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몰랐던 중부 베트남 이야기 Nha Trang & Da Lat Q&A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논 위에서 검은 소를 몰고 가는 소년, 혼잡한 도로를 어지러이 질주하는 오토바이. 우리가 생각하는 베트남의 풍경이다. 하지만 달랏에 다녀온 사람들은 프랑스풍 건물들과 커피향으로 가득한 로맨틱한 거리를 떠올린다. 냐짱은 아름다운 해변의 미소를 가득 머금은 사람들과 신비한 참파 왕국의 유적에 대한 기억을 남겼다. 우리는 아직 베트남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아늑한 태양 아래서의 휴식 냐짱
냐짱은 베트남 최대의 휴양지라 불리는 곳이지요? 얼른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가에 앉아 일광욕을 하면서 편안히 쉬고 싶네요.
물론 냐짱은 드넓은 해변을 가진 베트남의 대표 휴양지죠. 크고 작은 고급 호텔과 저렴한 숙소가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냐짱 해변은 2004년 <포브스(Forbes)>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지 TOP 12에 들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더구나 연중 300일 이상이 맑고 습도가 낮아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에요.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냐짱의 아름다운 섬들을
감상할 수 있는 보트 투어와 참파(Champa) 왕국의 오래된 유적지 포나가르(Po Nagar) 참탑을 구경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죠.
저는 천혜의 휴양지에서 편안히 쉴 생각만 가득 품었는데요. 보트 투어는 어떤가요? 멀미가 나진 않을까요?
냐짱만에 있는 20여 개의 아름다운 섬들을 구경하느라 멀미를 할 틈이 없을 겁니다. 보트 투어는 3시간 동안 원하는 섬만 구경할 수도 있고 원한다면 하루 나절을 배 위에서 보내며 흩어져 있는 섬들의 자태를 감상하고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죠. 섬에 있는 배 모양의 독특한 아쿠아리움도 관람할 수 있고 검은색 자갈로 덮여 있는 블랙펄(Black Pearl)이란 섬에서 스노클링, 패러세일링 등의 해양스포츠를 즐기거나 바닥이 유리로 된 배로 갈아 타 배 위에서 맑은 바닷속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답니다. 배 위에서 즐기는 푸짐한 해산물 요리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냐짱의 바다는 정말 관광자원의 보고로군요! 그렇다면 이제 다시 육지로 눈을 돌려서, 참탑은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
냐짱 시내에선 1300여 년 동안 베트남 중남부를 지배해온 참파 왕국의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냐짱 시내에서 북쪽으로 2km 가면 있는 포나가르(PoNagar) 사원의 참탑이지요. 참탑은 9세기경에 세워졌답니다. 힌두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사원의 참탑은 10개의 큰 기둥과 12개의 작은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예전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지붕이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사라져 안타깝게도 지금은 지붕이 없어요. 하지만 덕분에 말뚝과 닮은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요.
관광으로 하루를 보내면 피로가 쌓이기 마련인데요, 피로를 싹 날려버릴 만한 곳이 있을까요?
피로를 풀고 싶다면 탑바(Thap Ba) 온천을 추천합니다. 냐짱 근처에 위치한 탑바 온천은 베트남에 하나 밖에 없는 야외 온천이지요. 미네랄이 풍부한 머드를 사용해 피부와 피로회복에 좋아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입니다. 뜨거운 머드 속에 몸을 푹 담그고 피로를 푸는 경험은 다른 데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머드 온천에서 나와 자연 건조 시킨후 해수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나오면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운 기분입니다. 온천욕을 한 이후 광천수 수영장이나 폭포 등의 부대시설을 마음껏이용할 수 있으니 단지 피로만 풀고 가기엔 아쉽지요.
달랏이나 냐짱이나 호텔도 많고 리조트도 많네요.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달랏에서는 소피텔 달랏 팰리스 호텔(Sofitel Dalat Palace Hotel)을 추천하고 싶네요. 프랑스 식민지 풍으로 지어진 달랏 최고의 5성급 호텔인 소피텔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가지고 있답니다. 호수와 폭포, 아시아 최고의 골프장도 갖추고 있어 편안한 휴식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지요. 섬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냐짱의 빈펄 리조트는 485개의 럭셔리한 객실과 700m에 달하는 전용 비치, 그리고 놀이동산과 워터파크를 거느린 엄청난 규모의 어뮤즈먼트 파크를 보유해 관광객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죠! 베트남 전통가옥 스타일을 세련되게 살린 모던한 디자인과 돌고래 모양의 수영장이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끝으로 달랏과 냐짱에 갈 때 무엇을 준비해 가면 좋을 지 알려주세요.
베트남의 호텔에는 보통 인터넷 연결이 용이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노트북을 가져가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에 맞는 콘센트나 멀티코드를 꼭 챙겨가야겠지요. 다른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도 필요하니까요. 달랏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베트남과는 달리 날씨가 추울 수 있기 때문에 긴팔을 꼭 가져가는 것이 좋겠어요. 간혹 패딩이나 모피를 입은 사람들 마저 눈에 띌 정도니까요.
프랑스 풍의 로맨틱한 가을 도시 달랏
베트남 하면 열대기후가 생각나는데 달랏은 날씨가 그리 덥지 않은 것 같아요
예. 베트남은 열대의 나라라 어디나 더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달랏은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요. 해발고도 1400~1500m의 람비엔(Lam Vien)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에게 친숙한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일년 내내 17~23℃를 유지하는 덕택에 여행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인지 재미있게도 베트남에선 달랏을 에어컨 시티(Air conditioner city)라고도 부른답니다.
도시에서 프랑스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요?
달랏은 프랑스 식민 시대에 개발되어 한때 작은 파리로 불리기도 할 만큼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은 아름다운 도시지요. 이곳은 파스퇴르 박사의 제자(Le Petit Paris)인 알렉상드르에르생(Alexandre Yersin) 박사가 1893년 발견해서 19세기 말에 호치민(구사이공) 및 인근에서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의 피서지로 개발되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는 한때 달랏의 인구 중 20% 정도가 외국인이었을 정도이니, 지금도 도시 곳곳에서 프랑스 풍의 빌라들을 쉽게 볼 수 있지요.
정말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에요. 그런데 시내를 둘러보는 것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던데 살짝 알려 주세요.
달랏에는 볼 곳도 갈 곳도 참 많지요. 사랑의 계곡(Thung Lung Tinh Yeu)이나 다티엔 호수(Ho Da Thein)에 가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거나 승마를 즐기며 산림욕을 할 수도 있고요, 보트를 빌려 물놀이도 할 수 있지요. 특히 사랑의 계곡은 대학생들에 의해 이름 지어진만큼 사랑을 나누는 젊은 커플들을 쉽게 만날 수가 있어요. 크레이지 하우스(Hang Nga)를 가보아도 좋고 중부 산악지역의 아름다운 폭포들을 볼 수도 있지요. 쑤언 흐엉 호수(Ho Wuan Huong)가의 언덕 위에 있는 까페에서 베트남식 커피를 마시거나 바오다이(Bao Dai) 황제의 여름별장에 놀러 가는 것도 추천합니다.
크레이지 하우스라니 이름이 재미있는데요, 어떤 곳인가요?
아, 그곳은 특별히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동화 속에 나오는 집이라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헨델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처럼 아기자기한 집은 아니지요. 구부러진 고목인지 일그러진 바위인지 모를 형태가 얼기설기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양을 연출하고 있어요.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입구들과 우거진 나무들이 어우러져 숲 속의 요정들이 사는 집을 연상케도 합니다. 그런 특이함 때문에 이미 이 건물은 달랏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체에서도 아주 유명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숙박하기를 원하고, 특히 어린 아이들은 그곳에서 모험심이 무럭무럭 피어 오른답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입니다. 원래 이름은 항 나(Hang Nga)지만 달랏의 주민들은 크레이지하우스(Crazy House)라는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을 붙였지요.
또 중부 산악 지역의 폭포를 추천하셨는데 그곳엔 폭포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렇죠. 이곳에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헤아릴 수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 많은 폭포를 다 보려면 여행 일정을 몽땅 투자해야 할 겁니다. 어느 곳을 가도 멋진 폭포를 볼 수 있지만 특별히 제가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죠. 다른 폭포들은 들으면 안되지만… 사실 그 많은 폭포 중에서 가장 크고 멋진 곳은 프렌 폭포(Thac Prenn)에요. 산책로를 따라 폭포주변을 거닐며 웅장한 폭포를 감상하면 몸도 마음도 아주 시원해진답니다. 산책로는 폭포 안쪽으로도 이어져 폭포의 숨은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폭포를 위에서 한눈에 보고 싶다면 폭포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를 한번 타보세요. 생생하게 살아있는 폭포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프렌 폭포가 기대되는데요. 그렇다면 달랏에서 ‘내가 베트남에 있구나!’ 하는 기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딘가요?
그런 곳이라면 역시 달랏 시장이지요. 물론 시장의 곳곳에서 직접 구운 바게트를 파는 모습은 여느 베트남과는 사뭇 다른 재미있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야자잎으로 만든 전통 모자인 논(nonh)을 쓰고 바삐 움직이며 장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여기는 진정 베트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사실 어느 곳이나 시장은 그 나라의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이지요. 달랏 시장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초록색 바나나부터 갖가지 해산물까지 온갖 것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또 형형색색 꽃들이 가득한 꽃가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꽃가게라고 하셨나요? 시장에도 그렇고 달랏에서는 꽃가게가 많이 보이던데, 그 이유가 뭔가요?
달랏의 또다른 별명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꽃의 도시(City of Flower)입니다. 매년 일본, 중국, 오스트리아에 700만 달러의 꽃을
수출을 하고 있으며 9억 송이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많은 양의 꽃을 재배하고 있답니다. 2010년 1월 1일부터 4일까지 달랏 꽃 축제(Da Lat Flower Festival)도 열리니 꽃을 좋아하신다면 그때 다시 와서 축제를 즐기세요! 달랏 꽃 시장과 세계 각 지역의 유명 꽃을 소개하는 국제 꽃 전시장, 뮤지컬과 패션쇼, 꽃 세미나, 원예 경연 등이 열릴 예정이랍니다.
달랏에서 또 유명한 게 뭐가 있나요?
달랏에서는 다크 로스팅된 진한 베트남 커피를 맛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 세계 2위의 커피 산지라는 것을 아셨나요? 베트남 사람들은 잔 아래 연유를 살짝 깔고 알루미늄 커피필터를 잔 위에 올려 진한 커피를 바로 내려 연유와 함께 저어 마십니다. 쓴맛이 나는 커피와 달콤한 연유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지요. 이곳의 커피에 반해 커피필터와 베트남의 진한 커피를 사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도 딱이죠.
- 여행 전문 집단 자유투어가 만든 매가슈어 Maga + chure // Winter 2009 Vol.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