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활 속 정원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움직임이 빠르게 일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시민정원사 양성이다. 이런 움직임은 수도권을 시작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는 국내 처음으로 시민정원사 인증제도를 시작해 2013년 12월 제1기 84명으로 시작, 2014년 12월 134명 등 그 수가 늘고 있으며 서울시 또한 시민조경아카데미 외 별도의 심화과정으로 대학과 연계, 시민정원사를 배출하고 있다. 2014년 제1차 70명 배출을 시작으로 올해 8월, 역시 시민정원사 과정 80명을 모집, 교육하고 있다. 또한 순천시 역시 ‘2015 시민정원사 양성교육’ 하반기 수강생 모집에 들어갔다.
시민정원사는 식물과 정원에 대한 실무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지역사회 발전까지 도모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기대치가 있어서인지 지자체에서는 마치 경쟁하듯 시민정원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민정원사들은 이런 현상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얼마 전 서울정원박람회에서는 (사)정원문화포럼이 주최한 ‘시민정원사들과의 대화’에서 패널로 참석한 시민정원사들 고충을 들어볼 수 있었다. 200석 규모 토론장 객석 역시 시민정원사들로 가득 찼다. 가장 많이 나온 불만은 하나같이 서울시 등 시민정원사들을 배출 후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방관만 한다는 지적이다. 즉 사후관리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있는 정원이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관수 관리다. 지난 5월 ‘2015년 코리아 가든쇼’에서 시민정원사들은 매일 관람객이 오기 전, 그리고 관람이 끝난 후 정원 식물들에게 물을 흠뻑 주며 어디 상처 난 곳은 없는지 또는 밟힌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또 살핀 후 밤 늦게 귀가했다.
기자 본인 역시 시민정원사들과 함께 관수의 주요성을 몸소 체험하며 사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깨닳았다. 이른 더위로 뜨겁게 내리쬐는 5월의 햇살 아래서 하루만이라도 물을 주지 않는다면? 정원 디자이너가 아무리 보기 좋고 예쁘게 식재를 했더라도 꽃잎은 점차 바싹 마르게 될 것이며 화려했던 색깔은 그 빛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지자체 역시 시민정원사들을 위한 기막힌 프로그램을 운영할지라도 시민정원사들을 배출 후 보살피지 않는다면 정원디자이너들의 명예도 금이 가고 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