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구선생 서명 태극기 등15점 문화재 등록
김구선생의 서명이 든 태극기 등 옛 태극기 15점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60주년을 맞아 역사적 가치가 큰 옛 태극기 15점을 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
문화재청이 등록예고한 태극기는 독립기념관 소장 김구선생 서명문(署名文) 태극기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데니 태극기, 동덕여대박물관 소장 동덕여자의숙 태극기, 하남역사박물관 소장 미(美) 해병대원 버스비어 기증 태극기, 국회헌정기념관 소장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게양 태극기 등이다. 특히 독립기념관은 김구 서명문 태극기 외에도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남상락 자수 태극기 등 11점의 귀중한 옛 태극기를 소장하고 있다.
이 중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광복의지가 생생히 담겨있는 것으로, 당시 광복운동을 돕던 벨기에인 매우사(梅雨絲, 미우스 오그)신부에게 전달한 것이 안창호선생의 유족이 입수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것이다. 이 태극기 바탕에는 광복군에 대한 우리 동포의 지원을 당부하는 김구선생의 친필이 인장과 함께 남겨져 있다.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는 상해 대한민국임시의정원에 걸렸던 태극기이며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김붕준위원이 보관하다 후손이 독립기념관에 관리위탁한 것이다. 또 데니 태극기는 조선말 고종이 미국인 외교고문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태극기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태극기 실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데니는 1886~1890년 고종의 정치외교 고문으로 활동하다 귀국 시 태극기를 간직했고, 그의 후손이 한국에 기증했다.
미 해병대원 버스비어 기증 태극기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수복 시가전 중 트럭을 몰던 미군에게 우리 시민이 전달해준 태극기로, 미 해병대원 버스비어가 전쟁기간 내내 군용트럭에 꽂고 전투현장을 누비다 귀국 시 갖고 돌아가 50여년간 보관했던 것을 2005년 하남시에 기증, 현재 하남역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동덕여자의숙 태극기는 1908년 동덕여자의숙 개교와 함께 교정에 게양되고 일제 36년동안 장롱 속에 깊숙이 숨겨져 보관돼오다 한국전쟁 당시 조동식교장이 태극기를 옷 속에 꿰매고 봇짐에 넣어 피난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간직돼온 태극기다. 또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는 이승만박사가 1942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한국독립 만찬파티를 열 때 사용했던 태극기다.
이번에 등록예고된 태극기는 구한말부터 한국전쟁기까지 제작사용된 태극기로 기본적으로 4괘(卦)와 음(陰) 양(陽)의 태극문양이 있고, 그 내력이 밝혀진 것 중 문화재적 가치가 큰 것들이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공고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로 공식등록할 예정이다. 또 새롭게 발굴되거나 등록대상에서 누락된 태극기도 조사연구를 통해 추가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