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천사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추운 겨울 어느 날, 15년 동안
익명으로 기부활동을 하면서 총 6억 달러(한화 약 5천억 원)를
기부해온 재산가가 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얼굴을 드려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찰스 피니. 피니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뉴욕에 있는 코넬 대학을 다닐 시절에는 군복무를 전제로
정부에서 학자금을 받아 수업을 들었고 틈틈이 샌드위치
장사를 해서 궁핍한 생계를 유지했다.
피니에게 장미빛 인생이 펼쳐진 것은 군을 제대한 70년대 초,
대학친구들과 공항면세점 체인을 설립하면서부터이다.
피니의 사업은 나날이 확장되어 1996년의 매출액이 약
30억 달러(한화 약 2조5천억 원)에 달할 정도가 되었다.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오자, 피니는 곧 바로
비영리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가명으로 된 자기앞수표를 쓰는 등 철저히 자신을
숨기면서 회사의 운영자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돈을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총 기부액 6억 달러 가운데 47%는 대학에, 24%는
국제기구에, 19%는 고아원과 양로원으로 돌아간 것이다.
피니의 선행이 세간에 알려지자, 미국 언론들은
‘얼굴없는 천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 보았지만
그때마다 늘 허탕만 쳤다.
그러나 진실은 15년만에 한 시민에 의해 아주 우연하게 드러났다.
피니가 면세점의 일부 상점을 프랑스 회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새 주인이 회계장부를 들여다보는데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 내역을 보게 된 것이다.
새 주인은 당장 뉴욕 타임스에 제보를 하게 됨으로써
‘얼굴없는 천사’의 실체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전화 인터뷰 과정에서 알게된 거부 피니는 고작 15달러짜리
시계를 15년째 쓰고 있는, 집도 없고 자동차도 없는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기부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물었을 때,
피니는 아주 소박하게 대답했다.
“제가 필요한 것보다 많은 돈을 모았어요.
돈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습니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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