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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17 / 앉은부채

대한인 2016. 2. 3. 05:53


봄기운 느낄 수 있는 관상식물로 제격


 

생물이 자신의 활동에 맞는 최적의 온도범위로 체온을 유지하는 작용을 체온조절작용이라 하며, 체온유지를 위해 열을 발생시키는 것을 열발생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발열동물에서 발견되지만 식물에서도 드물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식물이 ‘앉은부채’다.

천남성과의 앉은부채는 눈이 채 녹기도 전인 2월에 자기의 체온으로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며, 대기온도가 영하로 떨어져도 꽃 내부온도를 20℃ 안팎으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는 곤충을 유인해 수정하기 위한 앉은부채의 생존전략이다.

우리말 중에는 키가 작고 땅에 밀착하여 자라는 식물을 부를 때 ‘앉은뱅이’ 또는 ‘앉은’이라는 접두어를 붙인다.

‘앉은부채’라는 이름도 뿌리에서 바로 돋아난 잎이 줄기가 없어 키가 작고, 잎의 크기와 모양은 부채와 유사해 붙여진 것이다.

영어명인 ‘sk unk cabbage’는 꽃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와 배추처럼 잎이 크다는 특징에서 유래한다.

앉은부채는 일반적으로 습기가 많고 그늘진 곳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북미지역까지 분포해 있다.

이 식물은 줄기가 없고 잎이 뿌리에서 바로 뻗어 나오는데 키가 30~40cm 정도에 이르고 심장모양이다. 꽃은 2~4월에 잎보다 먼저 땅위로 돋아나는데 검은 자갈색(紫褐色)을 띠는 포(苞)로 둘러싸여 있으며 역겨운 냄새가 나고, 열매는 7~8월에 성숙한다.

여름에 종자를 채취해 젖은 모래와 함께 땅속에 묻어 놓았다가 다음해 봄에 파종하면 발아한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앉은부채의 뿌리와 잎을 진정, 이뇨, 변통 등의 약제로 사용했는데 북미 인디언들도 우리와 유사한 효용의 약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일부지역에서는 봄에 어린잎을 채취해 끓는 물에 삶고 그늘에 말려 묵나물로 식용하기도 하고, 잎과 뿌리는 가축의 사료로 이용했는데 이 식물은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앉은부채의 꽃은 이른 봄에 눈 속에서 일찍 피고 검붉은 색상과 횃불모양의 특이한 형태로 정원 한쪽 심어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관상식물로 제격이다.


〈산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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