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에 많은 분들이 애증을 느낄 것이다. 애정과 증오.
이 두 가지 모순된 감정이 나에게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의 감정과 많은 분들의감정이 틀리지 않다는 전제하에 박근혜 씨를 말하고자 한다.
나는 박근혜씨가 삐딱선을 타고 날개치듯 한나라당을 평지풍파를 만드는 것에 대해화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씨를 미워할 수 없다. 왜 그런가?
그의 삐딱선이 박근헤 자신의 솔직한 행동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씨같은 인물에 대해 정확한 탐구를 하려면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짚어봐야 한다.
어려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총탄에 잃었다. 그녀는 어렸을때부터 평범한 신분은 아니었다.
대통령의 딸로 18년을 지냈다. 그녀가 가장 순수하고 호기심 많고 감수성이 에민했을때부터 그녀의 주변에는 늘 권력의 인물들이 있었고 많은 힘센 손들이 그녀를 감싸고있었다.
어려서부터 권력자들은 그녀의 친근한 주변 아저씨였을 것이다. 그들에게 마음데로 어리광도 부리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당대의 사람들은 그녀를 무척 귀여워 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박근헤는 태생적으로 권력자의 유전인자가 몸에 배어있다. 남의 말을 듣는 것 보다 남을 부리는것을 더 많이 봤다.
그의 사상관에 가장 영향을 끼쳤을 분은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다.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대한민국 정통관이라는 것을 아버지를 통해 보고자랐고 필자도 지금까지 그녀의 사상관을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느끼기로는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여인이었다.박대통령이 서거할때 그녀는 성인이 되어있었다. 박근헤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90년 대 중반이니까 십오년여 세월의 공백기가 있다. 이때그녀는 무엇을 했을 까...
특별히 뚜렷한 활동은 없었다.
만일 그녀가 아버지의 서거 후 정치에 뜻을 품었다면 1979년 이후로 정치자로서의 수업을 닦고 그길을 걸어나갔을 것이다. 당시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주변인들이 우리 정치에 막강한 파워를 행세했을 때였다. 마음만 먹었다면 어렵지 않게 이삼십대에 초선의원이 되고 대한민국 권력자의길을 순탄하게 밟았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질 않았다. 왜 그랬을까? 당장은, 부모를 총탄으로 잃은 충격이 그녀의 젊은 시절에 많은 장애를 줬다는 것이다. 남동생이 그 충격으로 한때 페인의 길을 걸을 정도 였는데 여자인 그녀가 받았을 심정은 어떠하였을까?이 공백기에 남동생은 정말 어려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녀는 장녀이다. 장녀로서 집안의 가장역활을 하여야 했을 것이다. 아끼는 남동생이 페인의길을 걷는 것을 보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결심을 섰겠는가? 바로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라는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집안을 다시 세워야 할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생각한 집안이란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집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집안은 그것도 되지만 이 나라 전체가 그녀의 집안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그녀는 청와대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집안의 운명에 대해서 느끼기 시작할 무렵 그녀의 사고의 울타리는 단지 박씨가문의 모 집안의 울타리로 머룰러 있지않았을 것은 확실하다.. 어린시절부터 그녀는 나라의 집안이 곧 자신의 집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바로 그런 분이었기 때문이다. 나라가 잘살어야 집안이 잘사는 것이다.
그 신념의 아버지 밑에서 자랐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가 아니다. 그래서 박대통령 서거 후 한동안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은 이유는 여자로서 나름데로 다른 길이있었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녀의 생각데로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늘 최고권력자의 딸, 유신 공주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것이 그녀의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었고 어쩌면 자신의 숙명이 이미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삶은 포기하여야 함을 이때 깨달았을거로 추측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녀는 독해지기로 마음먹는다. 정치인의 길이 어떠한 길이란 것을 누구한테배울 필요없을 정도로 잘 알 고 있다. 그길은 목숨을 걸어야 되는 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정치를 시작할때 우선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자신을 지켜줄 충신이었다.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어 줄 사람이 있느냐 없는냐가 정치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척도였다. 자신을 따르는 사람의 사상이나 능력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쳐 줄 사람이 필요한 것. 자신의 아버지는 가장 믿은 부하한테 당했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 끝가지 충성을 다할 인물이 그녀가 정치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우선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그길을 걸었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고 따르는 사람은 끝까지 함께하는 보스적 정치행태가 여기서 시작된다. 누군가 믿었던 부하가 자기를 배반하면 그것으로 가차없이 베어버리는 그녀의 정치태도 또한 이것에서 비롯된다. 그녀를 잘아는 정치인들은 그녀의 눈밖에 난다는 것이 바로 그녀와의 관계가 끊어짐을 말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보스적 카리스마가 정치인의 중요한 재원이 되기시작한다. 자연스레 그녀를따르는 정치인도 앞뒤를 가리지 않고 그녀를 맹목적으로 추종한다. 그게 살길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정치인으로 입문하고서 승승장구한 비결은 이것이다. 결코 아버지의 후광은 아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실력자가 되던 때는 그녀가 당대표를 맡고서이다. 그녀의 생각이란 한나라 당은 자기 집안과 같다라는 것이다. 필자가 판단하기로는 박근혜는 탈당같은 것은 생각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탈당한다면 박근혜는 자신의 인생의 신념을 저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탈당은 자기 집안을 배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집안은 자기 손안에 있어야 한다. 국가의 장래도 자기가 속한 한나라당의 내부결속력을 얼마나 잘 틀어쥐고 있냐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집안의 주인인 자기를 배신하는 것과 자기의 지위에 도전해 오는 사람은 바로 국가의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좌파정권이 10년 간 이나라를 떡주무를 듯 할때 한나라당은 풍전등화와 같은 처지에서 내부결속력을 다져나갈 수 있었다.
지난 10년 간 한나라당이 유지되어 온 것은 그녀의 힘이 컸음을 부인하지 못한다느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자는 바깥일을 잘 모른다. 그러나 집안일은 남자보다 더 잘안다. 그녀가 대외적인 일에 삐딱선을 잘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의 탄탄한 지위를 구성하는 것은 그녀에게 너무나 본능적이고 쉬운 일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녀가 목숨을 걸고 승리한 것을 보라. 자기집안 한나라당이 사느냐 죽느냐라는 것을 지방선거에 투영한 결과 그녀는 여당 최고권력자의 지위를 획득하였다. 얼굴에 칼을 맞아가며 대전은요? 라는 것은 집안에 강도가 칼을 들고 왔는데 강도를 내쫒고 내자식은요?하는 것과 같다. 지금의 박근혜를 있게한 최고? ?사건은 바로 이 대전은요 라는 사건이다.
이 사건 하나에 많은 국민들이 열광하고 그녀가 어떠한 삐딱선을 타던 간에 그녀를 따른는 무수한 인물들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정치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나름데로 집안일을 하는 여성적 본능으로 터득하고 이뤄낸 것이다. 결코 이명박이나 정몽준 같은 자들이 해낼 수 없는 일을 그녀는 한 것이다. 아무리 박근혜를 욕하더라도 그녀의 정치적 입지가 조금도 흔들림 없는 것은 자신의 온 몸을 내던진 바로 이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집권 후 그녀가 일탈한 행동을 잘 봐야한다. 그녀는 좌파의 기세에 굴복할 인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바로 배신감이다. 그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깊은 배신감을 갇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등장은 그녀에게 배신감 자체인 것이다.
그녀의 입장에서 이명박은 굴러들어온 돌인것이다. 자기집안을 차지하려고 들어 온 씨앗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하는 이치인 것이다. 자기가 목숨을 걸고 지킨 이 한나라당 집안이 한 인물로 인해 짓밟히고 있는 것이다.
왜 안그렇겠는가? 얼굴에 칼을 맞아가며 당을 지켜냈는데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자들은 비주류로 밀려나고 이명박의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는데. 여자에게 있어서 그것보다 더한 괘씸한 감정은 없다.
그녀의 최근행보는 다 이러한 차원에서 본다면 맞다. 그녀가 적을 이롭게 하는 듯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깊은 감정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개인의 감정을 앞세워 무작정 앞뒤안가리고 똥오줌 못가리는 사람이 아니다.
노무현이가 연립정부라는 유혹으로 그녀에게 갖은 꼬리를 쳐댔어도 그녀는 넘어가지 않았다. 국가통치가치관이 노무현과 자기는 절대 같이 할 수없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당시 노무현 당의 어느 정치인은 박근혜를 두고 벽창호도 저런 벽창호는 없다라고 까지 했다. 한마디로 길이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않음을 빗댄말일 것이다.
그때 그때 시류를 잘 타 적과 서슴없이 손을 잡는 정몽준과는 다른 사람이다. 글이 너무 길어졌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박근혜는 현 통치권자가 그녀를 진심으로 대해주면 모든 것이 해결 난다는것이다. 말로다 그녀를 국정의 동반자라고 해봐야 소용없다.
그녀가 잘하는 말 진정성이 없다라는거..그 진정성이란 당의 권력은 모두 그녀에게 되돌려 줘야 함을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걸 못하기 때문에 지금 고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자신을 믿고 따뤄줄 사람이 자기쪽 사람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 믿고 따뤄 줄 사람이 바로 정몽준, 정두언, 이재오 같은 사람들이라고 보는 차이에서 연유한다. 한마디로 이명박은 이들을 믿으면 믿었지 박근혜는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정몽준, 이재오 같은 자에 비하면 박근혜가 훨씬 더 믿음직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허나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가신을 믿느냐 정적인 박근혜를 믿느냐에 있어서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음은 확실하다는 것을 말해두고자 한다.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