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빠짐이 좋은 비옥한 점질양토에서 잘 자라
선비의 수염을 닮은 까치수염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까치수염은 ‘까치수영’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이름은 ‘까치수염’이다. 1937년에 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큰까치수염’으로 기술돼 있고 이후 도감을 만든 학자들이 옮겨 담을 때 ‘큰까지수영’이라 해 그 뒤로는 ‘수영’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나 ‘수염’으로 부르는 것이 맞다. 게다가 꽃 피는 모양을 보면 옛날 우리 선비들의 근사한 콧수염을 연상케 한다.
앵초과의 까치수염은 훌쩍 자라면 어른의 허리춤까지 자라는 대표적인 여름 풀꽃이다. 특히 여름 개화 때 초록빛 잎사귀 위로 흰 꽃이 구름처럼 핀 모습이 군집을 이루면 더욱 아름답다.
꽃은 여름이 시작될 무렵인 6~8월 사이에 만개하는데 대략 10mm 지름을 가진 흰 꽃이 줄기 꼭대기에서 꼬리처럼 휘어져 자라기 때문에 ‘긴꼬리풀’ 또는 ‘개꼬리풀’이라고도 불린다. 비슷한 풀로는 ‘큰까치수염(L. clethroides)’이 있는데, 까치수염보다 잎의 폭이 넓고 줄기나 잎에 잔털이 거의 없다.
까치수염의 잎은 6~10cm 길이고 잎 표면에 잔털이 있다. 봄철에는 까치수염의 어린 싹을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는데 떫은 맛이 조금 강하다. 한방에서는 뿌리까지 포함한 전초(全草)를 ‘낭미파화(狼尾巴花)’라 해 말려서 약용한다. 주로 열을 내리고 월경불순 및 화농성 유선염, 염좌 등에 효능이 있으며, 환부에 도포할 때는 신선한 생잎을 짓찧어서 붙여준다.
까치수염, 어떻게 키우나
까치수염은 물 빠짐이 좋은 비옥한 점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하늘을 향해 직선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도로분리대용으로 까치수염을 심기도 한다. 추위에 비교적 강하기 때문에 중부 이북에도 심을 수 있으며, 가정이나 공원에서 관상용으로 심을 때는 군집으로 심는 것이 좋다. 뿌리 째 심을 때는 물의 공급을 충분히 하되 물 빠짐이 좋아야 하며, 초기에는 안정될 때까지 직사광선을 가려주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야생화 이야기(제갈영 지음)
도서출판 이비컴(02-2254-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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