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케냐, 나이로비에서 마차코스라는 곳에 옥수수 밭을 견학 하러 가던 중, 한참을 달리던 차가 잠시 멈춘 자리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물 없는 강바닥에서 물을 뜨고 있었습니다.
먼 길을 달리던 차가 마른 강 다리를 건너다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강바닥에서 무언가 하는 여인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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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보니, 그녀는 앳된 모습의 어린 아낙네였습니다. 영어를 조금 하는 걸 보니, 초등학교를
다닌 듯 했습니다. 멀리서 왔다면서 당나귀 등에서 또 다른 물통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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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없지만, 비온 뒤라서 강바닥 모래 속에 남은 물을 모아 담을 줄 아는 아프리카 여인의 지혜가
있었습니다. 미리 파 놓은 작은 웅덩이에 벌써 물이 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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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단함보다는, 아름다움이 보였습니다. 어떤 환경이라도 지혜롭게 순응하며, 그 자연이 품은 것을
소중히 나눌 줄 아는 그녀가, 비록 헤어진 옷이지만 아름답게 보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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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놓은 슬리퍼는 잠잠히 서 있는 당나귀처럼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남정네의 아내로,
어느 귀여운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갈 그녀가 소중하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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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물은 뿌옇게 흐리지만, 집에 가져다 놓아두면, 흙이 가라앉고 맑은 물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자리를 떠나오면서, 그녀도 소녀의 꿈이 있었을 텐데, 그 꿈보다 오늘 그 자리에서 자연과 사는 지혜가 더 큰 그녀를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길 기도했습니다.
- 케냐 김영숙 선교사 -
어제 물의 날이라는
것, 아셨나요?
- 부족함이 없이 물을 쓰는 우리나라, 많은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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