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한국인 - Proud Korean
대단한 한국인 우리가 최고
왜 스스로 깎아내리고, 부정하고, 자학하나
“이놈의 나라 지긋지긋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여러 번 들어본 말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나라를 ‘씹는’ 게 일상사가 돼버렸다. 과연 그럴까? 정말 한국은 형편 없는 나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대로 ‘한국은 대단한 나라’ 다. 이념갈등, 지역분열, 빈부격차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는 어느 나라나 갖고 있는 골칫거리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우리에겐 다른 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좋은 점들이 적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편리한 법과 제도가 수두룩한데도 우리는 이를 사실대로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자기비하 풍조 때문이다.
주간조선은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광복 및 정부수립 후 60여년간 우리 한국인이 이룩한 업적을 분야별로 나눠 살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대부분 해외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도 우리만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온 것들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기본 관념이 ‘자기 학대’ 였다면 이제부터는 ‘자랑스러운 한국인(Proud Korean)’ 으로 바꿔야 한다. 주간조선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를 보다 정확히 설명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기획을 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60여년간 대한민국이 이룩한 업적은 수없이 많다. 이들 업적을 압축하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함께 달성한 것’ 으로 귀결된다. 2차대전 후 지구상에 수많은 신생국가가 출현했지만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2차대전 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로 독일과 일본도 빠지지 않고 거론되지만 이들 나라는 경우가 다르다. 독일과 일본은 2차대전 전부터 강대국이었는 데다 각각 마샬플랜과 한국전쟁이라는 특수(特需)에 힘입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짧은 시간에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이들 나라 입장에서 보면 고도성장은 부흥(復興)인 셈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달랐다. 지구상에서 가장 악질적인 제국주의 국가였던 일본의 식민지로 가혹한 수탈을 당했던 데다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남북으로 분단됐고 1950년에는 2차대전 후 최대 전쟁인 한국전쟁까지 발발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
대부분의 신생국가는 가난했지만 한국처럼 3년간의 전쟁을 치러 폐허가 된 나라는 없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던 1960년대 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은 희망이 없는 나라’였고 어디서나 무시당하는 존재였다.
그랬던 나라가 지금은 세계 15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로 우뚝 솟아 있다. 그것도 최근 수년간 랭킹이 뒷걸음질쳤는데도 이 정도다. 민주화는 또 어떤가? 언론의 자유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과 유럽 못지않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 또한 세계적 수준이다.
TV · 에어컨 · 휴대전화 · IT … ‘세계 1위’ 의 나라
우선 경제성장부터 살펴보자. 한국은 ‘한강의 기적’ 으로 불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한국은 수출로 경제규모를 키워왔고 실제로도 수출대국이다. 올해는 10대 수출대국에 진입했고 3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세계 9위권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의 질은 더 좋다. 반도체,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골고루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2위 국가인 일본과 주요 분야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유일한 신흥국가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기업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세계 무대에서 가장 극적인 광경의 하나로 소니(SONY)의 몰락을 들 수 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세계 최고의 가전왕국’ 소니를 몰락시킨 주인공은 한국기업 삼성전자다. 삼성 휴대전화는 세계 2위까지 올라섰고 1위 등극도 시간문제로 간주된다. TV도 삼성전자가 3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LG전자의 에어컨은 10년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굴러다니는 광고판인 자동차 부문에서의 선전(善戰)도 눈부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 순위에서 처음으로 4위에 올랐다. 소비재는 아니지만 포스코도 세계적인 철강회사의 반열에 올라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IT(정보기술)강국이기도 하다. 한국은 인터넷보급률과 속도에서 세계 1위 국가다. 적극적인 소비자가 많고 상호 의견교환이 활발해 한국은 세계 최고의 테스트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준 높은 한국 소비자 밑에서 단련된 한국기업들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다.
월마트, 까르푸, 네슬레, P&G 등 세계적 소비재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 단적인 예다.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로 치부되고 있다. 올해 칠레의 한 와인업체는 한국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과거에는 “일본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였던 것이 지금은 “한국에서 통해야 세계에서 통한다” 가 됐다.
IMF·글로벌 금융위기 비켜! 위기에 강한 나라
강인한 회복력도 한국경제의 특장(特長)이다. IMF 외환위기도 한국이 가장 먼저 극복했다. 한국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IT 투자 등을 통해 경제를 빨리 회복시켰다. 특히 IMF 때 전 국민이 동참한 ‘금 모으기 운동’ 은 세계적으로 찬탄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9월 전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제위기도 한국이 가장 먼저 극복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경제 회복이 상대적으로 늦어질 것으로 예견됐으나 이번에도 보란 듯이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한국의 경이로운 회복력을 평가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강의 기적’ 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이 민주화다. 1980년대 초반까지 경제성장에 주력했던 한국인들은 1987년 6·10항쟁을 계기로 민주화에도 눈길을 돌리게 된다. 한국인들은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을 종식시키고 대한민국을 완전한 민주국가로 진입시킨다.
문민지배로의 전환 이후 여야 정권 교체도 평화적으로 이뤄졌다. 정세가 불안할 때마다 간간이 나돌았던 ‘군부쿠데타설’ 은 이제 과거 이야기가 됐다. 쿠데타 위험 제로 국가가 된 것이다.
가장 무서운 법은 국민정서법 … 여론이 강한 나라
한국은 기본적으로 문민지배의 전통이 있고 여론이 존중되는 나라다.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가 군복을 벗고 대권에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한국 사회에 문민지배의 전통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는 군인들이 군복을 입은 채로 집권한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와 대비된다.
대한민국은 위정자들이 여론을 극도로 존중할 수밖에 없는 나라다.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서운 법은 국민정서법” 이라는 말도 있다. 한국에선 그 누구도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에서 여론을 무시한 위정자들은 예외 없이 불행한 말로를 걸었다. 보급률 100%에 가까운 인터넷은 여론의 힘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들도 인터넷에 여과 없이 뜨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영국이 300년 걸린 일을 30년에 이룬 ‘기적의 나라’
한국이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기적’ 의 바탕에는 교육이 있었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자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입시지옥과 엄청난 사교육비 등으로 한국의 교육은 국내에선 늘 비판의 대상이지만 해외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한국의 사교육은 효율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거의 해마다 공교육 제도를 바꾼 것도 국내에선 비판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국가 발전 열망이 강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 들어 수차례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 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대한민국의 기적’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존 던컨 미 UCLA 한국학연구소장은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영국이 300년 걸린 걸 한국은 30년 사이에 이뤘다”며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민주화를 쟁취해냈고 교육 분야도 많은 성장이 있었으니 한국은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고 말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는 “선진국치고 부정적인 자기인식을 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며 “신생국가에서 이만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은 칭찬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나라이니 국민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교과서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문화예술 · 스포츠
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문화예술과 스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대한민국은 세계무대에서 이 분야의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보이, 영화, 한류, 김치 등은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 문화·예술의 키워드들이다.
대한민국 비보이들은 잇따라 세계대회를 석권하고 있고, 한국 영화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자국 영화 점유율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골프는 세계 최정상권에 진입한 지 오래다. 부자나라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수영,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겁 없는 젊은 코리안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영화
한국영화 점유율 42% … 40% 이상은 미·일 등 4개국뿐
최근 한국영화 ‘해운대’가 1000만, ‘국가대표’ 가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7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51.2%를 기록했다. 2008년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5083만명이었고, 한국영화 점유율은 42.1%였다. 2007년 50.0%보다 하락한 수치였지만, 2009년 상반기 37.2%였던 점유율이 하반기 들어 빠르게 회복되며 40% 지지선을 확보했다. 2007년을 기준으로 자국 영화 점유율이 40%가 넘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서 미국, 인도, 일본 등 4개국뿐이다.
한국영화는 내수시장에서만 강세를 보여온 것이 아니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 더욱 환영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은 2004년 ‘사마리아’ 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칸이 사랑하는 감독 박찬욱은 2004년 ‘올드보이’ 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 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 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았고 2007년 ‘밀양’ 으로 여자 주인공 전도연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임권택 감독은 2002년 ‘취화선’ 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 비보이 공연
비보이
4대 비보이 배틀 우승 휩쓸며 ‘세계 최강’ 군림
지난 8월 8일 한국 비보이팀 ‘라스트 포 원’ 멤버 신영석씨가 대한민국 비보이로서는 처음으로 ‘옥타곤 배틀’ 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 대회는 ‘비보이계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다이나믹 로커스와 에일린 네스가 주관하는 행사이다. 신씨는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플래닛 비보이’(감독 벤슨 리·10월 국내 개봉 예정)를 통해 이미 많은 미국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세계 4대 비보이 대회 중 독일 ‘2005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와 영국 ‘2005 UK 비보이 챔피언십(U.K B-Boy Championship)’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신씨가 속한 비보이팀 ‘라스트 포 원’ 도 2002·2004·2005·2006년 ‘배틀 오브 더 이어’ 에 참가했다.
2005년에 우승을 하고 2006년에는 준우승을 했다. 이 대회에서 2007년에는 한국 비보이팀 ‘익스트림 크루’ 가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한국의 비보이팀인 ‘갬블러’ 는 2003·2004·2005년 세 번 연속으로 ‘배틀 오브 더 이어’에 참가해 2004년 대회에서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세계 4대 비보이 배틀이란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비보이 배틀의 월드컵’ 이라고 여겨진다), 영국 ‘UK 비보이 챔피언십’, 미국 ‘프리스타일 세션’ 과 국가를 옮기면서 개최되는 ‘레드불 BC onE’ 을 말한다.
클래식
조수미 · 신영옥 · 홍혜경 … 세계적 프리마돈나 수두룩
한국의 성악가, 지휘자, 연주자 등도 세계 최고로 극찬 받고 있다. 성악가 중의 대표 주자는 역시 조수미씨. 그녀는 이탈리아 유학 2년 만에 나폴리에서 개최된 존타 국제 콩쿠르를 거머쥐었고, 이어 이탈리아 시칠리안·베로나 국제 콩쿠르,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국제 콩쿠르 등에서 1등을 차지했다.
신영옥씨는 미국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했고, 1989년 스폴레토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역으로 정식 데뷔했다. 1991년에는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의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리골레토’의 질다 역을 맡아 프리마돈나가 됐다.
두 사람의 선배는 홍혜경씨. 줄리아드음대를 나온 그녀는 198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티토왕의 자비’의 세르빌리아 역을 맡아 프리마돈나가 됐다.
정명훈·정명화·정경화로 이뤄진 ‘정트리오’는 세계적인 클래식 남매이다. 정명훈씨는 프랑스 국립바스티유오페라단 음악감독 겸 상임 지휘자, 이탈리아 로마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등을 거쳐 현재 서울시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맡고 있다.
한류
아시아 넘어 할리우드로 … 이병헌·원더걸스 질주
대한민국의 한류는 배우와 가수를 중심으로 계속 흐르고 있다. 이제는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일본 시장을 이미 석권한 가수 보아는 미국까지 진출해서 선전을 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장악한 비, 세븐, 원더걸스도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이들 중 원더걸스의 반응이 가장 좋다.
원더걸스는 최근 폭스TV의 ‘웬디 윌리엄스 쇼’ 에서 히트곡 ‘노바디(Nobody)’ 를 부르며 미국 시청자들에게 생방송으로 인사를 했다. “아시아의 센세이션이자 빅스타의 첫 미국 TV무대” 라는 웬디 윌리엄스의 소개와 함께 무대에 오른 원더걸스는 영어 버전의 ‘노바디’ 를 열창했다. 원더걸스는 3인조 그룹 ‘조나스 브라더스’ 의 전미 콘서트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배우 중에서는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상영 중인 영화 ‘지.아이.조’ 에 스톰 쉐도우 역으로 등장한 이병헌이 미국 시장 공략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시에나 밀러, 데니스 퀘이드 등이 함께 출연한 ‘지.아이.조’ 는 미국 개봉 첫 주말에 4007개 상영관에서 5620만달러를 벌어들여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개봉 16일 만에 200만명을 동원했다.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에서 이병헌은 배우 검색 인기순위 ‘스타미터(STARmeter)’ 에서 23위에 올랐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국내 배우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김치
‘세계 5대 건강식’ … 이제 세계인의 식탁에
대표적인 한국 음식인 김치는 이제 세계적인 건강음식으로 대접 받고 있다.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 에 의해 ‘세계 5대 건강음식’ 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헬스 인터넷판(www.health. com)에서는 “발효식품인 김치에는 소화를 향상시키는 유산균, 섬유소,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암세포의 성장을 막아주고 체중증가를 방지하는 저지방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면서 스페인산 올리브오일, 그리스 요구르트, 일본 두부 등 콩식품, 인도 렌틸콩과 함께 5대 건강음식으로 선정했다. 5대 건강음식 중 3개(김치, 일본 콩식품, 인도 렌틸콩)는 아시아 식품이며, 2개는 발효식품이다.
스포츠
선진국형 종목인 수영·피겨 급성장 … 골프는 한국 천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아시아 수영계를 호령하고 있을 즈음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미국의 마크 스피츠가 세계 신기록 7개를 작성하며 금메달 7개를 휩쓸었다. 조오련의 기록은 스피츠에 비하면 비교 자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마크 스피츠의 신기록 행진을 지켜본 한국인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했다. “올림픽 수영은 선진국 백인들 잔치야. 한국인은 안돼!”
그로부터 36년 뒤. 박태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한 개씩 땄다. 그 순간 모든 국민은 박수를 치며 울먹였다. 불가능한 줄로만 알았던 수영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박태환이 너무 고맙고 기특해서였다.
수영은 전형적인 선진국 스포츠다. 어려서부터 실내수영장에서 물을 익히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야만 세계적 수준에 오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대도시에는 동마다 실내수영장이 있다. 지방의 자치단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실내수영장에서 ‘미래의 박태환’을 꿈꾸는 수영 꿈나무들이 물살을 헤치고 있다.
수영과 함께 또다른 선진국형 스포츠는 피겨스케이팅이다.
1980~1990년대만 해도 피겨스케이팅은 유럽과 미주 선수들의 전용 공간이었다. 카타리나 비트, 일레인 자야크, 도로시 하밀, 미셸 콴 등. 아시아에서는 2000년대 들어 일본 선수만 겨우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하지만 2008~2009년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스타는 한국의 김연아. 지난 3월 김연아는 LA세계선수권 대회의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신기록을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과천실내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배운 토종 피겨스케이터다. 김연아가 2009년 세계선수권에 이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당분간 김연아의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프로골프도 일찌감치 그 장벽이 무너졌다.
이미 LPGA는 한국여성 골퍼의 독무대가 된 지 오래다. 한국 여성골퍼의 강세가 지속되다 보니 LPGA 주최 측은 이를 막아볼 속셈으로 별의별 잔꾀를 내고 있을 정도다. 지난 8월 16일 양용은이 PGA 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결정판이었다.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 한국축구가 이룩한 위업(偉業)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5개국만이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한국인 중에는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에 대해선 큰 감동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 2002 월드컵 4강이라는 훈장 때문이다. 이제 한국인은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나가 ‘몇 강(强)에 진출하느냐’ 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1970~1980년대 한국축구가 최종예선에서 패배해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지 못했을 때 나라 전체가 침울해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불과 20여년 만에 벌어진 현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7개로 종합 13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금메달을 수확한 종목이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를 제외하면 야구, 유도, 수영, 양궁, 사격, 역도, 배드민턴이다. 육상에서만 메달을 땄다면 선진국형 메달 분포라 할 만하다. 복싱을 비롯한 격투기 종목의 퇴조는 상징적이다. 베이징올림픽 메달 분포는 ‘국력 15위’ 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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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 + IT = '우뚝산업'
삼성중공업이 만들고 있는 드릴십(drill ship·수심이 깊거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가스를 시추하는 선박 형태 설비)은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 강풍에서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첨단 위치 제어 기술을 갖추고 있다. GPS와 음파를 활용해 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센서를 통해 바람과 파도의 정보를 분석한 다음, 배 밑에 장착된 위치 제어 장치 6개가 360도 회전하면서 평형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이 드릴십은 대당 가격이 1조원이 넘는 초(超)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처럼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이 IT를 기존 제품에 접목,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조선·중공업과 같은 '굴뚝산업'도 I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은 인터넷 기반의 3차원 설계시스템과 조립 로봇, 자동운항제어기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IT 기술을 통해 배를 완성하는 '디지털 조선(造船)'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휴대 인터넷 와이브로(WIBRO)를 활용한 '유비쿼터스 조선소' 를 개통한다. 무선으로 공정을 원격 관리하는 것.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실제로 배를 건조하기 전 컴퓨터로 미리 조립을 해보는 '사이버 탑재 공법'은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 내지 못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와 IT의 만남도 활발하다. 현대모비스와 삼성LED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친환경 LED 전조등 공동 개발에 나섰다. SK텔레콤과 르노삼성은 4월 이동통신과 위치추적 기술(GPS)을 결합해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차량을 원격 제어하고 교통·생활 등 편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테크윈은 유인·반자동 시스템 위주인 국방 무기가 무인·자동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흐름에 맞춰 국방 로봇 시장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유명호 삼성테크윈 상무는 "국방로봇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에 44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한국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이 나온 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반이 큰 힘이 됐다"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IT 융합을 통한 기술 발전과 효율성 증대가 필수적" 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71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