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관모양, 뿌리상태 등 살핀 후 이식여부 결정해야
한 자리에서 계속 자라던 수목을 다른 장소로 옮길 때 많은 뿌리가 잘려 나가기 때문에 수목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식에 따른 스트레스는 나무가 작을수록 적게 받기 때문에 조경수를 가능한 한 어릴 때 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파트 등 주택공간에서는 조기에 녹화를 이루기 위해 큰 나무를 이식하는 경향이 크지만 큰 나무를 이식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성공한다 하더라도 원래의 나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
조경수를 이식하는 방법은 뿌리를 어떤 상태로 이동시키는가에 따라 나근법, 근분법, 동토법, 기계법으로 나눌 수 있다. 나근법은 뿌리 주변에 흙이 없어 뿌리가 노출된 상태로 이동시키는 것이고 근분법은 뿌리 주변에 흙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보호대로 감싸는 방법이다. 동토법은 추운 겨울에 흙과 함께 굴취한 후 뿌리 주변을 얼려서 이동시키는 것이고 기계법은 유압장치로 움직이는 칼날을 사용해 흙과 함께 뿌리를 굴취한 후 그 상태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적절한 이식목
이식하려는 나무는 모양이 반듯해야 하며 건강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나무는 이식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렵다. 이식할 나무의 전반적인 건강상태(수관의 모양, 뿌리의 상태 등)를 살펴본 후 이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나무의 건강상태는 겉으로 보이는 나무의 여러 가지 특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무의 활력이다. 활력의 여부는 잎의 색깔이 짙은 녹색인지, 잎이 크고 촘촘히 달려 있는지 등으로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줄기의 생장량은 1년에 최소 30㎝ 가량 되어야 하며 수피는 밝은 색을 띠면서 금이 가거나 상처가 없어야 한다. 잎이 없는 겨울철에는 동아가 가지마다 뚜렷하고 크게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수간은 한 개의 줄기로 이뤄져야 하며 가로수로 쓰일 경우에는 지하고가 2m 이상 되어야 한다. 수관의 모양을 볼때에는 나중에 굵은 가지가 될 골격 가지의 배치를 우선적으로 보며 골격 가지가 적절한 간격을 두고 네 방향으로 균형있게 뻗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수관의 높이는 전체 높이의 2/3 가량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나무는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 바람에 잘 쓰러지지 않지만 수관이 꼭대기에만 모여 있으면 바람에 쓰러지기 십상이다.
이식묘가 작을 경우 대부분의 활엽수는 뿌리가 노출된 상태(나근·裸根)로 이식하고 뿌리의 뻗음이 좋을수록 유리하다. 꼬인 뿌리가 없어야 하고 밑동에서 직접 나온 측근이 4개 이상 있어야 한다.
조경용 용기묘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점이 꼬인 뿌리이다.그림 용기의 벽을 따라서 동그랗게 꼬여 있는 뿌리를 그대로 심을 경우, 꼬인 뿌리가 그 상태로 굵어지면서 생장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때에는 가위로 꼬인 부분을 절단한 후 식재하도록 한다.
이식이 쉽게 되거나 되지 않는 것은 수종 고유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낙엽수는 상록수보다 일반적으로 이식이 잘 되며 관목은 교목보다 쉽다. 가는 뿌리가 많이 뻗은 수종은 직근이 주로 발달하거나 뿌리 발육이 나쁜 수종보다 이식이 잘 된다. 또한 맹아가 잘 나오는 수종은 이식 후 일부 가지가 죽더라도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수목 이식시 이식 전의 깊이만큼 심어야 細根 발달
조경수 이식에서 가장 명심해야 할 사항은 절대 깊게 심지 말고 이식 전에 심었던 깊이만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묘목에서부터 대경목에 이르기까지 세근은 대부분 표토 근처에 모여 있기 때문에 깊게 심으면 산소 부족으로 뿌리가 호흡을 못해 세근의 발달이 어려우며 기존의 세근도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구덩이 파기
구덩이는 어린 나근묘의 경우 기본적으로 나무 뿌리가 들어가서 여유있게 뻗을 만한 크기로 만들면 된다. 작은 용기묘의 경우 구덩이의 직경을 용기 직경의 2배 가량 되게 한다. 구덩이의 깊이는 약간의 여유를 두고 얕게 판다.
근분작업을 한 소경목의 경우에도 구덩이의 직경을 근분 직경의 2배로 해야 한다. 근분 주변에 흙을 충분히 집어넣어야 하므로 구덩이의 가장자리가 근분에서 최소한 30㎝ 이상 떨어지도록 크게 해야 한다. 구덩이의 직경은 클수록 수목생장에 도움이 된다. 그림
대경목의 경우에는 구덩이 안에 근분이 놓여진 후 사람이 구덩이 안에서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므로 빈 공간이 60㎝ 이상 되어야 한다. 그러나 토양이 매우 딱딱해서 뿌리가 아래로 내려가기 어려울 때에는 구덩이 직경을 근분의 3배 가량 되게 넓게 파서 뿌리가 옆으로 뻗도록 유도한다.
구덩이의 깊이는 근분의 크기에 관계없이 근분의 깊이와 같게 한다. 밑바닥의 흙이 딱딱할 때에는 이보다 15㎝ 가량만 더 깊게 판 다음, 흙을 다시 채워서 다진 후 근분의 높이와 같게 한다. 구덩이를 이보다 깊게 팠을 경우에는 다시 흙으로 바닥을 채워서 다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식 후에 나무가 밑으로 가라앉아서 너무 깊게 심는 상태가 된다.
주의할 점은 배수가 잘 되지 않는 토양의 바닥에 모래나 자갈을 까는 것은 고인 물이 그대로 정체한 상태로 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수가 양호한 토양의 경우에는 자갈을 깔아주면 일시적으로 과다하게 생기는 수분을 격리한 후 서서히 배수시킴으로써 효과가 있다. 즉 소나무와 같이 습한 토양을 싫어하는 경우에는 자갈을 까는 것 이외에 약간 상식(上植)하거나 수평 방향으로 배수관을 묻어서 물을 빼 준다.
♣이식목 방향잡기
이식목을 구덩이에 집어넣기 전에 이식목의 식재방향을 먼저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수관의 발달은 비대칭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는 방향이 있다. 가능하면 그 방향이 정면에서 보이도록 나무를 구덩이에 집어넣는다. 여름철 오후 햇빛에 의한 수피(나무껍질)의 피소현상(sunscald)을 막기 위해 본래 심었던 방향대로 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식하기 전에 수피를 보호하기 위해 감싸 놓았다면 새로운 방향 식재로 생기는 피소문제는 해결된다.
또한 이식목을 구덩이에 집어넣기 전에 구덩이의 깊이가 근분의 높이와 비슷한가를 확인한다. 대경목의 경우에는 구덩이의 깊이를 약 10∼15㎝ 깔고 다져 준다. 근분을 구덩이에 집어넣을 때에는 근분을 들어올리지 말고 목재로 만든 판을 구덩이에 비스듬히 집어넣고 미끄러지듯 살며시 밀어 넣는다. 근분이 제자리를 잡은 후 근분의 맨 위 흙표면이 지표면과 같은 높이가 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수간이 곧바로 서 있는가를 확인한다.
구덩이에서 나온 흙 다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근분 포장재 제거
이식 전 근분을 부서지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근분의 재료(마대, 부직포, 끈, 철사, 철망, 고무바 등) 중 썩지 않는 재료는 제거해야 한다. 구덩이에 이식목을 넣고 똑바로 세운 후부터 근분 포장재료는 더 이상 필요없다.
볏짚으로 만든 새끼끈과 마대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부패하므로 제거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마대의 경우 치밀하게 여러 겹으로 묶여 있으면 뿌리가 자라 나오는데 장애가 되므로 근분의 측면에 몇 군데에 칼질을 해서 틈을 만들어 줘야 한다.
마대는 천연섬유로 만들어서 부패가 잘 되지만 표면에 특수 방수처리를 한 것은 부패속도가 느리므로 근분 만들기에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근분의 포장재료를 어느 정도까지 제거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론적으로 포장재료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여건상 어려울 때가 많다. 모래토양에서 굴취하여 쉽게 근분이 부서지거나 장거리 수송과정에서 근분이 극도로 흔들렸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표면에 노출되거나 가까이 있는 새끼끈, 마대 등 모든 포장물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러한 물질이 지표면에 가까이 묻혀 있거나 노출되면 심지(wick) 역할을 하여 토양수분을 빨아 올려 토양을 건조시킨다.
이외에도 작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땅 속에서 썩지 않아 장기적으로 토양을 오염시키는 고무바와 근분을 들어올리기 위한 지제부 근처의 수간 밑동을 밧줄, 철사, 반생(잘 휘는 철사) 등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중경목 이상의 근분 밑바닥에 깔려 있는 포장재료는 근분이 깨질 위험이 있으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