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융합미디어 혁신심포지엄 참가
"그냥 '왕(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만 써주세요. 회사 얘기는 전혀 모르거든요. 남편(SK 최태원 회장)이 몇 번 가르쳐주다가 언제부턴가 포기하던데요?(웃음) 평소 집에서 책 많이 읽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성공회대 CEO 과정에 나가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노소영(48)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차분하면서도 톡톡 튀었다. 노 관장은 23일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연합회가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후원,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1세기 융합미디어 혁신심포지엄'에서 기자와 만나 "미디어아트를 10년 했는데 아직 공부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미디어아트는 IT(정보기술)를 접목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을 의미한다.
"그동안 100여개의 작품을 만들면서 건축·출판·IT기기·인터넷 등 많은 분야를 예술과 접목했는데, 어느 순간 '왜 이런 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리적 융합에 집중하다 보니 '사람의 감정'에 소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인간학(humanics) 공부를 하고 있어요."
- ▲ 23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21세기 융합미디어 혁신심포지엄’에서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이 미디어아트와 인간학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그는 "기업을 운영할 때도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 관장에게 남편인 최 회장은 훌륭한 조언가다.
"처음에 아트센터 나비를 설립하면서 디지털아트를 하겠다고 말하니까 남편이 '감정에 대한 부분을 잘 연구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때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해가 되네요. 며칠 전에 남편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웃고 말더라고요." 반대로 최 회장의 기업 운영에 조언을 하느냐고 묻자 "제가 하긴 뭘 하겠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노 관장은 최근 신문에 글을 쓰고 소규모 강연회를 갖는 등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제 생활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잖아요. 그래서 움직이지 않으면 상자 안에 갇혀 있다가 사라질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글을 쓰면서 스스로 사회적인 부분에 관심도 갖고,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서울 공대 재학 중 유학, 스탠퍼드대에서 교육학 석사를 땄고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 시어머니(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부인 인 고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을 물려받으면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인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