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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 40년 만에 재발견되다

대한인 2015. 12. 23. 07:51

설악산에서 40년 만에 재발견되다

노랑만병초 / 한국의 멸종위기식물 (31)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분류학자 고 정태현교수와 강원대학교 이우철 명예교수가 1963년 성균관대 논문집에 발표한 ‘설악산 식물조사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는 한 식물이 남한에서 처음으로 보고된다. 증거표본도 없이 설악산 식물 목록에 포함되었던 이 식물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차츰 사라졌다.

이후 누구도 그 식물을 설악산, 아니 남한 지역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40여 년이 지난 2007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이 기록으로만 남아 있을 뿐 실체가 드러나지 않던 문제의 식물 ‘노랑만병초’를 재발견한다.

노랑만병초는 재발견되기 이전부터 환경부가 오랫동안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해 보호해 온 식물이다. 자생 여부가 명확하지 않으니 이 식물을 법정보호종에서 제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질 때쯤 재발견됨으로써 법정보호종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노랑만병초는 설악산 꼭대기까지만 내려와 자라는 북방계 희귀식물로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노랑만병초는 설악산 꼭대기까지만 내려와 자라는 북방계 희귀식물로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40년 만에 실체 확인된 북방계 나무

노랑만병초는 북방계 식물로서 우리나라에는 설악산 꼭대기에만 살고 있다. 백두산의 고산 툰드라 초원에서 아주 큰 무리로 자라며, 연해주의 높은 산이나 그보다 위도가 더 높은 캄차카 등지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떨기나무다.

백두산에서는 키 큰 나무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작은 나무와 풀만 자라는 수목한계선 위쪽에 큰 무리를 지어 자란다. 이곳에서는 사면보다는 작은 골을 따라서 자라는 게 보통인데, 야트막한 골짜기를 이룬 부분에 수분이 많기 때문이다.

수목한계선 바로 아래 사스레나무 숲 속에서도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자라는 것들은 수목한계선의 고산 툰드라에 자라는 것보다 키가 조금 더 크게 자란다.

 

 

백두산의 노랑만병초 군락. 수목한계선 위쪽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며, 6월 중순에 노란빛이 조금 도는 흰색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다.  ⓒ 현진오

백두산의 노랑만병초 군락. 수목한계선 위쪽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며, 6월 중순에 노란빛이 조금 도는 흰색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다. ⓒ 현진오

 

 

노랑만병초(Rhododendron aureum Georgi, 진달래과)는 상록성 나무이며, 높이 1m 내외로 자라는데 백두산 등 고산 툰드라에서는 30-50cm로서 작다. 줄기는 아래쪽이 땅으로 눕고, 가지가 위를 향해 똑바로 선다. 잎은 어긋나고 가죽질이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뒤로 조금 말리며 길이 3-8cm, 너비 1.5-2.5cm로 양쪽 면에 털이 없다. 깔때기 모양의 꽃은 연한 노란색이 도는 흰색이며, 6-7월에 가지 끝에 5-8개씩 핀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이다.

관상 가치가 있으며, 한방과 민간에서 잎을 고혈압, 염증 등의 약재로 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 평북, 함남, 함북에서 볼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일본, 캄차카 반도, 중국 동북지방, 우수리, 시베리아 서부 등지에 분포한다. 북한에서는 만병초, 백두산만병초, 노란뚝갈나무라고 부르며, 백두산의 것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다.

 

 

설악산의 노랑만병초.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가 최근에 생육이 확인되었으며, 600여 개체가  떨기나무숲 속의 열악한 환경 조건에서 살고 있다. ⓒ 현진오

설악산의 노랑만병초.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가 최근에 생육이 확인되었으며, 600여 개체가 떨기나무숲 속의 열악한 환경 조건에서 살고 있다. ⓒ 현진오

 

불량한 생육 환경에다 기후변화로 소멸 가능성 높아

노랑만병초와 비슷한 식물로 만병초(Rhododendron brachycarpum D. Don ex G. Don)가 있다. 만병초는 키가 3-7미터로 크게 자라며, 줄기 아래쪽이 누워 자라지 않고, 잎 뒷면에 잔털이 있어 구분된다.

노랑만병초는 노란빛을 띠는 흰색 꽃이 피므로 흰색 또는 붉은빛을 띤 흰색 꽃이 피는 만병초와 구분할 수 있다. 만병초 역시 상록성 북방계 식물이며,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과 울릉도 성인봉에 자란다.

설악산에 자라는 노랑만병초는 600여 개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털진달래 같은 다른 떨기나무들의 수세에 밀려서 생육 상태가 하나같이 불량하다. 다른 나무들로 이루어진 떨기나무 숲 아래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 사스레나무 숲 아래나 고산 툰드라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는 백두산의 군락들에 비길 바가 아니다. 더욱이 설악산까지만 내려와 자라는 북방계 식물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의해서 생존을 위협받을 대표적인 식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설악산 노랑만병초를 어떤 방법으로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크다. 이 고민과 해결책은 설악산에 자라는 눈잣나무, 배암나무, 이노리나무, 홍월귤 등 100여 종의 북방계 식물들에 대한 보전 방안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