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주는 동기부여

인간의도리인오대덕목(五大德目)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지키자.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한글 사랑은 애국입니다

조경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

카테고리 없음

대암산과 대관령에 자라는 ‘제비동자꽃’

대한인 2015. 12. 25. 09:45

대암산과 대관령에 자라는 ‘제비동자꽃’

한국의 멸종위기식물 42

 
우리나라 북부지방을 비롯하여 일본 북부지방, 중국 동북지방, 러시아 우수리지방에만 나는 식물들이 더러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분포역이 좁은 식물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동북아시아 특산식물 가운데 하나인 제비동자꽃은 중국 길림성, 러시아 연해주, 일본 북부지방에 분포하며, 한반도에는 주로 북부지방에 자라지만 남한의 대관령과 대암산에도 몇몇 개체들이 생육하고 있다. 숫자가 적고 기후변화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환경부가 야생생물보호법에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이 5년에 걸쳐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제비동자꽃은 무분별한 불법 채취와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50년 내에 남한에서 절멸할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국립수목원이 5년에 걸쳐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제비동자꽃은 무분별한 불법 채취와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50년 내에 남한에서 절멸할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탁발 간 스님을 기다리다가 얼어 죽은 동자승 무덤에서 피어났다는 전설을 가직한 동자꽃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늦여름 꽃이다. 진한 홍색 꽃잎은 동자승의 발그레한 얼굴을 연상케 한다. 안개 낀 여름 숲 속에서 피어났을 때 더욱 진한 감흥을 주는 이 식물은 석죽과(科) 동자꽃속(屬)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러시아 극동지방에 자란다.

동자꽃속에 속하는 우리나라 자생식물로는 동자꽃 외에 털동자꽃, 가는동자꽃, 제비동자꽃 등이 있지만 동자꽃을 제외한 나머지 3종은 모두 드물어서 보기가 어렵다. 털동자꽃은 한반도에서는 북부지방에만 자라므로 남한에는 아예 없으며, 가는동자꽃은 일본 큐슈에 자라는 세계적인 희귀식물로서 한반도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여겨지다 근래에 부산과 경남에서 발견되었지만 개체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제비동자꽃은 세계적으로 중국 지린성,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러시아 연해주에만 자라는 동북아시아 특산식물로서 한반도에서는 주로 북부지방에 자라며, 남한에서는 대관령과 대암산 습지에서만 발견된다.

 

 

한반도 북부를 포함하여 만주, 연해주, 일본 북부에 자라는 동북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습기가 많은 풀밭에 자라는데 남한에서는 대관령과 대암산 습지에 자라고 있지만 개체 수가  많지 않고 채취 압력이 높다.  ⓒ 현진오

한반도 북부를 포함하여 만주, 연해주, 일본 북부에 자라는 동북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습기가 많은 풀밭에 자라는데 남한에서는 대관령과 대암산 습지에 자라고 있지만 개체 수가 많지 않고 채취 압력이 높다. ⓒ 현진오

 

 

대관령과 대암산 습지에만 자라는 북방계 식물

제비동자꽃(Lychnis wilfordii (Regel) Maxim., 석죽과)은 습한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45-100cm이다. 잎은 마주나며 피침형으로 길이 3-12cm이다. 꽃은 6-8월에 취산꽃차례에 달리며 지름 2.5-3.0cm이고, 진한 홍색이다. 꽃잎은 5갈래로 갈라지며, 각각의 갈래는 다시 4갈래로 가늘게 갈라진다. 꽃잎이 제비꽁지처럼 가늘게 갈라져서 우리말 이름이 붙여졌으며, 이 특징으로 털동자꽃과 구분할 수 있다. 열매는 9월경에 익으며 삭과로서 안에 작은 씨가 많이 들어 있다.

러시아의 식물학자 레겔(E. Regel; 1815-1892)에 의해 1861년 털동자꽃의 변종으로 발표되었지만, 1872년 막시모비치(C. Maximowicz; 1827-1891)가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켰다. 동자꽃속 다른 종들의 특징을 함께 검토해 보았을 때, 털동자꽃의 한 변종이 아니라 독립된 종으로 본 막시모비치의 견해가 옳은 것 같다.

제비동자꽃은 우리나라 대관령 이북부터 일본 북부, 중국 지린성, 러시아 연해주 등지에 분포하지만 중국이나 연해주에도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필자가 지린성이나 연해주 지역에서 관찰한 바로도 털동자꽃은 상대적으로 흔하지만 제비동자꽃은 드물었다. 털동자꽃에 비해서 조금 더 습한 곳에서 자라는 것도 특징인데, 습기가 많은 초원, 강변 습지, 숲 가장자리의 습지 등에서 발견된다.

 

 

진한 홍색의 꽃잎은 5갈래로 갈라지며, 각각의 갈래는 다시 4갈래로 가늘게 갈라진다. 꽃잎이 제비꽁지처럼 가늘게 갈라지는 특징에서 우리말 이름이 유래하였으며, 백두산 일대에 자라는 비슷한 식물인 털동자꽃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진한 홍색의 꽃잎은 5갈래로 갈라지며, 각각의 갈래는 다시 4갈래로 가늘게 갈라진다. 꽃잎이 제비꽁지처럼 가늘게 갈라지는 특징에서 우리말 이름이 유래하였으며, 백두산 일대에 자라는 비슷한 식물인 털동자꽃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현진오

 

불법 채취와 기후변화에 때문에 멸종위기

아름다운 꽃을 피워 관상가치가 높기 때문에 채취 압력이 높지만 남한 자생지가 단 두 곳밖에 안 되는 희귀식물이다. 또한 북방계 식물이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기가 쉽다. 올해 국립수목원 연구진들은 5년 걸친 자생지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는데, 특별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에 향후 50년 내에 남한의 제비동자꽃 개체군은 소멸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개체수가 몇 안 될 뿐만 아니라 채취 압력이 높고 기후변화 영향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한 생육지에서의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2014년 가을에는 산림청, 환경부 등 국가보호종 관련 부처들이 합동으로, 증식된 개체들을 이용하여 대체 자생지를 조성하고 원래 자생지에는 보호시설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자생지에서는 멸종위기를 맞고 있지만, 종자가 많이 만들어지고 종자 발아도 비교적 잘되므로 자생지 밖에서의 보전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얼마 후에는 국내 여러 식물원에서 이 멸종위기종의 증식된 개체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저작권자 2014.12.11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