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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채취로 고통받는 콩짜개난

대한인 2016. 6. 16. 02:48

불법 채취로 고통받는 콩짜개난

한국의 멸종위기식물 76

야생생물보호법은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 77종을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종들은 허가 없이 채취, 증식, 재배, 판매 등을 할 수 없다. 제주도와 전라남도 남부지역에 드물게 자생하는 콩짜개난은 상록성 착생난초로서 관상가치가 높기 때문에 예부터 채취의 대상이 되어 왔다. 2012년 뒤늦게나마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법적인 보호장치를 갖게 되었지만, 현재도 불법적인 재배, 증식,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긴 모습이 서로 닮아서 구분하기 어려운 식물들이 가끔 있다. 유연관계가 서로 가까운 식물들이 서로 닮은 것은 이해가 된다. 예를 들면 소나무과(科)의 같은 속(屬)에 속하는 분비나무와 구상나무는 솔방울 겉의 실편이 뒤로 젖혀졌지 여부를 제외한 나머지 특징들은 서로 빼닮았다.

친척관계가 전혀 없는 식물들이 서로 닮은 경우에는 신비스런 생물진화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전혀 다른 종류의 두 생물이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형태가 비슷하게 되는 것을 수렴진화라고 하는데, 콩짜개난과 콩짜개덩굴도 그런 진화의 예에 해당한다.

콩짜개난과 콩짜개덩굴은 둘 다 남부지방의 숲 속에 사는데, 나무줄기나 바위 겉에 붙어사는 생태습성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기는줄기가 발달한 점도 같고, 상록성 둥근 잎의 모양도 유사하다. 이 때문에 초심자들은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식물은 유연관계가 완전히 다른 종으로, 콩짜개난은 매우 드물게 발견되는 난초의 일종이고, 콩짜개덩굴은 꽃 대신 포자로 번식하는 흔한 양치식물이다.


콩짜개난은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안의 산지에 분포하는 상록성 착생난초이다. 원래부터 자생지가 많지 않은 데다 자생지 파괴와 불법채취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 ScienceTimes

콩짜개난은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안의 산지에 분포하는 상록성 착생난초이다. 원래부터 자생지가 많지 않은 데다 자생지 파괴와 불법채취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현진오 / ScienceTimes



제주와 전남에 분포하는 상록성 착생난초

콩짜개난(Bulbophyllum drymoglossum Maxim. ex M. Okubo, 난초과)은 공중습도가 높은 곳에서 바위 또는 오래된 나무의 줄기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철사처럼 가는 기는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는다. 잎은 양치식물인 콩짜개덩굴의 잎과 매우 닮았다. 잎은 기는줄기의 마디에서 한 장씩 나며, 도란형으로 길이 0.7-1.3cm, 너비 0.5-1.0cm이며, 끝이 둥글다. 잎자루는 거의 없다.

꽃은 5-6월에 연한 노란색으로 피며, 꽃줄기 끝에 1개씩 옆을 향해 달리고, 지름 1cm쯤이다. 꽃줄기는 마디에서 나오며, 길이 0.7-1.0cm, 가늘고, 막질 포가 달린다. 꽃받침잎은 3장, 넓은 피침형으로 길이 0.7-0.8cm이며, 끝이 뾰족하다. 곁꽃잎은 2장, 긴 타원형으로 꽃받침보다 작으며, 입술꽃잎은 난상 피침형으로 보통 자주색이 돈다. 열매는 도란형 삭과로 길이 0.6cm쯤이다.

덩굴난초라고도 하며, 콩짜개란으로도 불리지만 난초를 뜻하는 난(蘭)의 우리말 맞춤법 표기에 따르면 콩짜개난이 맞다. 콩짜개란은 1949년부터 쓰이기 시작했고, 콩짜개난이라는 우리말 이름은 1969년에 고 이창복교수에 의해 처음 쓰였다. 덩굴난초라는 이름도 1949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는데 식물의 특징을 잘 반영하여 지어진 이름이라서 좋기는 하지만, 콩짜개란과 콩짜개난이 현재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둘 중에 맞춤법에 맞는 콩짜개난을 우리말 정명으로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콩짜개난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안의 몇몇 곳에만 자라는 희귀식물이다. 세계적으로는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에는 광둥성, 광시장족자치구, 윈난성 등 남부지역에 드물게 자란다. 일본에는 혼슈, 시코쿠, 큐슈에 비교적 널리 분포하지만, 멸종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멸종위기종인 취약종(VU)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1백 여 개 개체군에 5천 개체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무줄기나 바위 겉에 붙어 자라며, 철사처럼 가는 기는줄기의 마디에서 잎과 뿌리가 난다. 잎은 양치식물인 콩짜개덩굴과 비슷하게 생겼다.  ⓒ 현진오 / ScienceTimes

나무줄기나 바위 겉에 붙어 자라며, 철사처럼 가는 기는줄기의 마디에서 잎과 뿌리가 난다. 잎은 양치식물인 콩짜개덩굴과 비슷하게 생겼다. ⓒ 현진오 / ScienceTimes



원예가치 때문에 불법 채취되어 멸종위기

콩짜개난이 속하는 콩짜개난속(屬)은 지구상에 2천 여 종이나 기록된 가장 큰 식물 속 중의 하나로서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콩짜개난과 함께 혹난초(Bulbophyllum inconspicuum Maxim.)가 분포하는데, 남부지방에 드물게 자라는 혹난초는 콩짜개난과는 달리 위인경이 발달하며 식물체가 보다 작다.

콩짜개난이 처음 발견된 곳은 일본이다. 일본 식물학자 오쿠보 사부로(大久保三郞, 1857-1914)가 1882년 혼슈 치바현의 세이쵸산(淸澄山)에서 채집하여, 러시아 식물학자 막시모비치(C. J. Maximovich, 1827-1891)가 이름을 붙였다. 종소명(種小名) ‘drymoglossum’은 ‘숲의 혀’라는 뜻으로 입술꽃잎의 모양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학명을 붙인 막시모비치는 단지 이름만을 붙였을 뿐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아 인정을 받지 못하였고, 1887년에 오쿠보가 일본 <식물학잡지(植物學雜誌)>를 통해 신종으로 공식발표하였다. 이때 증거로 사용된 오쿠보의 표본 3장은 도쿄대학교 식물표본실에 보관되어 있다.

콩짜개난은 애초부터 개체수가 많지 않은 희귀식물인 데다 원예적인 가치 때문에 불법채취가 성행하여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에 10-15개 군락이 있고, 이 군락들에 고작 1천 여 개체만이 자라고 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2012년부터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불법으로 채취되었거나 증식된 개체를 집에서 키우는 사람들도 많은데, 인터넷을 검색하면 불법 재배를 알 수 있는 게시물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법으로 보호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허가 없이 키우거나 증식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꽃은 5-6월에 마디에서 난 꽃줄기 끝에 1개씩 피며 연한 노란색이다. 꽃받침잎 3장이 꽃잎보다 크며, 입술꽃잎은 자주색이고 가운데 부분이 오목하다.  ⓒ 현진오 / ScienceTimes

꽃은 5-6월에 마디에서 난 꽃줄기 끝에 1개씩 피며 연한 노란색이다. 꽃받침잎 3장이 꽃잎보다 크며, 입술꽃잎은 자주색이고 가운데 부분이 오목하다. ⓒ 현진오 / ScienceTimes

  •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
  • 저작권자 2016.06.14 ⓒ ScienceTimes