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때의 일이다. 정흥순이라는 사람이 동구릉을 지나던 도중 비를 만났다. 급히 갓모를 쓰고 옆을 보니 또 다른
사람이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는 한참 비가 오는 하늘을 쳐다보더니 옆에 있던 정흥순에게 부탁했다.
"죄송하지만 비가
그칠 기미가 안 보이니 갓모를 좀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반드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몇 번이나 간절히
부탁하자 정홍순은 그를 믿고 자신의 집 약도와 함께 갓모를 빌려주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 정홍순은 호조판서가 되어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입장이 되었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한 호조좌랑이 방문을 왔는데 예전에 갓모를 빌려가 되돌려주지
않았던 그 사람이었다. 정홍순은 말했다.
"한낱 갓모를 돌려주지 않은 것이라고 그대는 생각하겠지만, 작은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백성과의 약속인 나라의 살림을 공정히 처리할 수 있을까?"
- 임정희 (새벽편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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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letter.or.kr/mail/img1/3000/3532_2.jpg)
왜... 작은 약속을 어기는 자들이 큰 약속은 지키리라고
기대하시나요?
- 신뢰와 성실은 작은 약속에서 시작된다! -
[새벽편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