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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붙어 사는 난초, 석곡

대한인 2016. 5. 11. 05:48

절벽에 붙어 사는 난초, 석곡

한국의 멸종위기식물 75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속하는 섬인 가덕도는 영남권 신공항의 유력한 후보지 중의 한 곳이다. 낙동강 하구 서쪽 해상의 섬이던 이곳은 2010년 가덕대교와 가거대교로 부산과 거제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거점이 됨으로써 더 이상 고립된 섬 지역이 아니다. 더욱이 섬의 북쪽은 최근에 건설된 부산 신항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자연이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이런 변화는 생활 편리와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준 대신에 생태계의 구성원인 생물종들을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1987년 경상대 논문집에 발표된 정우규, 김정석의 ‘가덕도의 식물상’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가덕도에는 749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곳에는 풍란, 석곡, 무엽란 등 진귀한 난초 종류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풍란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되었고, 무엽란도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석곡도 절멸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석곡은 남방계열의 상록성 난초로서 과거에는 남해안 섬과 제주도에 비교적 흔하게 자랐지만 불법채취로 인해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환경부가 1993년 법정보호종으로 처음 지정했다가 1998년에 해제한 바 있고,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다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석곡은 남방계열의 상록성 난초로서 과거에는 남해안 섬과 제주도에 비교적 흔하게 자랐지만 불법채취로 인해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환경부가 1993년 법정보호종으로 처음 지정했다가 1998년에 해제한 바 있고,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다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꽃향기 좋은 동북아시아 특산 착생난초

석곡(Dendrobium moniliforme (L.) Sw., 난초과)은 오래된 나무의 줄기, 숲 속의 바위 또는 계곡 절벽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여러 대가 뭉쳐나서 곧추서며 높이 10-30cm, 지름 3-6mm로서 가늘고, 갈색이 도는 녹색이지만 마르면 금빛 또는 암회색이 도는 노란색이 된다. 줄기에 마디가 많고, 마디 길이는 1.5-2.5cm이다. 잎은 줄기 위쪽에서 몇 장이 어긋나게 달리며, 윤기가 있는 녹색이고, 2-3년 만에 떨어진다. 잎몸은 피침형 또는 좁은 타원형으로 길이 3-7cm, 너비 0.5-1.5cm이다.

꽃은 5-6월에 줄기 중앙 위쪽에 1-3개씩 달리며, 향기가 좋고, 우윳빛 또는 붉은빛이 도는 흰색이지만 변이가 심하다. 꽃은 지름 3cm쯤이며, 보통 잎이 떨어진 2-3년 묵은 줄기에서 핀다. 꽃대는 길이 3-5mm, 꽃자루는 가늘고 흰색이며 길이 1-3cm이다. 꽃받침과 꽃잎은 비슷하게 생겼으며, 도란상 타원형 또는 타원상 피침형이다. 열매는 긴 달걀 모양의 삭과이며, 가을에 익어서 이듬해 이른 봄까지 남아 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남부, 대만, 부탄, 인도 북동부, 미얀마, 네팔, 베트남 북부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자라서 멸종위기종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산시성, 간쑤성, 허난성, 후난성, 저장성, 장시성, 푸젠성, 안후이성, 광시성, 광둥성, 쓰촨성, 구이저우성, 윈난성, 티베트자치구 등 남부지방의 해발 3000m 고지대부터 저지대까지 널리 분포한다. 일본에서도 혼슈, 시코쿠, 큐슈, 오키나와에 비교적 흔하게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전남, 전북, 경남, 부산 등지에서 확인되고 있다. 문헌에는 경북에도 분포하나 현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강원도 평창에도 분포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사실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주로 제주도와 홍도, 흑산도, 가거도 등 전라남도 섬에 많이 살지만, 부산과 목포를 잇는 남해안 지대는 물론이고 지리산, 선운산, 강천산, 임실 등 내륙 산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최근까지 확인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북단 자생지는 전북 임실이다.

우리말 이름은 한자어 석곡(石斛)에서 유래했는데, 일본 이름도 이 한자어의 음을 빌려 지어졌다. 난초라는 것을 강조하여 석곡란이라고도 하는데 북한에서는 이 이름을 사용한다. 또한, 줄기에 있는 많은 마디들이 대나무와 비슷하다 하여 죽란(竹蘭)이라고도 하며,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다 하여 석란(石蘭)이라 하기도 한다.

석곡은 관상용뿐만 아니라 위장기능 강화, 허열 치료 등에 이용하는 약용식물이기도 한데, 줄기를 비롯해 전체를 말려서 사용한다. 국내에서 석곡이라 하여 유통되는 약재는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 것들이며, 중국에서는 석곡속의 여러 유사 식물들을 약재로 이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약재에는 여러 종류의 석곡속 식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5-6월에 피는 꽃은 향기가 좋으며, 꽃 색깔은 흰색, 우윳빛이나 붉은빛이 도는 흰색 등으로 다양하다. 꽃잎과 꽃받침은 각각 3장씩이며, 맨 아래쪽의 입술꽃잎을 제외한 꽃잎과 꽃받침들은 서로 비슷하게 생겼다.  ⓒ 현진오

5-6월에 피는 꽃은 향기가 좋으며, 꽃 색깔은 흰색, 우윳빛이나 붉은빛이 도는 흰색 등으로 다양하다. 꽃잎과 꽃받침은 각각 3장씩이며, 맨 아래쪽의 입술꽃잎을 제외한 꽃잎과 꽃받침들은 서로 비슷하게 생겼다. ⓒ 현진오


불법채취로 개체수 급감해 절멸 위기

학명은 분류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C. Linnaeus, 1707-1778)가 1753년 일본에서 유래한 식물체를 보고 신종으로 발표하면서 처음 붙여졌는데, 이때는 Epidendrum moniliforme L.라는 학명이 사용되었다. 현재 사용되는 학명은 1799년 스웨덴의 식물학자 스와르츠(O. Swartz, 1760-1817)가 석곡속(Dendrobium)을 새로 만들면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석곡은 줄기 모양이 독특하고,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채취되어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10여 년만 하더라도 전라남도 도서지방에 가면 부둣가에서 석곡을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때는 흑산도나 가거도의 산 속 바위지대를 찾아가면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식물이어서 지금처럼 멸종위기식물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무에 붙여 키우는 목부작이나 돌에 붙여서 키우는 석부작의 소재식물로 이용하기에 적당하고, 집에서 키우기가 쉽다는 점도 이 식물의 채취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환경부는 1993년부터 특정야생동식물로 지정해 보호하다가 1998년에 자생지가 비교적 많다고 판단하여 법정보호종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 이후 야생에서 급속도로 사라졌기 때문에 2012년부터 다시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에 나서고 있다. 국가적색목록에는 위기종(EN)으로 등재되어 있다.


줄기에는 마디가 많고, 잎은 줄기 중앙 위쪽에 어긋나게 달리는데 2-3년 만에 낙엽이 진다. 나무줄기에도 붙어 자라지만 절벽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전남 고흥의 산정 부근 바위틈에서 자라는 모습이다.   ⓒ 현진오

줄기에는 마디가 많고, 잎은 줄기 중앙 위쪽에 어긋나게 달리는데 2-3년 만에 낙엽이 진다. 나무줄기에도 붙어 자라지만 절벽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전남 고흥의 산정 부근 바위틈에서 자라는 모습이다. ⓒ 현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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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자 2016.05.1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