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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수생 부엽식물, 각시수련

대한인 2015. 12. 18. 05:58

토종 수생 부엽식물, 각시수련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식물 (20)

 

수생식물 가운데 물 위에 잎을 띄우고 사는 종류를 부엽식물(浮葉植物)이라 한다. 이들 가운데 가시연꽃, 각시수련, 어리연꽃, 자라풀, 순채 등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가시연꽃, 순채, 각시수련 등은 국가가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연못이나 늪 같은 생육지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수생 부엽식물이 멸종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육상식물에 비해 온도변화에 더욱 민감하므로, 지구온난화에 의해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중부 이북의 연못에만 사는 각시수련은 자생지가 몇 곳 되지 않는 희귀 특산식물로서 우리나라에서 멸종되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수생식물은 물에서 살며, 물 밖에 나와 살더라도 생활사 중 어느 한 시기는 반드시 물속에서 생활한다. 수생식물을 우리말로 물풀이라 부르면 더 정겨운 것 같은데, 수생식물 중에는 나무가 없으므로 적절한 말인 듯하다.

▲ 각시수련은 애기수련이라고도 부르는 여러해살이 물풀로 강원도 동해안의 몇몇 습지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식물이다. 2012년부터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현진오


물이라는 특별한 환경에 사는 수생식물은 뭍에 사는 식물들과는 다른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줄기나 잎에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인 통기조직이 발달한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공기를 효율적으로 잡아둘 수 있는 세포들로 이루어진 통기조직은 물속에서 수생식물이 똑바로 설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육상식물과는 달리 뿌리뿐만 아니라 물속에 잠겨 있는 줄기와 잎에서도 수분과 유기물을 흡수할 수 있다. 뿌리는 몸을 지탱하여 주고, 무기물질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잎이 물 위에 뜨는 부엽 수생식물

수생식물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눈다. 뿌리를 땅속에 박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서 고착성 수생식물과 부유성 수생식물로 구분하는 것이다. 부유성 수생식물은 뿌리를 땅속에 내리지 않는 식물로서 물속이나 물 위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며 생활한다. 뿌리가 아예 없거나 있는 경우에는 물속에 내린다.
 
이 부류의 식물 중에 물 위에 떠다니는 것으로는 개구리밥, 마름, 물개구리밥, 생이가래, 좀개구리밥 등이 있다. 외국에서 들여다 심고 있는 부레옥잠도 이런 종류에 해당한다. 물에 잠긴 채 물속에 사는 부유성 수생식물로는 벌레먹이말, 붕어마름, 통발 등이 있다. 부유성 수생식물은 고착성 수생식물에 비해 숫자가 적다.

땅속에 뿌리를 내리는 고착성 수생식물은 생태적인 습성에 따라 추수식물(抽水植物), 부엽식물, 침수식물(沈水植物) 등으로 구분한다. 이들은 한 연못에서도 사는 장소가 다르고, 모습도 현저하게 다르다. 연못 바깥쪽에서부터 중심 쪽으로 가며, 줄기와 잎이 물 밖으로 나온 추수식물, 잎만 물 위에 떠 있는 부엽식물, 잎과 줄기가 물속에 잠겨 있는 침수식물이 각각 자신의 영역을 차지하여 살고 있다.

추수식물은 물가에 자라는 식물로 뿌리와 줄기 아래쪽만이 물에 잠겨 있고, 줄기 위쪽과 대부분의 잎은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다. 갈대, 개발나물, 독미나리, 미나리, 부들, 쇠뜨기말, 조름나물, 줄, 창포, 흑삼릉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줄기 아래쪽이 물에 잠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어 수질오염을 막아주며, 수서곤충과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해 준다.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므로 정수식물(淨水植物)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침수식물은 뿌리가 땅속에 박혀 있으면서 식물체 전체가 물속에 잠겨 있는 식물이다. 가끔 예외가 있지만 대개 물속에서 꽃이 피고, 열매도 물속에서 익는다. 줄기와 잎의 표피층이 매우 얇고, 세포 속으로 공기가 드나드는 기공이 발달하지 않는다. 거머리말, 검정말, 나사말, 나자스말, 말즘, 매화마름, 뿔말, 물질경이 등이 포함된다.

부엽식물은 줄기는 물속에 있고, 잎만 물 위에 떠서 자라는 식물로 추수식물과 침수식물이 자라는 중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부유성 식물 중에서 잎이 물 위에 떠 있는 종류들과 다른 점은 뿌리가 땅속에 박혀 있다는 것이다. 가래, 가시연꽃, 각시수련, 네가래, 노랑어리연꽃, 마름, 물여뀌, 수련, 순채, 어리연꽃, 연꽃, 자라풀 등이 이런 종류의 물풀이다.

각시수련은 2012년부터 법정보호종으로 지정돼

각시수련(Nymphaea tetragona Georgi var. minima (Nakai) W. T. Lee)은 수련과에 속하는 부엽성 여러해살이 물풀이다. 동해안 몇몇 습지에서만 발견되고 있는 희귀식물이며, 이들 자생지는 언제 매립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어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6~7월에 피는 각시수련의 흰 꽃은 지름 2~3cm로서 수련에 비해서 매우 작다. 고착성 수생식물로서 잎몸은 물 위에 뜨고 잎자루는 물속에 잠겨 있다. ⓒ현진오

 

각시수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사는 특산식물이다. 북한의 황해도 몽금포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강원도 동해안의 작은 연못에도 살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수련이나,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흑룡강성 등 북부지방에 사는 만주수련에 비해서 매우 작은 꽃이 달린다. 6~7월에 지름 2~3cm의 꽃이 물 위에서 핀다. 잎 크기도 길이 2~6cm로서 다른 수련 종류에 비해서 아주 작다. 이처럼 전체가 작은 특징 때문에 애기수련이라 부르기도 한다. 수련 중에서 작은 것을 개량하여 애기수련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기도 하지만, 이것과는 태생부터가 다른 식물이다.

수생생물들은 육상생물보다 더욱 더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수생식물들은 육상식물에 비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마련이다. 온난화에 의해 한반도에서 많은 북방계식물이 멸종할 것이고, 북방계 수생식물은 더욱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130여 종류의 수생식물 가운데 많은 종이 쇠퇴할 것으로 예상되며, 각시수련, 조름나물, 독미나리 같은 종들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