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왓슨 2세 이야기
토머스 J. 왓슨은 IBM의 창업자로 42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1914년 오늘날 IBM의 전신으로 알려진 CTR (Computing-Tabulating-Recording Company)에 제너럴 매니저로 입사해서, 1940년경 천부적인 세일즈 전략으로 IBM을 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굴지의 기업으로 일구어 놓았다. 창업자 세대의 위업을 지키는 것도 벅찬데, 토머스 왓슨의 장남 토머스 J. 왓슨 2세는 창업 이상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가 재임하고 있는 동안 전 세계 컴퓨터의 70%에 IBM 로고가 붙어있었다.
아버지는 자식의 홀로 서기를 위해 고심한다. 더욱이 큰 기업체를 물려주는 아버지는 가능한 한 자식을 단련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토머스 왓슨 2세 역시 청소년기에는 문제점도 많고 소심하고 자기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아들이었다.
토머스 왓슨이 IBM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이에 토머스 왓슨2세는 역경에 처해있었다. 공부는 낙제를 면하지 못했고 운동도 잘하지 못했다. 야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등 모든 운동을 해봤지만 그다지 소질이 없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자신에게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학교를 세군데나 전전했고 무려 6년 후인 19세때에야 겨우 졸업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토머스 왓슨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에 대해서 기대를 갖고 기다리는 아버지였다.
“톰,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너무 고심하지 마라. 지금 네 나이땐 커다란 변화를 겪게 마련이다. 그런 많은 문제들을 겪어내지 않고 쉽사리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성적이 좀 더 나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분명히 너도 그렇겠지. 그러나 언젠가는 너도 어떤 일에 몰두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큰사람이 될거야”
그럴 때마다 토머스 왓슨2세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어.”
토머스 왓슨 2세는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하고 싶었으나 낙제생이란 말만 듣고 거절 당한다. 아버지는 그 성적으로도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며 대학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길 에서 왓슨 부자는 브라운대학의 입학허가증을 얻게 된다. 브라운 대학의 졸업도 간신히 이루어졌다. 학교 성적이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어느 정도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비행기 조종사로 참전했던 제2차 세계대전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폴렛 브래들리 소장을 만나게해주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 왓슨 2세는 브래들리 소장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긍심과 자존심을 갖게 된다. 그는 전용조종사로 활동하면서 자신에게도 놀라운 능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브래들리 소장은 이 점에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전쟁이 끝나면 무슨 일을 할 것이냐는 브래들리 소장의 질문에 왓슨2세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에서 비행사 생활을 시작해볼까 한다는 말을 한다. 그의 비행실력에 찬사를 듣길 기대했던 그에게 소장은
“정말인가? 난 항상 자네가 IBM으로 돌아가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다음 어린 시절부터 줄곧 마음속에 품어왔던 의문을 그는 얘기했다.
“제가 정말 IBM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이지”
토머스 왓슨 2세가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브래들리 소장은 그와 자신감을 연결시키는 교량 역할을 해준 것이다.
출처 공병호 독서노트 - 창업자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