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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름들이 마음에 드시옵니까?

대한인 2014. 3. 22. 04:41

주남저수지 탐조대 앞에 있는 연밭에서
백련, 홍련, 수련과 물칸나, 물토란……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지나가는 나그네를 유혹하고 있습디다.

그 유혹에 흔들리는 마음을 어찌하오리까?

그래서 연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이름을 하나씩 지어주었지요.

어찌 이름들이 마음에 드시옵니까?





꽃잎을 살포시 오므리고 부끄럼을 타는 蓮




서로 피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운 연




벌에게 꿀을 보시하는 착한 연




벌을 유혹하려고 꽃잎 한 쪽을 살며시 열어놓은 연




세상 구경을 하려고 이제 막 눈을 뜨는 연




너무 잘난 채 하다 귓방망이를 얻어맞은 불쌍한 연




구정물로 변한 거울에 몸을 살짝 비춰보는 연




영계연을 데리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

 

얼굴이 다르다고 쫓겨났지만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한 연



바람 피우다 몰매를 맞고 쓰러져 신세를 한탄하는 연




멀대같이 키만 커서 하늘을 찌르려는 연




젖은 속을 말리려고 일광욕을 하는 연




백연, 홍연, 수련들 속에서 이름을 모르는 연




앙증맞도록 예쁜 연




꽃잎을 활짝 벗은 연




혼자 너무 외로워 짝궁을 찾고 있는 수련




까불다가 집에서 쫓겨난 연





키는 작아도 연밭에서 독야청청하는 수련




너무 예쁜 모습이지만 외로워보여 살포시 안아주고 싶은 연




창피한 줄 모르고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얼굴 두꺼운 연




두 팔을 벌리고 하품하는 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꼬마 연




살고 있는 집이 너무 우중충하다고 남의 집을 탐내는 연




어른 꽃 흉내를 내려고 뾰족 입술을 내민 연




중년의 농염함을 과시하려는 듯 유혹하는 연




너무나 예쁘게 자라는 오형제 연




작은 키를 한탄하다 연잎 밑에 깔린 연




바람이 좋아 바람따라 날다 떨어진 연꽃잎




부끄러운 듯 꽃잎으로 속을 가린 섹시한 연




피부색이 너무 고와 다른 연들이 질투를 하자 연잎 밑에 숨은 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려고 예쁘게 화장한 연




낮술에 취해 고주망태가 되어 옷을 벗는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