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소장 역사학연구 그룹인 둥예쥔이 저술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총3권)는 중국 지혜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고전서이다. 중국에서는 청나라의 강희, 옹정, 그리고 건륭 황제에 이르는 133년의 3대 기간을 ‘강건성세’라고 부른다. 요순 시대가 태평성대의 대명사이듯, 이 ‘강건성세’는 말 그대로 중국이 통일을 하고 크게 세를 떨치고, 국가 기반을 튼실하게 닦은,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시기이다.
이 책은 중원을 평정한 강희제(수신제가), 강력한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준 옹정제(치국), 그리고 국가를 경영하는 데 탁월한 지략을 보여준 견륭제(평천하)를 통해 해당 시대를 이끈 최강의 리더십과 국가경영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1권 『수신제가』는 문무를 겸비한 대통합의 리더였던 강희제를 통해 “나 자신이 바로 서는 것은 물론 세상사를 대하고 헤쳐나가는 길”을 가르친다. 중국사 5천 년이 낳은 최고의 성군으로 추앙 받는 강희제는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수신제가의 표본이 되는 인물이다. 그는 소수민족 출신 군주였지만 이 수신제가의 지혜를 통해 문과 무를 동시에 겸비한 군주이자, 난세를 태평성세로 바꾸고, 역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대장부가 될 수 있었다. 그의 성품을 알 수 있는 한 일례를 보자.
강희제는 과오를 처리하는 면에서도 다른 황제들과 확실히 달랐다. 그는 과오가 있으면 군신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생각은 오랫동안 나라를 다스린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강희 45년 3월 10일, 강희제는 대학사 등에게 이렇게 말했다. “역사를 살펴보니 한대에 재해가 발생했는데, 황제가 재상을 엄벌에 처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상은 황 제의 치국을 보좌하는 신하이며, 잘못이 있으면 황제가 함께 책임을 져야 마땅하며, 재상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은 일이다. 국사를 재상에게 모두 맡긴 것은 황제의 잘못이니, 재상에게 그 죄를 물을 수 없다.” 강희제의 이런 생각에서 그의 치국 전략이 역대 그 어느 황제보다도 뛰어났음을 알 수 있으며, 또 한나라가 태평성세를 이룰 수 있는지는 황제의 관념과 도덕 수양의 정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희제가 역대 황제들 가운데 가장 긴 재위 기간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과오가 있으면 군신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치국사상에 힘입은 바 크며, 이 사상은 또 강희제가 역대 그 어느 황제들보다 위대할 수 있는 사상적 뒷받침이 되었다.
2권 『치국』은 강력한 군주제를 펼친 옹정제를 통해 보는 리더십이다. 굳게 참고 견뎌 흔들리지 않는 정신과 통찰력으로 거대한 제국을 성공적으로 평정하고 경영한 옹정제의 치국 비법은 ‘늑대의 속성’에 있었다. 옹정제는 일생을 통해 강인하고 치열한 늑대의 속성을 삶의 지침으로 삼아 황제가 되기 전의 권력 쟁탈과, 황제가 된 후의 통치에 유감없이 발휘했던 인물이다.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던 옹정제는 ‘굳게 참고 견디어 흔들리지 않는’ 정신으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지혜를 전해 준다.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왕자들 역시 치열한 골육상쟁의 과정을 겪어야 했다. 제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수많은 황실 자손들 중의 하나였던 옹정은 평범한 외모에 과묵하고 어눌했다. 게다가 위로는 ‘공간적, 시간적 이점’을 살릴 만한 위치에 있는 태자의 압력, 아래로는 여덟째 왕자의 ‘단결된 세력’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그들을 압도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옹정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황제에 등극했다. 그가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계기는 늑대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교활하고 잔인한 늑대의 근성을 깨달았고, 그것으로 타인을 능권 『평천하』는 지금의 중국 영토를 개척하고 확정한 건륭제의 세상을 경영하는 이치와 지략을 상벌의 균형, 백성에 대한 베풂, 군사 지휘 등의 범주로 나눠 설명했다. 건륭제의 평천하의 도는 조화와 균형을 통해 태평성세였다. 건륭제는 오늘날의 중국 영토를 개척하고 확정지은 인물이다. 3권은 건륭제의 평천하의 지혜를 통해 세상을 경영하는 이치와 지략을 전해 준다. 관리를 다스림에 있어 상벌간의 균형이 왜 중요한지, 백성을 사랑함에 있어 베풂과 섬김은 어떠해야 하는지, 군사를 부리는 데 있어서는 어떻게 해야 나라를 지키고 세상을 평정할 수 있는지 그 지혜를 만나게 된다.
백성을 길들이는 데는 은혜를 백으로, 위엄을 흑으로 삼았던 건륭제는 일찍부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주와 백성과의 관계는 마치 배와 물의 관계와도 같다. 배가 물을 떠나서는 그 동을 이룰 수 없듯 군주는 백성을 떠나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군사를 부리는 데도 건륭제는 긴장을 백으로, 느슨함을 흑으로 삼았다. 신하를 부림에 있어서도 충성을 백으로, 간사함을 흑으로 삼았다. 건륭제의 지혜는 물과 배, 흑과 백, 백과 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를 제약하는 것으로 그는 그 운용의 묘를 완벽하게 체득하고 있었다.
고전은 옛 선인들의 경험과 지혜이기 때문에 현대를 사는 오늘날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지혜의 샘이다. 고전이 주는 장점은 그것이 ‘옛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옛날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익함과 동시에 재미있기 때문에, 아무리 책이 두꺼워도, 매 페이지마다 색다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우리를 결코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고전은 또한 실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혼란한 오늘날의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위 세 권의 고전을 통해 재미와 유익함, 그리고 현대의 정보나 지식을 초월한 지혜의 샘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