐다.
오자마자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한다
밥 먹으러 가서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예의 교양뿐만 아니라 상식도 없고
한마디로 무식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난 36살 노처녀
이 남자는 그나마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었다
밥을 먹고 술을 마시러 갔다
가장 오래 만난 남자고
같이 단둘이 술을 마신 첫 남자다
취기가 조금 올랐을 때
이 남자 전문대도 괜찮겠냐? 이러는 거다
전문대라 학벌이 결혼과 무슨 상관이랴
네 괜찮아요
그 남자 다시 한번
진짜 진짜 전문대도 괜찮겠어?
난 웃으면서 괜찮아요 전문대도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그러자 그 남자 내 젖을 마구 문대는 것이다
젖 문대도 괜찮겠느냐를
난 전문대로 괜찮겠냐? 라고
들은 것이다
개새끼.!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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