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서있는게 아니구만
목사가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는데 김 장로가 또 졸고 있었다.
아주 습관적이었다. 아무리 일러도 듣지 않았다.
화가 난 목사가 말했다.
"천국 가고 싶은 사람 일어서 보세요."
모두들 일어났다.
하지만 김 장로는 졸다가 그 말을 놓쳐 버렸다.
다들 일어서 있는데 그제서야 눈을 뜬 장로가 묻는다.
"지금 뭣들 하는 거요?"
목사는 싸늘한 얼굴로 천국 갈 사람 일어서라고 했다고 대답했다.
장로가 그때야 일어서려고 했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다.
톡톡히 창피를 당한 김장로.
다음 주일에라도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여전히 또 졸았다.
목사는 정말로 화가 났다.
이번에는 냅다 이렇게 소리질러 버렸다.
"지옥 가고 싶은 사람 다 일어서 보세요."
장로가 졸다가 앞에말은 놓치고 뒤에 말만 듣은지라
지난 주와 같은 줄 알고 이번에는 창피를 안 당해야 되겠다
싶어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아무도 안 일어서지 않는가?
놀란 장로가 물으며 목사를 바라보자 목사가 대답했다.
'지금 지옥 갈 사람 일어서라고 했다고'
그때야 사태를 파악한 장로가 서 있는 목사를 바라보며
안심한듯 말했다.
"나 혼자 서 있는 게 아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