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치유 명소, 전국에 생긴다
'치유의 숲' 열풍···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세계적인 산림치유의 명소가 될 숲들이 국내에서 속속 조성되고 있다. 첫 스타트는 국립산림치유원이 끊는다. 이 숲은 백두대간지역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국민의 보건·의학적 수요 충족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경북의 영주 및 예천지역에서 조성되고 있다.
국립산림치유원은 지난 2010년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10월 말까지 준공을 완료하고, 내년도 하반기에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으로 현재 마무리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89헥타르(ha)라는 방대한 면적에 주요시설로는 건강증진센터 및 산림치유마을, 그리고 치유문화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다음 주자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17년에 개원 예정인 숲이다. 백두대간지역의 산림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을 증진하기 위해 경북 봉화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다. 주요시설로는 종자저장시설 등 21개의 건물과 암석원 등 26개의 전시원을 갖출 예정이다.
이어서 2019년에는 도심지에 조성되는 숲인 국립중앙수목원이 들어선다. 세종시 인근 지역에 조성되는 이 숲은 온대중부권역의 자생식물을 활용하고, 도시민들에게 녹색문화 체험공간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숲이 연이어 조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그리 넓지 않은 국토를 가진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대다수 숲 전문가들은 산림이 제공하는 치유의 효과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유를 전문 목적으로 하는 숲 조성
산림치유란 도시화로 인해 단절된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경관과 향기, 그리고 음이온 및 피톤치드 등 산림이 가지고 있는 치유인자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치유’라는 전문적인 목적을 가지고 산림을 조성하는 사업을 ‘치유의 숲’이라 부른다. 그런 만큼 일정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치유의 숲을 조성할 경우에는 50만㎡ 이상의 면적을 확보해야 하고, 민간의 경우는 30만㎡ 이상의 숲이 있어야 한다.
부지만 확보한다고 해서 사업 승인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산림치유센터와 치유의 숲 길 등, 숲이 지닌 특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치유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시설계획서 및 연도별 투자계획서 등도 제출해서 검토를 받아야 한다.
치유의 숲은 치유라는 목적을 위해 조성되는 만큼 가급적 그 지역 숲이 가진 자원과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장성 지역처럼 편백나무가 많은 숲은 편백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횡성의 숲체원 같은 곳은 무장애 데크로드를 설치하여 장애인들이 산림치유 효과를 본 경우가 그에 해당된다.
현재 치유의 숲에 대한 조성 열풍은 지난 1980년대에 집중적으로 조성된 자연휴양림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치유의 숲은 올해 말까지 22개가 조성될 예정이고, 오는 2017년 까지 34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유의 숲은 이처럼 일정 규모의 조성이 필요하지만, 사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숲 조성이후 가장 주의할 점은 숲을 건강하게 가꾸고 보전하는 것이다. 의사가 건강해야 환자를 잘 돌볼 수 있듯이, 숲이 건강해야 산림을 총한 치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산림자원의 특성을 최대로 활용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도 절실한 상황이다. 산림전문가들은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를 운영할 산림치유지도사들의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을 포함한 민간업체들이 사회환원 차원에서 치유의 숲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가지 조성된 치유의 숲 대부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여 조성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치유의 숲 조성을 담당하고 있는 산림청의 관계자는 “민간주도의 조성사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치유의 숲 조성계획 수립 시 최소한 1년 정도는 고민하고 분석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해당 지역의 숲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특색있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숲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치유의 숲은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의 범주 안에 포함
치유의 숲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면 산림청이 추진하고 있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 사업’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란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숲을 통해 휴양·문화·보건·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 산림을 휴양적인 가치로만 이용했던 움직임에서 벗어나, 보건 및 문화, 그리고 교육 등 복지적 측면에서 활용하려는 국민적 수요가 증대함에 따라 산림의 새로운 역할을 재정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현재 산림청은 숲태교와 산림교육, 그리고 산림휴양, 산림레포츠, 산림치유, 수목장림 등 출생부터 사망까지 산림이 인간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체계화하여, 산림복지서비스 분야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5.10.2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