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팅'으로 교실에 날개 달기
학교폭력 예방 앱 개발한 교사
2012년 05월 08일(화)
초등학교 6학년 희망(가명)이는 친구들의 놀림과 따돌림에 스트레스를 받아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렵다. 이제 친구들은 학교에서 놀리는 것으로 모자라 인터넷에서도 카페를 만들어 따돌리고 욕설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망이는 부모님과 선생님께 상담을 해볼까 했지만, 그 사실이 알려질 경우 더 심한 보복을 당할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사이버 상의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사이버불링은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언어폭력을 의미한다. 이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일명 스마트 불링(smart bullying)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해 인성교육 강화, 복수담임제를 도입하고,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해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따돌림 행위도 학교 폭력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결책으로 진화해가는 학교 폭력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용 SNS 클래스팅, 학교폭력 예방도 스마트 이러한 사이버 폭력을 예방하는 데 앞장서는 교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인천동방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4년차 조현구(28) 교사. 조 교사는 지난 3월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클래스팅((www.Classting.com)’을 개발해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다. 클래스 미팅(class meeting)의 준말인 클래스팅은 클래스와 클래스를 만나게 해준다는 의미이다. 조 교사는 “클래스팅에서 클래스를 개설하면 우리 반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클래스를 추천과 검색을 통해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조 교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대학교 때부터 컴퓨터교육을 전공하면서 소셜 러닝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석사 과정을 준비하면서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1년 8개월 동안 개발했다. 특히, 학교폭력은 교실 내의 소통 부재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에서 앱을 개발했는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 상담방을 활용하면 교사와 학생 간의 일대일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기존에는 학생이 익명으로 상담이나 신고를 하면 교사가 답변해 줄 길이 없었지만, 클래스팅은 교사와 학생의 개별 소통 공간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비밀상담이 가능하다. 또한 클래스팅 안에서 교사들은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다양한 실질적인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급의 전달사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알림장 서비스와 보다 넓은 세상의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클래스 미팅 서비스 등으로 가입자 2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조현구 교사와 일문일답이다. -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모두 가지고 있지는 않는데, 이러한 걸림돌은 어떻게 해결하나? 애플리케이션도 있지만, 클래스팅은 페이스북과 같이 웹사이트(classting.com)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들도 충분히 집에서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클래스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은 웹사이트에서 SMS 수신동의를 하면 무료로 문자 알림장을 받아볼 수 있다. - 클래스팅 프로그램으로 학급을 운영한 결과 어떠한 효과가 있었나? 한마디로 요약해서 소통이 증대되고 있다. 보통 수업시간에는 일부 적극적인 학생들만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질문을 한다. 하지만 클래스팅은 내성적인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클래스팅에서 질문도 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서로 좋은 자료도 공유하는 순기능을 보이고 있다. - 조현구 교사가 보는 스마트 교육이란? 스마트 교육은 어려우면 안된다. 첨단기술과 교육이 접목된 스마트 교육 접근에 학생과 교사가 부담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실패다. 첨단기술을 통해서 쉽게 학생과 교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서비스를 교육에 이용해 사용자들이 어려움을 느끼게 하면 안된다. 교육을 위해 만든 서비스로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스마트 러닝은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
정영찬 객원기자 | jyc1630@nate.com
저작권자 2012.05.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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