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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좁은 지역에만 사는 ‘노랑붓꽃’

대한인 2015. 12. 25. 18:28

전라도 좁은 지역에만 사는 ‘노랑붓꽃’

한국의 멸종위기식물 45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 볼 때 분포 지역이 좁은 식물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특산식물들 중에서 분포 지역이 더욱 더 한정적인 것들이 있다. 한라산 꼭대기의 깔끔좁쌀풀, 울릉도의 섬시호와 섬노루귀, 광양과 산청의 나도승마 등이 대표적이다. 전라북도 변산반도 일대와 전라남도 내장산 일대에만 분포하는 특산식물인 노랑붓꽃은 분포역이 매우 좁을 뿐만 아니라 관상 가치 때문에 불법 채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호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희귀식물이자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변산반도 및 내장산 일대의 계곡 주변 숲 속에 드물게 자란다. 이들 지역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전라남도 조계산에서도 발견되었지만 이곳에서는 절멸 직전의 상태에 놓여 있다. 변산반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개체군이 발견되었으며, 자생지 대부분은 변산반도국립공원 안에 있다.  ⓒ 현진오

세계적인 희귀식물이자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변산반도 및 내장산 일대의 계곡 주변 숲 속에 드물게 자란다. 이들 지역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전라남도 조계산에서도 발견되었지만 이곳에서는 절멸 직전의 상태에 놓여 있다. 변산반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개체군이 발견되었으며, 자생지 대부분은 변산반도국립공원 안에 있다. ⓒ 현진오

 

 

빙하기 잔존식물로 지금까지 남한에서 살아남은 개야광나무, 갯봄맞이, 나도범의귀, 나도여로, 대성쓴풀, 산분꽃나무, 암매, 홍월귤 등은 고위도 북부지방에서는 흔하게 자라지만 남한 자생지는 한두 곳에 불과해 보호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 가운데도 분포 지역이 매우 한정적인 것들이 있는데,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절멸되었을 때 지구상에서 멸종하게 되므로 보호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한라산 꼭대기의 깔끔좁쌀풀, 울릉도의 섬시호와 섬노루귀, 광양과 산청의 나도승마 등이 분포역이 매우 좁은 특산식물로 꼽힌다. 전라북도 변산반도 일대와 전라남도 내장산 일대에 분포하는 특산식물인 노랑붓꽃도 분포역이 매우 좁은 특산식물이지만 채취 압력이 높기 때문에 보호가 절실하다.

노랑붓꽃(Iris koreana Nakai, 붓꽃과)은 숲 속 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15cm쯤이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벋고, 수염뿌리는 노란빛을 띤 흰색으로 가늘고 길다. 잎은 3-4장이 뿌리에서 나고 넓은 선형으로 길이 5-35cm, 너비 1.3cm쯤이다. 잎 끝은 점차 뾰족해지고, 밑은 잎집을 이루어 줄기를 싼다. 4-5월에 노란색 꽃이 긴 꽃대 끝에 2송이씩 핀다. 꽃은 지름 2-4cm이고, 포잎은 3장이다. 바깥화피는 조금 길며 달걀을 거꾸로 세워 놓은 모양이고, 안쪽화피는 타원형으로 조금 짧으며 곧게 선다. 수술은 3개이며 암술머리 뒤쪽에 있고, 암술대는 꽃잎처럼 생겼다. 열매는 넓은 달걀 모양 삭과이며 6-7월에 익는다.

 

 

꽃은 4월 말부터 5월 초에 피는데, 항상 2개씩 피므로 1개씩 피는 금붓꽃과 구분되며, 노란색이므로 흰 꽃이 피는 노랑무늬붓꽃과도 다르다. 바깥화피, 안쪽화피, 암술대가 각각 3개씩인데 모두 노란색이며, 이들 가운데 가장 큰 바깥화피에는 무늬가 있다.   ⓒ 현진오

꽃은 4월 말부터 5월 초에 피는데, 항상 2개씩 피므로 1개씩 피는 금붓꽃과 구분되며, 노란색이므로 흰 꽃이 피는 노랑무늬붓꽃과도 다르다. 바깥화피, 안쪽화피, 암술대가 각각 3개씩인데 모두 노란색이며, 이들 가운데 가장 큰 바깥화피에는 무늬가 있다. ⓒ 현진오

 

 

변산반도와 내장산에 드물게 분포하는 특산식물

노랑붓꽃은 세계적으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만 분포하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전라북도의 경우에는 변산반도를 비롯하여, 내장산 내장사 일대에서 발견되며, 전라남도에서는 내장산과 인접한 장성군 입암산 계곡에서 발견된다. 전라남도 순창군 조계산에서도 발견되는데, 다른 자생지에서 거리가 먼 곳이어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지만 거의 절멸 상태에 놓여 있다. 변산반도 일대는 여러 지역에 많은 개체가 생육하고 있어 노랑붓꽃의 최대 군락지로 꼽힌다. 최근에 경상북도와 강원도에서도 보고된 바 있지만, 이들은 노랑붓꽃이 아니라 금붓꽃이나 노랑무늬붓꽃의 변이 개체라는 게 필자의 견해이다. 따라서, 노랑붓꽃은 변산반도 일대, 그리고 입암산을 포함하는 내장산 일대 등 단 두 지역에서만 생육하는 희귀식물이라 할 수 있다.

노랑붓꽃은 유사한 붓꽃속 식물인 금붓꽃이나 노랑무늬붓꽃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좋은 종으로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원식물이다. 노랑붓꽃이 생육하는 장소에서는 유사종인 금붓꽃이나 노랑무늬붓꽃이 생육하지 않아, 지리적 격리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전역과 중국 랴오닝성 남동부에만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금붓꽃(Iris minutoaurea Makino)은 꽃이 항상 1개씩 피므로 노랑붓꽃과 쉽게 구분된다. 노랑붓꽃이 전라도 일부 지역에만 한정 분포하는 데 비해 금붓꽃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점도 다르다. 또한, 꽃대가 2-3cm로서 노랑붓꽃의 3-4cm보다 짧으며, 잎은 선형으로서 조금 좁고, 열매는 보다 길쭉하게 생겨서 구분할 수 있다. 염색체 수도 2n=22로서 노랑붓꽃의 2n=32와 다르다. 금붓꽃 역시 노랑붓꽃처럼 관상 자원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교란되지 않은 자생지에서는 뿌리에서 새 줄기가 올라와 무성적으로 번식하면서 하나의 큰 무리를 이루어 자란다. 자생지 자체가 많지 않고, 불법 채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005년부터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교란되지 않은 자생지에서는 뿌리에서 새 줄기가 올라와 무성적으로 번식하면서 하나의 큰 무리를 이루어 자란다. 자생지 자체가 많지 않고, 불법 채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005년부터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전라북도 정읍 입암산 자락서 1913년 처음 발견

노랑붓꽃을 우리나라 전역과 중국 지린성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 노랑무늬붓꽃(Irid odaesanensis Y. N. Lee)의 품종이나 변종으로 취급하는 학자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꽃이 2개씩 핀다는 점만이 이 식물과 같을 뿐, 많은 특징이 다른 별개의 종으로 취급되고 있다. 노랑붓꽃의 화피통 길이가 노랑무늬붓꽃에 비해 훨씬 짧은 것도 구분되는 특징이다.

노랑붓꽃은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T. Nakai, 1882-1952)가 1913년 전라북도 노령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1914년 신종으로 발표하였다. 그는 꽃이 2개씩 달리는 특징을 다른 종들과 구분되는 점으로 제시하였다. 당시 표본은 도쿄대학교 식물표본관에 보관되어 있다.

나카이가 기준표본을 채집한 노령은 전라북도 정읍시 입암면 등천리 일대로 추정되는데, 노령역, 노령터널 등에 ‘노령’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이곳은 내장산국립공원 입암산의 서쪽 지역으로, 입암산 동쪽 계곡에서 상당수의 노랑붓꽃이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기준표본 채집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한편, 나카이가 이 식물을 신종 발표하면서 금붓꽃과는 2개의 꽃이 피는 점에서 다르다고 하여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한반도 중부 및 남부지방에 분포한다고 한 것은 당시에 노랑붓꽃의 정확한 분포지역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노랑붓꽃은 당시에도 희귀한 식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카이 이후에 근래까지 노랑붓꽃 자생지가 거의 발견되지 않다가 변산반도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저작권자 2015.01.2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