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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불곰사업, 그리고 해병대

대한인 2013. 12. 4. 02:12

3차 불곰사업, 그리고 해병대
비용 대 효과 측면 가장 우수한 강습 및 상륙돌격전력 강화 가능
러시아에 대한 경협차관 현물 상환을 골자로 하는 한러 군사기술협력사업이 드디어 올 하반기에 착수된다.
이자를 포함해서 현재 남은 차관 액수는 약 12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사업은 현금 조기 상환을 요구하던 러시아와,
 기술이전 및 현물 상환을 요구하는 우리측의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다가 결국 우리측 요구를 수용하는 선에서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차관 잔액 12억 달러는 군사기술 제외하고 전액 현물로 들여올 경우만 따져서도 엄청난 구축함 1~2척이나
전투기 12대 안팎, 공격헬기 100대, 범용헬기 100~150여대, 전차 200~300여대를 들여올 수 있는 엄청난
액수이며, 현재 도입이 거의 확실시되는 IL-103이나 Ka-32 등의 국내 수요를 감안하더라도.. 적잖은 금액이
남을 수도 있고, 이는 곧 다른 장비들을 들여올 수 있는 예산상의 여유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고에서는 다양한 무기 및 기술 도입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이번 불곰사업을 통해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으며, 더불어 국방개혁 2020 수정안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한 해병대의
획기적인 전력증강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본다.

▲ 한국군 해병대 상륙작전의 사실상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상장대대의 상륙직후 돌격 모습. 초수평선 상륙작전이
일반화되고, 독도급 강습상륙함마저 전력화된 마당에 헬기도 없고, 고속 상륙정(LACA 등) 전력도 부족해 우리
해병대가 보여줄 수 있는 상륙작전이란 대대급으로 제한된 2차원적 돌격 상륙뿐이다.


1. 초수평선 입체 상륙작전의 열쇠, 공중강습 전력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현재 Ka-32가 해병대 공중강습 전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듯 하다. 일부에선
이를 놓고 승강 도어가 너무 작다거나 내부 공간이 협소해 병력이 얼마 탑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Mi-17 계열의 헬기를 도입해 해병대 강습상륙 전력으로 운용하자는 주장이 제기하기도 한다.
 

▲ 경찰청에서 운용중인 Ka-32에 비교적 경무장의(군장도 없는) 경찰특공대 병력이 탑승해 있는 모습(사진 위)와  
Ka-32는 아니지만 사실상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 해군 소속 강습헬기  Ka-29(사진 아래). 좌측에
 사람이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타고내릴 수 있는 도어가 하나 있고, 우측에도 이보다 약간 작은 도어가 하나 더
있다.


Ka-32는 비무장 기준 약 16명, 단독군장 병력일 경우 약 12~14명, 완전군장 병력의 경우 약 8~10명 가량의
탑승이 가능한데, UH-1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는 수준이나, 문제는 그 도어의 위치와 구조에 있다.
헬리본 작전이 크게 유용하게 활용되던 베트남 전쟁 당시 UH-1에 의한 공중강습은 강습을 전후해 몇 초동안
지면으로 내려왔을 때가 가장 피격 확률이 높았다.  때문에 지면에 완전히 착륙하지는 않았고, 1m 안팎으로 
호버링한 상태에서 무장 병력들이 지상으로 뛰어내렸고, 모든 병력이 뛰어내리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통상
3~5초 가량이었다. 하지만 헬기의 구조상 Ka-32 계열의 헬기에서는 약 10여명의 완전군장 착용 병력이 5초
이내에 이탈을 완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가뜩이나 표면적이 넓고 전고가 높아 피격률이 높은데 강습
시간까지 오래 걸린다는 것은 생존성 약화라는 치명적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두된 Mi-17 계열 헬기 도입은 정답이 될 수 없다. 바로 기체 크기 때문이다.

▲ 독도함의 엘리베이터 모습. 가로 18m, 세로 10m의 이 엘레베이터로는 약 19m 에 달하는 Mi-17 계열의 헬기
탑재가 불가능하다.

Mi-17 계열 헬기는 분명 엄청난 매력을 가진 헬기임이 분명하다. Ka-32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병력 수송이 가능하고,
 무장 능력도 있는데다가, 경차량 슬링도 가능한 엄청난 성능을 가졌지만, 가격은 거의 전차 1대값도 안하기 때문에
 플랫폼만 주어진다면 지금 불곰사업 예산만으로도 유사시 해병 1~2개 연대 강습이 가능한 항공단도 창설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가진 플랫폼에는 Mi-17급 헬기를 운용할 수 없다.

일단, Mi-17 계열은 육상 운용을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polding(로터 접기)가 안되며, 기체 길이가
 19m에 육박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탑재도 안될뿐더러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듯 같이 비좁은 격납고 내에서는
 운용할 공간도 확보할 수 없다. 
독도함은 헬기 격납고와 상륙병력(또는 물자) 격납고가 별도로 분리되어 있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고, 내부
 역시 그리 넓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1기당 최소 330 제곱미터의 면적을 잡아먹는 Mi-17급 대형 헬기 운용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결론은
- 비좁은 독도함에서 원활한 운용이 가능하되,
- 방염처리가 기본으로 되어 있어야 하며,
- 기존의 UH-1급 수준의 병력 수송 능력을 가진

기종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렇다면 기종은 딱 하나, Ka-32 계열을 채택하되, 신속한 강습이 가능하도록
도어 부문만 개조를 해서 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는 대안이 나온다.

강습병력을 실어나를 항공기로 Ka-32를 결정했다면, 문제는 어느 정도 규모로 들여오고, 운용은 누가 해야되느냐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적어도 1개 대대(-) 정도는 공중강습시킬 수 있도록 30~40여대 정도는 들여와야
 하며, 여기에 추가적으로 강습시 공중에서 화력지원을 담당할 건쉽 개념의 헬기도 몇 대 추가되어야 한다.
부족한 발진 플랫폼이야 LST-2와 추가건조될 독도함을 활용하면 된다.
그렇다면 규모가 50대 안팎으로 커지게 될 텐데.. 이쯤되면 해군이 필요할때 그때그때 빼갈 수 있는 전력이 아닌,
실제 전투를 수행하는 해병대가 필요할때 적재적소에 써먹을 수 있도록 해병대 사령부 휘하에 별도의 항공단을
창설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예산도.. 이번에 남은 차관의 3분의 1 정도면 가능할 뿐더러... Kamov 공장의 러시아
 정부 지분율이 높아서 별도로 많은 현금이 더 들어갈 일도 없으니 이 정도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2. 상장대대 화력강화 필요성
서두에서 현재 우리 해병대의 상륙은 공중강습 따위는 생각할 수도 없고, 기껏해야 상장대대와 LST를 통한 재래식
양륙 정도만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아무리 원거리에서 해군이 화력지원을 해준다지만, 과연 그
 정도 화력만으로 상륙 병력이 요새화된 해안선을 뚫고 안전하게 양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육지에 접안할
 LST도 기껏해야 40mm  기관포가 전부이고, K-1 전차는 거점이 확보된 이후에야 양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해답 역시 이번 불곰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BMP-3이다.

작년에 그리스가 러시아로와 약 25억 달러 규모로 BMP-3 무려 420여대를 계약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키프로스 문제로 터키와 앙숙인 그리스가 유사시 BMP-3 대규모 상륙전을 벌이면 함대로 막아도 다 못 막을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많았다.
현재 우리 육군 3기갑여단에서도 운용중인 BMP-3는 보병전투차이지만 보병전투차 답지않게(?) 승강 도어가
좁고, 위치도 어정쩡해서 탑승 보병에게는 그다지 선호되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화력만큼은 IFV계에서 거의
먼치킨급으로 통할만큼 강력해서 제한적이나마 적 전차와 교전도 가능하다.

▲ BMP-3는 그리스가 유사시 자력으로 지중해를 넘어 상륙전을 펼친다는 구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줄만큼 강력한
수상 항주 능력과 야지 주행능력, 그리고 다른 보병 전투차가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화력을 가진다.

이 정도 수준의 장갑차.. 불과 600만 달러 미만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리스처럼 대량으로 구매할 필요없이 각
사단별 상장대대에 1개 중대 규모씩만 배치해도 상륙시 엄청난 화력증강은 물론이고, 상륙병력의 생존성 향상
에도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 이번 불곰사업의 핵심은 난항이 계속되고 있는 국산 무기체계(KM-SAM이나 한국형 중/단거리 공대공 미
사일 등)의 유도 무기체계에 대한 기술이전이 될 것입니다만, 차관의 잔액도 적지않을 뿐더러.. 이 정도 예산이면
별도의 국방비를 투입하지 않고서도 해병대 전력을 대폭 강화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단지 1개밖에 안되는 정예 상륙사단의 존재가.. 북한으로 하여금 후방에 군단급 부대를 묶어놓을 수밖에 없는
전략적 효과를 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나 보급 등에서는 육군에 치이고, 해군에 무시당하는..
그런 현실이 안타까울뿐이다. 그런 점에서.. 원래 예산 타 갈 것들 다 챙겨가는 타 군들은 사실상 "공짜로 
생긴 떡"이나 다름없는  이번 불곰사업에서 한수 접고 해병대에 양보하는 것이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