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주는 동기부여

인간의도리인오대덕목(五大德目)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지키자.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한글 사랑은 애국입니다

조경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

카테고리 없음

박정희 대통령에 "과태료 내세요" 간 큰 공무원 그후에…

대한인 2015. 8. 27. 06:13

박정희 대통령에 "과태료 내세요" 간 큰 공무원 그후에…

수원요금소 도공 직원 원칙대로 근무하다 유명인 돼
운영지식 전무했던 도공, 지금은 세계로 노하우 전수중 

허우영 기자 yenny@dt.co.kr | 입력: 2015-08-26 18:09
[2015년 08월 27일자 10면 기사]

 
1969년 5월 24일 오전 10시. 당시 30세였던 조종헌 도로공사 수원영업소장이 톨게이트서 근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경부고속도로의 서울∼오산 구간만 개통됐고 나머지 구간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 조 소장은 검정색 리무진을 포함한 6대의 차량이 수원인터체인지(IC)에서 진입해 요금소 부스 앞에 접근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이 제시한 통행권에는 서울 양재 톨게이트에서 발급받은 서울∼수원 구간이 적혀 있었는데 반대로 오산IC 쪽에서 올라왔으니 조 소장은 크게 당황했다.

조 소장은 "통행권에는 서울에서 수원까지 통행하도록 돼 있는데 어떻게 해서 오산에서 올라왔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운전자가 "수원에 볼일이 있었는데 일정이 바뀌어 오산을 먼저 다녀왔다"고 답했다. 이에 조 소장은 "통행구간을 초과하셨습니다. 유료도로법에 따라 수원∼오산간 왕복통행료와 과태료를 지불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원칙대로 과태료를 포함해 통행료 1550원을 징수한 것이다.

리무진 뒷좌석에서 이 광경을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던 사람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경부고속도로 공사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순시하고 있었던 것.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박 대통령은 500원짜리 지폐 넉 장을 건네며 거스름돈과 영수증은 나중에 청와대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차량의 앞 뒤에 경찰 경호차량이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조 소장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후 도로공사 사장은 사과 전화를 청와대에 했지만 박 대통령은 "한국도로공사, 앞으로 전망이 밝다. 그런 젊은이가 있으니 마음이 든든해"라고 칭찬했다. 이후 조 소장은 도로공사의 유명스타가 됐고 도로공사 직원들은 통행료 징수에서 원칙대로 근무하는 자세가 몸에 베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경부고속도로 대역사를 착공하고 서울∼오산 구간이 개통된 1969년 2월에 창립됐다. 고속도로 건설공사는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라 공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를 관리하고 운영할 기관은 개통 이후에나 생긴 것이다. 당시 국내에는 고속도로를 건설한 경험이 없어 공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도 어려웠지만 통행료 징수 등의 영업 노하우도 없었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가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도로공사 직원들의 열의가 대단했다.

고속도로 개통 당시 유료도로 관리·운영에 무지했던 도로공사는 이제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4년 말 기준 전국 4114㎞의 고속도로에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장비를 100% 설치해 모든 도로에서 운행하는 차량의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 운전자에게 소통상황과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요금소를 무정차 통과하는 하이패스를 도입해 요금징수 업무를 선진국 대열에 올려놨고작년부터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개발을 완료하고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C-ITS는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교통시설이 실시간으로 도로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주고받아 사전에 교통사고 등을 예방하는 선진교통 시스템이다. 또 현재의 하이패스는 앞으로 스마트톨링으로 발전해 하이패스 차선만 무정차 통과하는 것이 아닌 요금소 전체 차선을 무정차 통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요금소 자체가 없어지는 미래형 요금징수 체계로 발전할 전망이다.

도로공사의 도로건설 계획, 시공, 운영 노하우는 세계로 전수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2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코르고스를 연결하는 총연장 305㎞의 도로에 대한 유료화 전략수립 컨설팅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고속도로 운영기관이 처음으로 해외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앞으로 고속도로 통행료징수시스템, 요금징수·정책 등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하이패스 등 앞선 국내 고속도로 운영 노하우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아 프랑스 대기업을 물리치고 사업을 수주했다"며 "다른 나라에도 공사의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