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첫 와인 마스터 이지연씨 "맛·향 등 엄격 관리해야"
"탑승객들에게 기내에서 제공할 와인 한 병을 고르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매년 1000여종 이상의 와인을 시음(試飮)해요."
싱가포르항공의 와인 컨설턴트 이지연(41)씨는 "싱가포르항공의 연간 와인 소비량은 무려 220만병"이라며 "한 번 고르면 수백만명에게 내가 고른 와인을 맛볼 수 있게 하는 멋진 작업"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씨는 동양인 최초의 '와인 마스터(Master of Wine·MW)'다. 와인 마스터는 영국 와인마스터협회에서 1953년부터 자격을 부여해 온 '와인 박사 학위'다. 50여년 동안 와인 마스터 자격을 받은 전문가는 전 세계에 280여명에 불과하다. 이씨는 지난해 와인 마스터가 됐다.
- ▲ 동양인 첫 와인 마스터 이지연씨./이지연씨 제공
이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주, 스미스칼리지에서 인문학 학사,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다가 1988년 영국 옥스퍼드대에 1년6개월간 연수할 때 와인의 매력에 빠졌다.
그에게 "소주나 막걸리도 자주 마시느냐"고 물었다. 그는 "와인보다는 덜 좋아하지만 한국에 가면 소주나 막걸리도 즐겨 마신다. 지난번 한국 갔을 땐 막걸리 8종류의 맛을 봤다"고 했다.
"세계인에게 막걸리를 소개하려면 막걸리도 저가부터 고가까지 골고루 있어야 하고, 막걸리 브랜드 각각의 맛과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돼야 합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왜 사람들이 막걸리를 고급 주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와인은 맛과 향, 포도 종류와 같은 모든 정보가 매우 엄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평가됩니다. 그래서 와인 소믈리에와 같은 직업도 생겼고요."
막걸리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와인으로부터 한 수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