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검다리의 사랑처럼 ◑
속절없이 세월이 오고 가는데도
새해는 왜 그리 찬란한 가슴을 지녔던가
푸릇푸릇 속살을 지녔던가
해 불쑥 솟구쳐 떠오르면
숲속에서 졸고 있던 새들이 깃을 치고
푸른 보리밭 이랑사이
사각사각 꿈결처럼 길 밟고 오는 소리 들린다
나는 가만히 새해 달력을 들여다 본다
달력 속에는 고단한 사람들 밟고 가야할 길이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다
등쌀 푸른 물살에 휩살리지 않게
사람들의 시린 발목을 잡아주던
징검다리의 사랑처럼
새해에는 고단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껴않는 한해가 되어야지
푸릇푸릇 자라는 보릿대궁 처럼
뚝심으로 힘든 세월 헤쳐나가는 한해가 되어야지
=유진택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