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울산이 급격히 산업화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울주군은 산촌과 어촌, 그리고 평야가 혼재했다. 해안과 인접한 주민들은 농사와 어업을 병행하는 ‘반농 반어’에 종사했고, 평야지대에서는 전업 농민이 많았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들면서 국가공단(온산공단)과 지방산업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울주군도 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울주군은 여전히 ‘문화관광의 허브’로 더 명성이 높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울주군의 중심지인 언양읍에 다다른다. 울주를 훑어보려면 언양을 기점으로 동서남북의 명소를 하나씩 찾아가는 것이 좋다. 울주의 지리성과 역사성을 학습하는데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것이 ‘반구대’이다. 언양에서 차를 몰아 북쪽으로 약 10여분을 올라가면 나타난다. 대곡리 사연호의 끝머리에 위치한 반구대(般龜臺)는 층을 이룬 바위 모양이 마치 거북이 넙죽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반구산(해발 265m)의 끝자락이 뻗어내려와 우뚝 멎은 곳에 층층이 쌓인 점판암으로 형성된 기암절벽이 솟았다. 고려말 충신 포은 정몽주가 언양에 유배됐을때 반구대를 자주 찾아 천혜의 절경을 즐기며 귀양살이의 괴로움과 외로움을 달랬다 해서 ‘포은대(圃隱臺)’라고 불리기도 한다. | |
울주군 지도 보기
21세기에 더욱 빛나는 선사유적의 메카
반구대 인근에 자리 잡은 것이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다. 반구대암각화는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의 일명 ‘건너 각단’이라는 곳에 새겨졌다. 그림이 집중된 바위 면의 크기는 너비 10m, 높이 3m이다. 그러나 그 좌우에서도 적지 않은 형상들이 확인됨에 따라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는 모두 10여 개에 이른다. 1960년 사연댐 건설로 연중 상당기간 동안 물 속에 잠겨 있는 암각화는 사슴·호랑이·멧돼지 등 육지동물 모습과 사냥하는 장면을 비롯, 고래·물개·거북 등 바다동물과 배·그물·작살 등 어업도구 등 총 75종 200여 점의 그림이 새겨져있다. 사냥미술인 동시에 종교미술인 반구대암각화는 선사인들의 생활과 풍습을 살필 수 있는 ‘최고의 걸작품’이 아닐 수 없다.
북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이르러 ‘천전리각석(국보 제147호)’이 나타난다. 천전리각석은 폭 9.5m, 높이 2m의 바위면에 사슴·개와 같은 육지 짐승과 사람얼굴, 그리고 여러가지 기하학적인 무늬 등이 새겨져 있다. 사람들의 행렬과 배, 상상속의 동물과 ‘명문’ 등도 보인다. 이 가운데 300여 자의 명문은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이 남긴 것으로, 삼국시대 이래 이곳을 성지로 여겼음을 짐작케 한다. 주변에 약 1억 년 전 형성된 공룡발자국과 신라화랑의 호연지기가 느껴지는 천전리각석이 산책로로 연계돼 역사체험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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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북이 엎드린 형상을 한 반구대.
- 2 국내 20여 곳의 우수 해수욕장 중 하나로 선정된 진하해수욕장.
- 3 태화강 십리대숲의 시발점이 되는 선바위 전경.
- 4 울주군 삼남면과 언양읍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작괘천.
- 5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으로 사시사철 다른 모습의 매력을 지닌 가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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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맥이 부럽지 않은 ‘영남 알프스’
언양읍에서 차를 몰아 서쪽으로 20~30여 분을 가면 울주군을 포근히 감싸는 ‘영남 알프스’가 병풍처럼 시야에 다가온다. 경남 밀양·경북 청도와 접경을 이루는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이곳에는 해발 1,000여 미터가 넘는 가지산·간월산·고헌산·신불산·영축산·재약산·천황산 등 7개의 고봉준령이 우뚝 섰다. 수려한 산세가 유럽의 알프스 못지않다 해서 ‘영남 알프스’란 이름이 붙었다. 낙동강과 동해를 나누면서 남하하는 ‘낙동정맥’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인 가지산(해발 1,241m)이 ‘울주 명산’의 최고봉이다. 영남알프스를 다녀온 등산애호가들은 가지산의 사계를 결코 잊지 못한다. 개나리와 진달래·철쭉이 흐드러진 봄, 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맑고 투명한 물의 세계가 펼쳐지는 여름, 단풍으로 오색의 화려함으로 ‘색채의 마술’을 선사하는 가을, 그리고 겨울 내내 머리에 첫눈을 이고 살면서 눈꽃을 피우는 겨울이다.
가지산 남쪽으로 보이는 신불산(해발 1159m)은 억새평원으로 유명하다. 인근 취서산 아래에서 신불재를 거쳐 신불산 능선까지 약 4㎞ 가량 이어진다. 매년 10월 억새의 절정을 맞는다. 국내 억새평원 중 가장 볼만 한 곳 중의 하나다. 한나절 조금 지난 햇살이 드리워진 시각에 해를 안고 억새를 바라보노라면 그 웅장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
유서 깊은 고찰과 계곡·기암괴석이 넘쳐나는 고장
가지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석남사(石南寺사)는 신라 헌덕왕 16년(824년) 도의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조선 현종 15년(1674년)에 탁영·선철 선사 등에 의해 중건됐다. 도의국사는 영산 명지를 찾던 중 가지산에 터를 정하고 신라 호국을 염원하기 위해 석남사를 창건했다. 석남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부 1기, 그리고 조선 정조 15년(1791년) 세워진 극락전이 볼 만하다.
석남사에서 언양읍 방면으로 되돌아오다 삼남면과 언양읍 접경 지점에 ‘작괘천(酌掛川)’이 있다. 물살에 깎여 움푹 파인 형상이 마치 술잔을 걸어 둔 것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 충신 정몽주가 글을 읽던 자리와 언양지방 3·1 운동의 중심지로서 그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는 명소다.
신불산 억새평원 인근에는 ‘파래소폭포’가 있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해서 ‘바래소’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검은 듯 푸른 수면위에 산의 그림자조차 초록색으로 비추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변에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위치해 등산 코스로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언양읍에서 동쪽으로 20여분을 나아가면 태화강 상류에 거대한 바위 하나가 솟아 있다. 이른바 ‘선바위’다. 울산 태화강의 십리대밭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 바위는 철새의 도래지로 유명하다. 울주의 선비들이 자연을 노래하며 시를 읊은 ‘입암정’이 또한 마음의 안식을 제공한다. | |
신불산 억새평원. 최고의 평원으로 꼽힌다. 신불산 능선을 따라 무려 4㎞에 이른다.
전국 최대 민속 옹기마을
선바위에서 남쪽으로 1시간여를 달리면 온양읍 외고산 자락에 아늑한 풍경의 도자기 마을이 나타난다. 외고산 옹기마을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30여 가구가 모여 살았고, 그들의 생활은 매우 곤궁했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부산에 많은 피란민들이 몰리면서 옹기 수요가 늘었다. 경북 영덕의 옹기장인인 허덕만씨가 부산이 가까운 곳을 찾다가 외고산 기슭에 가마을 만들고 옹기를 구운 것이 본격적인 본격 옹기마을 조성의 시발점으로 해석된다. 마을이 점점 번창하면서 1970년 온양읍 고산리에서 외고산으로 분동(分洞)했고, 가구수도 200여 가구나 됐다. 1970년대 후반에는 옹기장인 수가 350여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컸다. 이후 산업화로 마을 창시자인 허씨가 작고했고, 그 제자들이 하나씩 옹기공장을 일으키면서 지금 국내 최대 옹기마을이 형성됐다. 기온이 연중 비교적 온화하고, 상품의 수송경로가 편리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옹기가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하면서 재래 옹기의 수요도 점차 낮아져 지금은 128가구 중 40여 가구만 옹기업에 종사하면서 그 맥을 잇고 있다. 울주군은 옹기관광자원화사업을 추진, 대표적인 체험형 문화관광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 |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간절곶
울주군의 가장 동남쪽에 위치한 서생면에 매년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곳이 간절곶이다. 일출시간이 1월1일 오전 7시31분26초로 독도를 제외하고 한반도 육지에서는 가장 빠르다. 간절곶에는 ‘새우덤’이라는 육지에서 가장 많이 튀어 나왔던 바위가 있었으나, 해상의 안전을 위해 폭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절곶 등대는 매년 4월~이듬해 3월까지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을 위해 한시적으로 등대 부속건물을 무료로 숙박 및 취사가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간절곶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소망우체통’이다. 방문객들이 간절곶에서의 소회를 엽서에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수신희망자에게 배달해준다. 못다한 효도를 뉘우치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를 그리워하는 자녀들의 후회들, 자녀들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부모들의 가슴아픈 사연, 친구와 연인 사이의 희로애락이 소망우체통을 통해 쏟아져 나온다.
간절곶 북쪽 바로 위에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0년 우수 해수욕장 20곳 중 하나로 선정된 진하해수욕장이 있다. 길이 1㎞의 모래밭이 300여 미터가 넘는 너비로 펼쳐져 있어 하루 수용인원도 5만여 명이나 된다. 모래가 곱고 물빛까지 맑으니 그야말로 ‘명경지수’가 따로 없다.
해수욕장 앞 야경이 장관인 ‘명선도’ 또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일출 무렵 해송과 갈매기들 사이로 지나가는 고기잡이배는 사진동호회 회원들의 줄기찬 촬영 주제다. 진하해수욕장~명선도 구간은 평소 수심이 1.5~2m이지만, 매년 음력 2월~4월 낮 12시~오후 4시 사이에 길이 100여m, 폭 5m의 바닷길이 열린다. 서생면 진하리와 온산읍 사이 회야강 하구를 잇는 명선교(길이 145m, 너비 4.5m, 높이 17.5m)의 교각에는 660개의 조명등이 설치돼 여름 피서철 새로운 야간 볼거리로 등장했다. | |
가는길 서울·대전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산 톨게이트로 빠져나가면 울주군 언양읍이 나온다. 울산시내로 이미 진입한 관광객들은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방면으로 가거나, 울산~범서~언양을 잇는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통도사IC를 지나 서·울산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면 된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는 부산~울산 민자고속도로를 이용해 문수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 울주군 청량면으로 진입하거나,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톨게이트로 나가면 된다.
외고산 옹기축제 옹기는 숨쉬는 그릇이다. 그만큼 옹기에 보관된 음식은 쉽게 상하지 않는다. 외고산 옹기는 장작을 이용하는 가마로 만들기 때문에 재질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옹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는 축제가 옹기축제다. 2000년부터 매년 열렸다가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관계로 취소됐다. 올해는 제10회로 오는 10월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에 앞서 9월30일부터 10월24일에는 옹기엑스포가 열린다. | |
가는길 서울·대전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산 톨게이트로 빠져나가면 울주군 언양읍이 나온다. 울산시내로 이미 진입한 관광객들은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방면으로 가거나, 울산~범서~언양을 잇는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통도사IC를 지나 서·울산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면 된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는 부산~울산 민자고속도로를 이용해 문수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 울주군 청량면으로 진입하거나,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톨게이트로 나가면 된다.
외고산 옹기축제 옹기는 숨쉬는 그릇이다. 그만큼 옹기에 보관된 음식은 쉽게 상하지 않는다. 외고산 옹기는 장작을 이용하는 가마로 만들기 때문에 재질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옹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는 축제가 옹기축제다. 2000년부터 매년 열렸다가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관계로 취소됐다. 올해는 제10회로 오는 10월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에 앞서 9월30일부터 10월24일에는 옹기엑스포가 열린다. | |
가는길 서울·대전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산 톨게이트로 빠져나가면 울주군 언양읍이 나온다. 울산시내로 이미 진입한 관광객들은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방면으로 가거나, 울산~범서~언양을 잇는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통도사IC를 지나 서·울산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면 된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는 부산~울산 민자고속도로를 이용해 문수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 울주군 청량면으로 진입하거나,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톨게이트로 나가면 된다.
외고산 옹기축제 옹기는 숨쉬는 그릇이다. 그만큼 옹기에 보관된 음식은 쉽게 상하지 않는다. 외고산 옹기는 장작을 이용하는 가마로 만들기 때문에 재질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옹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는 축제가 옹기축제다. 2000년부터 매년 열렸다가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관계로 취소됐다. 올해는 제10회로 오는 10월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에 앞서 9월30일부터 10월24일에는 옹기엑스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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