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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과 착상의 과정은?

대한인 2013. 10. 4. 05:05
1. 수정과 착상의 과정은?


 

1) 멀고도 힘든 정자의 여행길

앞 장에서 이미 여러 번 설명했듯이 한 개의 난자를 만나는데, 왜 수억 마리의 정자가 필요한 것일까? 자연의 법칙에서 본다면 이것은 분명 이득이 없는 분명한 손실인데도 왜 이런 방향으로 진화는 계속되어 온 것일까? 서로 다른 수컷에서 유래한 정자들이 처절한 전쟁을 벌이는 동안, 난자잡이들은 다음과 같이 멀고도 먼 긴 여행을 통하여 자신들의 최종 목적을 이루려 한다.

여성의 질 안으로 사정된 정자들은 정자의 꼬리에 의한 편모운동과 자궁과 난관의 근육수축운동을 통해서, 정자가 싫어하는 약산성인 질내를 피하여 얼른 자궁을 거쳐 난관을 향해 전진운동을 하게 된다. 정상적인 여성의 질 입구에서부터 난관에 이르는 거리는 보통 15∼18cm이고 정자의 길이는 약 50∼70㎛(1㎛=1/1000mm) 이다. 만일 50㎛인 정자가 15cm 거리에 도달하려면 자기 자신의 3000배에 달하는 거리를 가야하는데, 이는 키가 170cm인 성인이 5.1km를 가는 거리와 같으며 약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한 번 생각해보자! 이것이 얼마나 긴 거리인 것인가를?" 한 번의 사정에서 배출된 수억 마리의 정자는 이와 같이 긴 운동을 거치는 동안에 오직 몇 백 마리만 살아남고 그 중에서도 한 마리만 수정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렇게 정자가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을 하도록 진화되었다는 것은, 멀고도 긴 여행을 거치는 동안 가장 운동력이 뛰어나고, 그리고 정자전쟁에서도 가장 우수한 정자만이 살아 남게 하려는 신의 의도가 아닐런지 모르겠다.


2) 난자가 배출되는 방법은?

난소의 표층에는 수많은 난포(follicle)들이 있는데, 한 개의 난포 속에는 한 개의 난자가 들어 있으며 난자는 이 난포 속에서 성숙하게 되다. 사춘기가 되면 그 때까지 휴면 상태를 취하던 이차 난모세포가 난포자극호르몬(FSH)의 영향을 받게 되어, 좌우 어느 한 쪽의 난소에서 한 달(약 28일)에 한 개씩 성숙하여 난소 밖으로 배출되는 이른바 배란 현상을 나타낸다(그림 6-1). 즉 난포가 성숙하면 난포액(원시난포속에 차 있던 액체)이 증가하고 난자는 난포벽을 압박해 난포벽의 일부가 파열되면서 난자가 난소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난자는 월경이 시작된 후 14일 만에 난소에서 방출되며, 수명은 보통 24 시간이다. 따라서 임신이 가능하려면 난자의 배란 직후에 곧바로 수정이 일어나야 한다.

 


3) 난자의 짧은 여행

난자는 혹 수정이 되었을 때 태아를 성숙시키기 위한 각종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거의 무한정으로 생산되는 정자와 비교하면 크기가 훨씬 크고, 일생동안 한 여성이 갖고 있는 난자의 수는 한계가 있어 오직 한 달에 한 개씩만을 생산한다. 이렇게 난자는 정자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운동성도 없기 때문에, 정자는 언제나 제 주인의 몸을 떠나 - 마치 나비가 꽃을 찾아 떠돌아 다니듯이 - 다른 개체(여성)로의 긴 여행을 하는 것이 주어진 운명이지만, 난자는 제가 태어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정자를 기다리게 된다.

한 달에 한 번씩 배란된 난자가 난소의 표면 가까이에 있는 난관채(fimbriae)의 섬모에 잡히게 되면 난관점막상피의 섬모세포(ciliated cell)에 의하여 자궁으로 운반된다. 이러한 섬모세포의 운동은 자궁을 향하여 파동치고 있으며 난관의 수축과 협동하여 난관 안의 난자를 계속 회전시킨다. 따라서 난자가 정자를 만나서 수정하게 되고, 이러한 회전운동에 의해서 수정란이 난관 안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난관 안에서 일어나는 섬모의 운동빈도는 난포호르몬(estrogen) 농도의 영향을 받아 배란시나 배란 후에 최대가 되며, 난관채나 누드부에서 그 운동빈도가 가장 많고 팽대부에서 협부로 갈수록 적어진다. 난관 안의 섬모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난관의 내부가 세균에 의해서 감염되면 섬모세포의 모양이 크게 바뀌거나 섬모세포의 수가 줄어들게 되어, 수정란이 더 이상 자궁 쪽으로 가지 못하여 난관에 그대로 착상이 되는 난관임신(자궁외 임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4) 정자와 난자의 만남

수많은 정자들 사이에서의 높은 경쟁을 이겨내고 마침내 1개의 정자(sperm)와 1개의 난자(egg)가 만나서 서로 합쳐져 한 개의 수정란(fertilized egg)이 되는 현상을 수정(fertilization)이라고 한다.

여성의 난관은 난자와 정자를 거의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특이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수정과 초기배(early embryo)의 발생에 알맞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분비되는 난관액(oviductal fluid)은 배란 직후의 난자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정자가 수정능력(sperm capacitation)을 획득하도록 도와주며, 수정 및 초기배가 자궁에 착상하기 전에 어느 정도 초기 발육을 가능하도록 해 준다. 여성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배란이 일어나면 배출된 난자가 이 곳(난관)으로 들어오는데, 수정은 주로 난관 끝에서 약 1/3지점인 난관 팽대부에서 일어나게 된다. 여성의 질에 남게 된 정자는 질 상피조직의 대식세포들에 의해서 파괴되거나 중력, 섬모운동, 근육의 움직임 등에 밀려 내려가다가 질분비물과 함께 체외로 배출된다.


5) 착상은 어떻게 진행되나?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하나가 된 수정란은 난관내벽에 있는 섬모운동과 난관의 연동작용에 의하여 서서히 자궁으로 이동하면서 2- , 4- , 8- , 16- , 32-세포기, 상실기(Morula) 등으로 계속 분열을 하게 된다. 즉 수정란은 곧바로 자궁에 착상하는 것이 아니라 약 3∼4일 정도 난관에서 이런 분열시기를 거쳐 어느 정도 성숙한 후, 난관 협부(isthmus)를 지나 자궁으로 이동한다. 수정란은 이와 같이 세포분열이 충분히 진행된 다음, 자궁에 도달할 시기 쯤에는 액체로 가득찬 세포구로 되는데 이를 포배(blastocyst)라고 부른다. 이런 세포의 바깥쪽 구는 영양막(trophoblast)이라 하고 포배에서 배아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이 포배는 자궁내막에 착상되기 전 며칠 동안을 자궁강 안에 머물면서 자궁액(uterine fluids)으로부터 영양을 취하고 세포분열을 계속하며 착상할 준비를 하게 된다(그림 6-2).


 수정 후 약 6∼7일경에 세포의 바깥쪽 구인 영양막(trophoblast)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를분비하여 자궁내막을 용해하고, 그 속을 뚫고 들어가 - 마치 어린 식물이 흙 속에 뿌리를 내리듯이 자궁내벽에 달라 붙어 - 착상(implantation)을 하게 되는데, 여성의 월경 주기상 약 21일 째에 일어난다(그림 6-3).

한편, 자궁은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의 작용에 의하여 자궁내막이 있는 세포가 증식되어 10∼12mm 정도로 두껍게 층을 이루게 되어 포배가 착상을 할 터전을 마련한다. 수정란이 착상을 한 후에는 포배의 일부와 모체의 자궁내 조직의 일부가 합쳐져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태반(placenta)을 형성한다.


6)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어떻게 커가나?


(1) 전배아기(수정 후 ∼ 첫 2주)

수정란이 난관을 통과하여 자궁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6일 정도이며, 이 때 배아(embryo)는 세포분열을 계속하게 되어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배반포(blastocyst, 포배기)의 시기에 이르게 된다. 그런 다음 배아는 자궁내벽에 달라 붙어 착상을 하게 된다. 착상 후 이 배반포에서 세포분열과 세포분화가 진행되면서 양막(amnion)과 융모막(chorion)이 만들어져 장차 배아를 보호하게 되는데, 전배아기의 과정은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면서 끝이 나게 된다(그림 6-3).


(2) 배아기(전배아기 다음 ∼ 6주)

눈, 심장, 뇌, 신장, 간, 소화기관, 탯줄등 신체의 여러 기관들이 만들어진다. 1개월 정도 자란 배아는 약 0.5cm이며, 이 시기에는 다른 척추동물의 배아와 비슷한 모양이므로 동물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양막이 점차 발달하여 배아의 주위는 양수로 채워지는데, 양수는 배아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배아를 보호하며, 양수로 채워진 이와 같은 공간에서 배아는 충분한 운동과 발육을 할 수 있게 된다.

배아는 탯줄을 통해 모체로부터 양분, 산소, 호르몬 등을 공급받고, 또한 노폐물을 주고 받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담배, 술, 카페인, 약물 등을 복용하게 되면 배아에게 직접 영향을 주게 되므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비정상적인 아기를 출산할 수도 있다. 배아기가 끝날 무렵에는 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등 모든 기관이 형성되어 완전한 사람의 모습을 갖추게 되며, 배아의 크기는 약 2.5cm이고 아직 남녀의 성구별은 어렵다(그림 6-4).


(3) 태아기(수정 후 9주 ∼ 출생)

이 시기부터 한 개의 원시생명체는 '배아(embryo)'와 구별하여 '태아(fetus)'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외부생식기도 더욱 분화되어 성구별이 가능해지고, 태아는 모체내에서 활발히 움직이므로 태동을 느끼게 된다. 약 5 개월부터는 신생아와 같이 잠을 자고 깨어 있기도 한다. 만일 이때에 조산을 하게 되면 태어난 미숙아는 아직 불완전한 호흡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존이 불가능하다. 임신 6개월이 되면 손가락을 빨고, 딸꾹질도 하며 양수를 삼킨다. 그리고 엄마의 심장고동 소리도 들을 수 있으며 운동이 활발해진다. 7개월 말에 태아의 크기는 약 35cm이고 몸무게는 1∼1.2kg 정도이며 신경계, 근육계, 혈관계 등의 조직이 거의 완성되어, 조산되어도 인큐베이터 내에서 키우면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 임신 8개월부터 태어날 때까지는 몸이 커지면서 외부 생활에 대비하는 시기로, 출산시에는 체중이 약 2.8∼3.7kg이고, 키는 약 50cm 정도가 된다(그림 6-4).


(a) 26일째의 배아

(b) 39일째의 배아

(c) 태반과 함께
있는 44일째의 배아

(d) 7주 째의 배아

(e) 양수속의
13주째의 태아

(f) 14주째의 태아

(g) 24주째의 태아

(h) 27주째의 태아
<그림 6-4 태아가 발생하는 과정>


7) 태반이 하는 일은? - 태반의 역할

태반은 태아측의 융모막과 모체측의 자궁내막의 일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임신 5주 이후에 완성된다. 태반은 태아를 싸서 보호하는 원반 모양의 조직이며, 태아의 생명줄인 탯줄이 태반과 태아의 배꼽을 연결하고 있다. 태반의 재미있는 표현은 독일어인 '무터쿠헨(Mutterkuchen, Mutter = mother, Kuchen = cake)'이며 '엄마의 케익'이라는 뜻이다. 태반이 있기 전에 모체와 태아 사이의 물질 교환은 수정란 표면에서 돌기를 내어 원시융모의 형태를 만들어서 태반기능을 대신한다. 태반은 태아(fetus)를 위해 모체로부터 받은 영양분을 공급해 주며, 또한 태아로부터 분비되는 노페물을 모체의 혈관계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착상 이후에 태반조직에서 분비되는 융모성 성샘자극호르몬(hCG, human chorionic gonadotropin)은 황체를 계속 유지시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시킨다. 이와 같이 호르몬 시스템에 새로운 균형이 이루어지게 되면 한동안 배란, 월경 등의 현상은 일어나지 않게 되어 임신이 계속 유지된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임신진단 시약(pregnancy test)의 원리는 소변에서 융모성 성샘자극호르몬(hCG)의 존재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한편 임신 10∼12주가 되면 태반이 충분한 양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게 되어 황체가 퇴화하게 되고 융모성 성샘자극호르몬(hCG)의 농도도 감소하게 된다.


8) 월경(menstruation) 현상이란?

수정란이 자궁을 향해 이동할 때에는 더욱 활발하게 자궁내막의 증식이 일어나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나 만일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두꺼워진 자궁내막(endometrium)은 수정란을 착상시키는 목적을 상실하게 되어 혈액과 분비물 등이 난자와 함께 몸 밖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이와 같이 자궁점막에서 일어나는 주기적인 출혈을 월경(menstruation) 이라고 한다.

(1) 월경주기(Menstural Cycle)

① 배란전기 (preovulatory phase)
월경이 시작되는 날을 1일로 계산하여 월경 5일∼13일째 까지의 기간이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의 작용에 의해서 여포의 성숙과 발생이 진행되는 기간이다. 성장하는 여포는 일시적으로 에스트로겐을 분비하여, 분비된 에스트로겐은 혈류를 따라 시상하부 및 뇌하수체에 영향을 주어 난포자극호르몬(FSH)의 분비를 억제시키는 반면에 황체형성호르몬(LH)의 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자궁내막의 성장을 촉진시키게 된다. 이 시기의 끝 무렵인 월경 13일 경에는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최고조에 달하게 되고 따라서 상당한 양의 황체형성호르몬(LH)이 분비된다. 이러한 황체형성호르몬(LH)이 분비된 지 12∼24시간 이내에 배란이 유도되는데, 이 시기가 월경 14±1일에 해당하는 배란기에 해당한다(그림 6-5).

② 배란기 (ovulation phase)
월경 14±1일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성숙한 여포는 파괴되고 난자는 복강으로 배출된다(그림 6-5). 배출된 난자는 난관으로 이동하게 되며 난자를 제외한 여포의 나머지 부분은 난소에 남아 지방질이 많이 함유되어 노란색을 띄게 되는 황체(corpus luteum)를 형성하게 된다. 이 황체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progesterone)의 영향으로 태아가 착상할 장소인 자궁내막의 두께가 두 배 정도로 증가되며, 또한 황체호르몬은 자궁근층의 수축을 억제함으로써 수정란의 착상시, 수정란의 탈락을 방지한다. 수정이 안 되었을 경우 황체(corpus luteum)는 퇴화하여 백체(corpus albicans)가 되어 난소 표면에 하얀 흠을 남긴다. 백체는 호르몬을 생산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못하게 된 자궁내막은 쇠퇴하여 월경을 일으키게 된다. 보통 황체는 배란 2일 후 형성되고, 약 2주 이후에는 변성되어 백체가 된다.

한편 임신 중에는 황체호르몬의 작용에 의해서 유선이 발달되며 난소의 배란이 억제되므로 이것을 '임신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배란기의 호르몬 변화는 흰색을 띄고 끈적끈적하던 자궁경부의 점액을 투명하고 미끈미끈하게 변화시킴으로써 정자가 이동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

③ 배란후 시기 (postovulatory phaase)
월경 15∼28일 째에 해당하며 황체(corpus luteum)의 세포들은 높은 농도의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분비된 황체호르몬은 뇌하수체로부터 황체형성호르몬(LH)의 분비를 억제하여, 만일 있을지 모르는 수정란의 착상에 대비하기 위하여 자궁내막의 증식을 촉진시킨다. 이 시기가 끝이 나면 1일∼4일 정도의 월경이 진행된다. 월경시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함께 감소되는데,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하여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FSH)이 분비되어 다시 새로운 월경주기에 들어간다(그림 6-5).

위의 내용을 요약하면 뇌하수체전엽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촉진하고, 황체형성호르몬(LH)은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촉진하는데, 「뇌하수체전엽 - 난소 - 자궁의 호르몬」 중에서 어느 한 부분의 균형이 깨어지면 규칙적인 월경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월경은 여성의 건강을 측정하는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따라서 초경의 시기, 월경 주기, 출혈의 지속 기간, 출혈량, 월경 때의 통증, 분비액 등을 잘 관찰하여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2) 월경 중에 성생활을 해도 괜찮은가 ?

전통적으로 월경은 깨끗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월경중의 성교는 남녀 모두에게 금기시 되어왔다. 그러나 월경 때의 성교를 꼭 장려할 필요는 없으나 그렇다고 금지해야 될 만한 해로운 영향도 없다. 미국의 한 보고에 의하면 100명의 여성 중에서 10명은 월경 중에 성교를 즐기고 있는데, 그 10명 중에서 5명은 평상시의 성감과 차이가 없었고, 2명은 평상시보다 월경중의 성감이 더 좋았으며, 3명은 성감이 더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때는 세균감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평소때의 자궁은 굳게 닫혀 있어 질 안으로 나쁜 병균이 들어와도 자궁내부까지 침입하지 못하지만, 월경 중에는 생리혈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하여 자궁입구가 약간 열리기 때문에 병균이 들어가기 쉽기 때문이다. 다량의 출혈이 있을 때는 금욕하고, 물론 성기의 애무도 하지 말아야 하며, 성교 직후에는 보통 때보다 더 청결히 해야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부부가 같이 원하고 남성이나 여성 모두에게 피에 대한 심리적인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월경중의 성교는 특별히 나쁘지 않다.

 


 

2. 여자가 아기를 못 가지면 칠거지악 중의 하나?


 

옛날부터 어쩌면 요즘에도 우리의 낡은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의해서 여자가 아기를 가지지 못하면 칠거지악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따라서 아기를 못 가지는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만 물어왔는데, 과학의 발전과 함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임에 관한 통계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는 독일의 경우에,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전체 부부 중에서 40%는 남성에 그 원인이 있으며, 그 중에서 25∼30%는 유전적인 질환으로 밝혀져 있다.

 

최근의 한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전체 부부 중에서 40%는 남성이 원인이고, 40%는 여성이며, 남성과 여성의 공통원인인 경우는 10%, 원인불명이 10%라고 한다(그림 6-6). 이러한 결과 자료는 독일과 우리나라에서의 불임에 관한 유사한 상황을 나타내 주고 있는데, 아마도 다른 인류 집단에서도 이와 거의 비슷한 분포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결국 여성이 아기를 못 가지면 칠거지악중의 하나라고 여겨서, 심한 경우에는 가정에서 쫓겨 나는 사태까지 발생했었는데, 이렇게 아기를 가질수 없는 부부의 경우에 남성쪽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입증된 셈이다. 그러면 과연 남성에게 불임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1) 정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격은?

얼마 전 TV의 한 보고서(KBS 2 TV, 영상기록 병원 24시)에 의하면 임신 가능한 정자의 최소 기준은 정액이 2.0㎖ 이상일 것, 정자의 수 1㎖당 2천만 마리 이상일 것, 정자가 50% 이상 전진운동 할 것, 정자의 형태(정상인 남성의 정자도 꼬리가 없거나, 머리가 2 개 이거나 하는 기형정자를 생산하며 물론 이들은 난자에까지 도달하지 못함)가 30% 이상 정상일 것이라고 한다. 요컨대, 정상적으로 임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자의 수와 질이 어는 정도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한 보고에 의하면 인간 남성의 정자의 수와 질이 산업화와 함께 점차로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남성 정자의 수와 질의 변화는 앞으로 인류의 생존자체를 위협하는 남성불임의 원인인데, 각종 정신적인 스트레스, 공해, 지나친 음주나 흡연, 환경호르몬 등이 이들의 가장 큰 주범이라고 한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남성불임환자 중 87%는 정자의 수와 질에 문제가 있으며, 나머지 13%는 고환에서 정자는 생산되지만 부고환 등이 막힘으로서 정자가 배출되지 못하는 무정자증이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인한 것이다.


2) 무엇이 정자의 수와 질에 영향을 미치나?

생쥐(mouse)를 통한 최근의 실험결과를 보면 소음 및 온도에 의한 스트레스를 주었을 때, 고환이 커지고 정자의 수와 운동성에는 별 이상이 없었으나 기형정자가 훨씬 많이 증가하였고, 하루에 소주 1 병의 양을 생쥐에게 먹였더니 고환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환경호르몬인 비스테놀A(종이컵의 원료)를 투여한 생쥐는 정자의 80% 이상이 죽었으며 그 나머지도 운동성이 거의 없었다.

 

담배연기 속의 카드뮴이라는 물질은 정자의 운동성을 10% 정도 감소시켰고 기형정자도 훨씬 많이 증가시킨다. 싱가포르의 선데이 타임즈 보도에 의하면 아내를 임신시킨 남성 240명과 불임남성 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자의 수가 평균치 이하인 경우 흡연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하여 불임가능성이 6배 가량 높았으며, 또한 정자수가 정상인 경우에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서 불임율이 16% 정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3) 시험관 아기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의학의 발달은 체외수정(in vitro fertilization)을 통하여 무정자증인 남성도 자신의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하였다. 이 방법은 현미경하에서 미세관(micro injection)으로 정자를 난자의 세포질 안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체외수정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해도, 이런 방법을 통하면 남성불임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텐데,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제 2 차 환태평양 불임학회(2000년 5월)의 한 보고에 의하면 자연상태에서 성염색체의 이상은 1000명당 2명 꼴인데, 정자를 난자의 세포질 내로 직접 주입하는 시험관 아기의 경우에는 1000명당 6명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성염색체에 이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미세관에 의해서 난자에 물리적 손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점은 차후의 기술적인 개발과 함께 보완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체외수정을 통하여 태어난 불임남성의 아들 역시 불임이고 이 숫자가 점점 늘어나게 되면 인류 전체에서 불임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체외수정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므로 오래 전부터 생명공학(Biotechnology) 기술을 통하여 근본적으로 불임남성의 원인을 찾고, 동시에 치료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한 예를 들어 정자는 난자벽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 정자의 끝부분(첨체)에서 난자벽을 녹이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아크로신(acrosin)을 분비한다.

 

이러한 아크로신의 DNA 염기 서열이 완전히 밝혀져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를 조작하여 형질전환 동물(transgenic animal)을 만들어 이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 밖에도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들이 밝혀져 이것을 이용하여 불임남성의 원인을 찾고자 하는 연구가 한창 진행중이다.


4) 정자 기능의 퇴화와 정자은행

미국에서는 정자 은행(bank)을 운영하여 타인에게 정자를 제공하는 일 외에도, 자신의 정자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정자를 보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덴마크의 남성들은 지난 1938년∼1990년의 약 50년 사이에 정자의 수가 평균 40% 정도 줄어들었고, 프랑스, 캐나다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싱가포르의 노엘 레옹 박사에 의하면 50년 전만 해도 남성들의 평균 정자수는 1mg당 1억 3천만 마리였으나 요즈음은 6천 5백만 마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은 다른 인류집단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리라고 여겨지는데, 특히 지나치게 음주와 흡연을 하고, 환경호르몬의 위험이 더 심각한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자기능의 퇴화에 대한 대비를 해야할 시기라고 본다.


5) 고환의 무게와 생식능력과의 관계는?

남성 생식능력의 척도는 정자의 수와 질(운동성)에 있다. 고환은 정자를 생산하는 공장이므로 고환의 크기(용량)에 따라서 정자의 수와 질이 결정된다. 우리나라 남성의 정상적인 고환의 크기는 12∼15cc 정도이며, 12cc 이하의 작은 고환을 가진 남성은 정자생산에 문제가 있다. 지난 50년간 남성의 고환 무게를 조사한 일본의 한 연구에 의하면, 그 기간 동안 평균신장은 7cm, 체중은 6kg이 증가했으나 고환의 무게는 오히려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한다. 고환의 무게는 정자의 생산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과 비슷한 동양문화권에 사는 우리로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다.


6) 운전을 오래하면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

런던 신문인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에 소개된 내용이다. 프랑스의 남성불임연구소 파트리크 토노박사가 수행한 연구결과,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직업이나 용접, 빵 굽는 일 등에 종사하는 남성의 경우에 음낭의 온도가 상승해 정자의 수나 운동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직업운전사들은 운전한지 20분이 지나면 음낭의 온도가 34.2℃에서 35.2℃로 올라갔고, 운전시간이 20분에서 120분으로 늘어나자 음낭의 온도도 35.5℃에서 36.2℃로 오른 뒤 안정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연구결과는 직업 운전사들의 정자수가 적고 기형정자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그 부인들을 임신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의 다른 남성들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이전의 연구 보고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