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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평론가님께서 쓰신 <선라이즈 선셋>의 리뷰입니다

대한인 2014. 2. 20. 05:00

유지나 평론가님께서 <선라이즈 선셋>의 리뷰 쓰셨네요,,
영화 안보시더라도 읽어보시면 좋을 듯해서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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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행복을 위해 달라이 라마에 접속하라

 

평균수명이 연장되니 오래 살 것 같아 좋긴 한데, 기나긴 인생이 지루하다, 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는 나이 드신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신다. 그분들에게 최근 개봉한 달라이 라마의 하루를 담은 <선라이즈 선셋>을 권하고 싶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조차 공허해 보이는 팍팍한 세상을 보노라니 위축된다. 일단 스펙쌓기로 경쟁력을 가지면 인생이 풀릴까, 분주한 일상을 보내느라 인생이 고달프기만 하다. 인생을 잠식하는 불안에 사로잡힌 88세대 청년 친구들에게도 역시 <선라이즈 선셋>으로 달라이 라마를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혜로움의 즐거움

 

정치적 이유로 종교단체가 나선 한국방문이 수차례 좌절된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장벽을 넘어선 지구촌 현자이시다. 내가 처음 그를 만난 것은 <행복론>이라는 서구 심리학자와의 대화집이었다. 일상을 구성하는 가치들, 행복감과 외로움, 다양한 관계들, 그리고 삶과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매우 쉽고 단순한 언어들로 풀어내는 지혜로움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단순한 영어단어 몇 개로 삶의 비의를 깊고 깊게 풀어내는 그의 어법은 내 독서경험상 처음이었고, 지혜로운 언어의 현장을 접하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었다.

 

그는 인생의 목적을 단순명쾌하게 말한다. 바로 ‘행복’이라고. 60억 인류이기에 60억개의 종교, 즉 자기만의 종교/영성이 필요하다며, 종교의 세다툼이나 선교론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한다. 그는 돌봐주는 이들에 쌓여 살지만, 독신 수행자이기에 ‘외롭지 않느냐?’, 라고 묻자, 역시 명쾌하게 답한다. 한번도 외로움을 느껴보지 않았노라고. 자신이 입은 옷을 예로 들면서, 이 옷이 자신에게 오기까지 많은 이들의 손길이 느껴지기에 홀로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라고 답한다. 면을 재배한 농부, 그걸 섬유로 짜낸 공장 사람들, 재단하고 바느질한 사람들, 그걸 운송해 상점에 배달한 사람들이 총망라되는 것이다. 나는 그의 답이 너무 멋져서 홀로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처럼 생각하곤 한다. 그랬더니 효력이 있다. 달라이 라마 따라잡기이다.

 

그의 얼굴에는 천진한 미소와 행복감의 아우라가 흘러나온다. 노인소년의 이미지! 나이를 초월한 아름다운 아시아 남성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온다. 그런 매력, 그런 힘은 지행합일적 일상이 만들어 낸 것이리라. 한때 세계 여성을 홀린 리차드 기어같은 할리우드 스타가 달라이 라마를 만나 그의 사상에 매혹되 티벳 독립 후원회 기금 모으기에 나선 이유도 충분히 가늠이 된다. 그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살기

 

바로 그런 달라이 라마의 일상을 생생한 이미지로 따라잡는 <선라이즈 선셋>이란 다큐를 극장에서 보는 건 즐거움이다. 새벽에 일어나 오체투지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를 만나려고 전세계에서 몰려 온 이들과 분 단위로 짜여진 만남을 갖고 5시간씩 강론을 하고, 남녀노소, 승려 일반인 구별없이 똑같이 버터차를 마시는 일상은 인류에 대한 연민과 친절함이 넘쳐 흐른다. 60억 인류가 더욱 늘어나면 지구가 과부하에 걸려 재앙이 오건만, 한국에선 인구증가 감소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낙태금지와 애낳기 촉진 정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문제를 지구차원에서 염려하며 가능하면 비구나 수녀가 많아져야 한다, 라는 그의 유머러스한 해법은 농담같지만 그다운 지혜로운 발상을 보여준다. 그를 만나 후 다큐팀은 인도 빈민가와 중국, 러시아의 풍경을 깊이 들여다 보게 된다. 빈민가, 인구과밀 지역, 인구부족으로 광막한 러시아지역. 우린 왜 이 땅의 문제와 오리무중 정치판만 들여다보며 살려고 할까? 우주적으로 사유하고 지구적으로 살기, 지구적으로 사유하고 지역적으로 살기. 그건 인류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위해 따라잡아야할 사유이자 실천이다. 인류에 대한 열정과 연민, 그런 사유없이 개인의 행복은 허망하다는 가르침을 이 다큐에서 다시 배운다. 현자를 만나는 즐거움을 위해, 하루 속의 영원을 체험하는 일상을 위해 달라이 라마의 <선라이즈 선셋>을 보시라고 간곡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