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떠 있거나 말라 있는 수피 제거…상처 폭 넓히지 말아야
◈ 손질과 소독
수목의 상처는 형성층까지 깊이 생길 때나 수피가 벗겨질 때 문제가 된다. 내수피의 일부인 코르크 조직이나 사부조직에 생긴 상처는 그 안쪽에 있는 형성층이 그대로 살아 있고, 코르크 조직과 사부조직이 자체적으로 조직을 재생시키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처부위를 손질하기 위하여 우선 수피가 들떠 있거나 말라 있는 부분만을 제거해야 한다. 이때 상처의 범위를 정확히 찾아서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곤충들이 숨을 곳을 없애버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상처의 가장자리를 둥글게 혹은 타원형이 되도록 가다듬는 것은 상처의 폭을 넓혀서 도움이 안 되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살아서 붙어 있는 수피를 그대로 둠으로써 노출되는 면적을 가급적 줄여야 하며 뾰족하게 나와 있는 반도형 가장자리도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
일단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손질한 후에는 표면을 소독할 필요가 있다. 상처방부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연구보고가 많으며 단지 화장효과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천공충의 유인을 억제하는 효과는 인정할 수 있으므로 상업용 방부제를 바르고 지오판 도포제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때 얇게 바르는 것이 좋으며 필요할 경우 마른 다음 반복하여 발라주는 것도 좋다. 두껍게 발라서 코팅에 금이 가면 습기가 스며들어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수피 이식
환상(環狀)으로 수피가 벗겨져 있는 경우 그대로 두면 수목이 결국 죽게 된다. 수목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밧줄을 잘못 감으면 환상으로 수피가 벗겨지는 경우가 생긴다.
수피가 벗겨졌다면 수피 이식을 통해서 살릴 수 있다.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청소한 다음 상처의 위 아래에서 높이 2cm 가량의 살아 있는 수피를 수평 방향으로 벗겨내고 격리된 상하 상처부위에 다른 곳에서 벗겨 온 비슷한 두께의 신선한 수피를 이식하여 덮어야 한다. 상처가 수평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을 경우에는 이식하려는 수피를 약 5cm 길이로 잘라서 연속적으로 밀착하여 부착시킨 후 작은 못으로 고정해야 한다.
수피 이식이 끝나면 젖은 천으로 패드를 만들어 덮은 다음 비닐로 덮어서 건조하지 않게 하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수피 이식은 형성층의 세포분열이 왕성한 봄에 실시할 경우 가장 성공률이 높다.
◈ 수피 고정
봄과 초여름경에 형성층이 가장 왕성하게 세포분열을 하는데 이때 수피에 힘을 가하면 수피가 쉽게 분리되어 들뜨거나 문드러진다. 상처를 받은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즉시 조치하여 형성층을 살릴 수 있다.
우선 들뜬 부분을 면밀히 관찰하여 목질부와 수피 사이에 부서진 조각이나 이물질이 있으면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젖은 천이나 부엌용 종이타올 혹은 보습제로 패드를 만들어서 습기를 유지하도록 상처부위 전체를 덮은 다음 마르지 않도록 비닐로 패드부분을 덮어서 한바퀴 돌려 매고 끈으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상처부위에 햇빛이 직접 비치지 않게 가려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같은 상태로 2주 정도 기다린 후 서로 맞닿은 수피의 틈새 사이로 유상조직이 자라고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유상조직이 자라고 있을 경우에는 비닐과 패드를 제거하고 햇빛만 비치지 않게 차단해야 한다. 유상조직이 생기지 않을 경우에는 죽은 수피조각을 제거하고 상처를 노출시키는 것이 낫다.
◈ 수간주사
수간주사는 나무에 상처를 주게 되므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며, 건강한 나무에 주사한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수간에 구멍을 뚫으면 각종 병균과 해충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부패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수간주사 방법을 실시할 경우 구멍을 지제부에 가깝고 작게 뚫어야 한다. 시기는 형성층의 세포분열이 왕성한 봄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주사로 생긴 구멍에는 즉시 방부제를 발라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
<아파트관리신문> 정현준 기자 june@ap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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