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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닭으로 脯(포)를 뜨자 다들 칼을 놨다

대한인 2013. 12. 8. 15:16

 

대한민국 대표 박성훈(19)씨./롯데호텔 제공

박성훈씨, 아시아인으론 첫 기능올림픽 요리부문 金
초등학교 6학년때 요리입문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세계적인 요리사 되고 싶어"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 요리부문 대회가 열린 지난 4일 캐나다 캘거리 스탬피드파크. 대회 둘째 날을 맞아 33개국 대표 요리사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미스터리 바스켓(Mystery Basket)'을 열었다.

미스터리 바스켓은 대회 현장에서 요리의 주(主)재료가 공개되는 대회의 최종 단계이다. 앞서 5개 단계는 모두 대회 3개월 전부터 재료가 공개된다. 이날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180g짜리 영계 한 마리와 파스타가 들어 있었다.

8인분의 요리를 만드는 데 주어진 시간은 3시간30분. 잠시 고민에 잠겼던 대한민국 대표 박성훈(19)씨가 닭으로 포(脯)를 뜨기 시작했다. 박씨의 손놀림은 시간에 쫓겨 가슴살이나 다리 등 먹기 좋은 부위를 뭉텅뭉텅 떼어내는 다른 경쟁자들과 대조를 이뤘다.

닭은 순식간에 뼈와 내장이 발라진 한 장의 헝겊처럼 변했다. 박씨는 여기에 빵과 구운 마늘, 올리브기름 등을 채우고서 김밥처럼 말아서 불에 구워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요리가 완성됐다. 관객들이 박씨의 요리 앞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요리 부문 금메달을 따는 순간이었다.

"즉석에서 생각해 낸 요리가 아녜요. 이미 수십번도 더 만들어 본 요리였어요."

박씨가 느릿느릿 말했다. 그는 "종목 자체가 서양요리여서 동양인이 만든 요리에 대해서는 평가가 인색하다. 그 벽을 넘으려면 남들이 100점짜리를 낼 때 150점짜리를 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지난 5년간 쉬지 않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박씨가 요리에 입문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한국조리아카데미 원장이었던 아버지 박희준씨의 제자가 서울에서 열렸던 기능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나서다.

"태극기를 앞세우고 시상대에 올라서는 모습이 멋있었고 시상대의 한 귀퉁이가 아니라 한가운데에 서보고 싶었어요."

이때부터 그는 요리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매일 아버지의 학원에서 밤 10시가 넘도록 요리를 연습했다. 충남 천안의 병천고등학교 조리과로 진학했고 2007년 전국 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올해 초 고교를 마친 뒤에는 서울 롯데호텔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인턴 요리사로 들어갔다. 호텔에서는 총주방장을 비롯한 선배 조리사들이 대회를 앞둔 박씨를 위해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줬다. 퇴근 후에는 집에서 새벽 1시까지 또다시 연습에 몰두했다.

그는 "금메달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고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며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청춘을 요리에 쏟아붓고 있는데 후회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랬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왜 후회합니까. 저는 컴퓨터도 잘 켜지 않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다른 곳에 쓰고 싶지 않거든요. 놀러 못 다닌 아쉬움은 있지만 결국 금메달로 보상받았다고 생각해요."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