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나무 서어나무 물참나무 오순도순 숲을 이뤄 고요한 그 곳에 은밀한 호수 하나가 있다.
▲ 사라오름의 산정호수.
공중에서 내려다본 사라오름의 호수면은 어릴 적 콤파스로 동심원을 그려놓은 듯 동그란 것이 꼭 한가위 보름날 떠오른 달덩이 같다. 호수의 둘레는 어림잡아 250여 미터, 호수를 빙 두른 오름 정상의 능선 둘레는 1km 남짓하다.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가 1325m. 울울한 한라산 원시림 꼭 한가운데 솟아 있는 셈이다.
▲ 전망대에서는 한라산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성널오름
수평선 맑은 날에는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아련하게 다가온다. 호수 맞은편엔 새색시 볼처럼 불그레한 흙붉은오름이 수면 위로 머리를 빼꼼 내민 개구리처럼 하늘금을 그리고 있다.
사라오름은 본래 ‘신성한 곳’을 뜻하는 고어(古語) ‘솔’에서 왔다. 깊은 산 고요한 곳에 자리한 산정호수에 걸맞은 작명일 듯싶다. 탐라왕국의 도읍지 제주의 진산(鎭山)도 그래서 사라봉(紗羅峰)이다. 풍수학에서도 사라오름은 제주의 6대 명혈 가운데 으뜸으로 쳤다. 개미목과 영실(靈室)이 사라오름의 뒤를 잇는다. 그래서인지 호수 사면의 양지바른 숲에 묘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 산불 속에서도 살아 남은 참빗살나무.
▲ 마가목 나무 열매
수악계곡의 원류 중 하나인 사라오름 남쪽 사면에는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나오는 샘이 있다. 이 샘에서 물을 끌어다 만든 것이 바로 성판악 등산로의 사라샘물이다. 샘물에서 계곡까지는 무려 4km를 흘러도 시원함이 고스란히 남아 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찾아가는 길
▲ 오름이 개방되면서 들어선 분화구의 목책길.
※ 교통편
제주시와 서귀포에서 아침 6시부터 시외버스가 오간다. 제주와 서귀포에서 성판악까지 30-40분 걸린다. 평소에도 한라산 정상을 찾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성판악은 11월 1일 사라오름이 개방된 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 성판악 주차장은 매일 초만원을 이룬다. 심지어 도로 양편에 길게 늘어선 차량 때문에 교통 혼잡이 극에 달하는 주말에는 승용차 대신 버스를 타고 가는 편이 훨씬 낫다. <출처:제주도정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