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남작의 공중전 (8) .......... 첫 더블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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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첫 더블 이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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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7년 4월 2일, 그날은 꽤 따뜻한 날이었다. 잠에서 깨어날 무렵, 밖에서 울려대는 기총 사격 소음을 듣게 되었다. 아직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대원 중 한명이 방으로 뛰어들어 와서는 " 대장님, 영국 친구들이 몰려왔읍니다!"라고 외쳤다. 나는 약간 졸린 상태에서 창 너머를 보았고 이미 대원들이 비행장에 둥글게 모여 있었다. 곧 벌떡 일어났고, 옷을 순식간에 갈아입고 뛰어 나갔다. 나의 붉은 색 애기는 격납고에서 활주로로 정비병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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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작의 알바트로스 D V기... 동체의 몇군데만, 붉은 페인팅으로 도색했군요.
아마도 전체 붉은 페인팅이 적에 눈에 너무 쉽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때문에 다시 페인팅한 것으로 보이네요. 물론 지금 진행되는 이야기보다는 후에 등장하는 전투기입니다. 1917년 4월 당시는 알바트로스 D III가 피의 사월을 예고하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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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대원들의 일부가 적기를 향해 이륙을 끝낸 상태였고, 난 맨 마지막으로 이륙하게 됐다. 내몫의 적기가 아예 없을까봐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멀리서 동료들이 영국기들과 싸우는 동안 나는 지속적으로 고도를 높여 접근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영국기 하나가 내가 날아 오르는 방향쪽으로 하강해 오는 것이 아닌가?
- 우리는 곧 왈츠를 추기 시작했다. 영국 조종사는 뒤집혀 날기도 하고, 몇가지 현란한 회피 기동을 시작했다. 그는 2 인승 전투기였는데, 그런 기동 정도론 내게서 벋어 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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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늘 생각한다. 승리는 가장 고요한 심리 상태와, 사격술, 그리고 위험한 순간에도 번뜩이는 두뇌의 소유자의 것이라고..
- 짧은 순간이 지나자, 이미 나는 그의 윗쪽에서 그를 내려다 보는 위치에 있었다. 영국인은 몇번의 사격으로 피해를 보았지만, 그리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때 우리의 위치는 영국 진영쪽으로 약 2 킬로미터 가량 들어와 있는 상태였고, 난 영국기가 나를 피해 곧 비상착륙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곧 빗나갔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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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기는 지상 바로 위를 저공 비행하다가, 착륙하진 않고 다시 선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게 실수였다. 난 다시 공격을 시작했고, 고도도 너무 낮아 마을 건물의 지붕에 부딪히지 않를까... 두려울 정도였다. 이때도 영국 조종사는 마지막까지 방어자세를 취하며 저항해왔다. 그리곤 곧 최고 속도로 마을 건물을 들이받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선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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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경이적인 용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 영국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저항했다. 그러나 내 생각으론, 그것은 용기라기 보다는 바보스러움의 극치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일은 용기와 만용을 구별해야만 하는 경우이기도 했다. 그 영국인은 바보스러운 판단 때문에 목숨을 대신 지불해야 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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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와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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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지로 돌아왔고, 동료들에게 조금전에 32번째 격추를 달성했다고 말해주었다. 다시 출격 준비를 한창하는 도중에, 멀리서 날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야스타 뵐케에서 같이 근무하던, 다름 아닌 보스(Voss)였다. 그와 난, 오랜만에 이야기 꽃을 피웠다. 보스는 그전날 그의 23기째 격추를 달성했다고 했는데, 그 스코어는 내 바로 다음 순위였다. 보스는 가장 강력한 나의 경쟁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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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다시 기지로 돌아가기 위해 그의 전투기에 올랐을때, 배웅을 하기 위해 나도 내 전투기에 타서 같이 비행을 했다. 우리는 전선 상공을 날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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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좋지 않아, 우리 밑엔 온통 두꺼운 구름이 깔려 있어서, 어디가 어딘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보스와 내가 아라스 상공을 비행하다가, 내 동생 로타를 만났다. 로타는 우리 비행대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역시 악천후로 하늘 위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멀리서 내 전투기의 붉은 색을 보고는 이리로 날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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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좌측)과 그의 동생 로타 리흐토펜(우측), 모두 블루맥스를 수여받은 에이스이며, 같은 야스타 11에 근무한 전투 파일롯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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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갑자기 반대편 상공에서 편대하나가 비행해 오는 것을 보았다. 내 머리엔 순식간에 "이제 33번째 격추 제물이 다가오는 군..."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비록 영국기가 9대이고, 영국의 상공이었지만, 그들은 공중전을 회피하려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마도 내 전투기의 붉은 색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난 내 애기의 색깔을 다른색으로 다시 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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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가까운 적기에 접근했을 때, 고맙게도 그 영국기는 내 도전을 받아 주었다. 그리고 더 즐거운 일은 다른 영국기들이 동료를 혼자 놔두고 열심히 달아나고 있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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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바람이 독일 진영쪽으로 불어 주었다. 영국인은 상황이 결코 간단치 않다고 느꼈는지, 회피기동을 시작하며, 구름속으로 숨어들었다. 곧 나도 그를 뒤따랐고, 구름밖으로 나왔을때, 행운이었는지, 바로 내 옆에 그 영국 항공기가 날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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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내 기관총에 명중 당했고, 하얀 연기를 뿜어댔다. 엔진에 손상을 입은 것이다. 이 정도라면 엔진이 완전히 멈춰버리기 전에 착륙을 시도해야 하는게 옳다. 그러나 그 역시 고집불통의 조종사였다. 그는 이미 게임에서 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끝까지 저항하며 내게 사격을 해댄다면, 나 역시 어쩔 수 없이 오늘 아침 처럼 그를 끝장내야 했다. 나는 영국기 바로 위에서 날고 있었는데, 이런 건방진 영국인이 내 전투기에 기관총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불시착할 때까지 계속 사격을 하며 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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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이일을 보스에게 말하자, 만약 그라면, 지상에 착륙했더라도 그들에게 기총사격을 해서 끝장을 냈을 거라고 했다. 사실 끝까지 항복하지 않았으니, 비록 불시착했더라도 그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줘야 했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까진 하지 않았고, 그들은 생명을 구한 몇 안되는 격추 제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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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기지로 돌아오는 전투기 속에서, 난 스스로 33번째 격추를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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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 Baron
- in Jasta 11
- 자신의 비행대를 지휘하게 된 붉은 남작... 이때부터 그는 전투 파일롯 뿐만 아니라, 지휘관으로서의 역량도 한껏 뿜어낸다. 그의 스승 뵐케의 영향 때문인지, 그도 전 비행대의 엘리트들을 모아 최강의 야스타를 이루어 내는데.... 플라잉 써커스의 명성은 이제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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